최근 중국은 건설 붐의 현주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하루가 다르게 많은 건축물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그 이름답게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 국가이기도 한데요. 대기오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자연친화적인 주거 단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거주 공간에 친환경 요소를 접목한 ‘숲세권’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과연 중국의 숲세권 아파트는 어떤 모습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한국과는 조금 다른
중국의 ‘숲세권’ 아파트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 미래 주거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5%가 주택을 선택함에 있어 ‘자연이 주는 쾌적성’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습니다. 주거시장에 역세권, 학세권을 뛰어넘는 새로운 트렌드인 숲세권이 생긴 것인데요. 숲세권 아파트는 단지 녹지 비율이 높은 아파트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숲에 인접하면서도 교통, 상권 등 생활 편의성까지 갖춘 아파트를 뜻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조금 다른데요.


중국은 최근 친환경 키워드를 내세워 아예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에 개인 정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파트 각 층마다 정원이 있거나, 앞마당이 있는 형태인데요. 이 같은 수요에 따라 앞서 중국 구이양시 관산 호수 구역에는 알록달록한 정원을 겸비한 아파트도 생겨났습니다. 모든 세대가 자기만의 정원을 소유하게 되는 형태로 보다 자연 친화적이며 친근한 도시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되었죠.

녹색 숲으로 둘러싸인 빌딩
류저우 ‘포레스트 시티’ 대표적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에 세워진 수직숲 빌딩 ‘포레스트 시티’가 대표적입니다. 빌딩을 녹색 숲으로 감싸 도시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이 빌딩은 2018년 건설 계획 발표와 동시에 엄청난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 수직숲 도시에는 100여 종의 식물과 4만여 그루의 나무들이 심어져 연간 이산화탄소 1만 톤과 대기오염물질 57톤을 흡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거 단지 주위에 고속철도 역도 구축되어 교통의 편리성을 높일 것으로 알려졌죠.


이는 지난 2014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세계 최초의 수직 숲 빌딩을 설계한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추진하는 대형 친환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는데요. 올해 완공을 마친 류저우 포레스트 시티는 미세먼지로 고통받거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은 현대인을 위한 빌딩으로 홍보하며 입주자 모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난징 쌍둥이 수직 숲 빌딩 ‘난징 그린 타워’나 허베이성 스자좡에 건설된 수직 숲 등 곳곳에서 친환경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이는 급속한 산업화로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이 급증하는 중국에 꼭 맞는 사업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감소에 효과적
하지만 치명적 단점도 존재

숲세권 아파트의 최대 장점은 입주자들에게 쾌적한 공기를 제공해 준다는 점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이 같은 수직 숲 빌딩은 대기 중의 미세먼지 농도를 40.9%까지 줄여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나뭇잎과 나뭇가지는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차단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데요. 또 도시의 소음공해, 빛공해 등을 차단해 주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합니다. 전체가 식물로 도배된 아파트에는 벌레, 곤충들 몰려들어 입주민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는데요. 특히 저층의 경우 벌레가 자주 들어와 미세 방충망의 설치는 필수입니다. 허베이성 스자좡의 한 숲세권 아파트에 사는 주민은 새벽 4시만 되면 울어 대는 새 때문에 잠을 설친다며 불편을 호소했는데요. 이 외에도 습도로 인한 곰팡이 등 다양한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사람 대신 벌레 몰렸던
아파트, 이후 근황은?

숲세권 아파트의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피해를 본 아파트로 지난 2018년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 완공된 ’71 도시 삼림 화원’을 꼽을 수 있습니다. 테라스에 숲이 조성된 아파트 8개로 구성된 주택단지로 인근 지역 공기를 정화하고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홍보에 대대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곳인데요. 식물과 건축이 접목한 좋은 사례로 세계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스모그가 심각한 중국 내륙 도시 청두의 특성상 중국 중산층의 관심을 끌면서 지난해 4월 826채가 모두 완판되었는데요. 현재 완공된 지 2년이 지나도록 이 단지에 입주해 살고 있는 가구는 전체의 1%가량인 10여 가구에 그치고 있습니다. 관리가 잘되지 않아 식물들이 아파트 발코니에 가득 넘치고 심지어 난간을 통해 뻗어내린 덕분에 많은 벌레와 모기들이 몰려들어 소유주들이 입주를 꺼렸기 때문입니다.

넓이가 100평방미터에 이르는 베란다에는 최대 20여 종의 식물이 심어져 있는데요. 창밖으로 뻗어 나온 가지가 떨어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아파트 개발사는 1년에 4차례씩 유지 보수를 진행하고 해충 방제 작업도 보다 강화하는 등 해결책 마련에 나섰는데요. 하지만 개발사의 이러한 조치가 과연 입주민 유치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