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묏자리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중국 대도시들의 단위당 묘지 가격은 이미 집값을 뛰어넘었죠. 묘지 가격 상승률도 70개 도시 주택 가격 상승률을 수년째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부동산처럼 묘지 구매 제한령이 내려질 정도였는데요. 묘지에도 빈부격차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중국 묘지값 상승의 심각한 현 상황,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주택 가격 훌쩍 넘어
중국 ‘묏자리’ 투기 광풍

조상의 시신을 매장하는 장례 방식을 선호하는 중국에서는 근년에 ‘묏자리’ 투기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중국의 묘지 가격은 부동산 가격과 같이 대도시로 갈수록 비싸지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최근 묘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베이징, 상하이 등 1선 도시의 고급 묘지 매입가는 ㎡당 30만~40만 위안(한화 5000만 원~6500만 원)을 상회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유명 장례회사 푸서우위안에 따르면 묘지 판매 가격은 전년보다 7.5%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같은 해 중국 50개 도시의 주택 가격이 2.6% 오른 것과 현저히 비교되는 수치죠. 오늘날 1㎡당 묘지 가격은 주택 가격을 훌쩍 넘어섰고 제일 비싼 묘지는 무려 100만 위안(1억 7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에서 묏자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이유

중국에서 묏자리 가격이 이처럼 급격히 치솟은 이유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 탓입니다. 중국 당국이 지난 2013년 발표한 장례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대부분의 묘지가 2023년이면 다 채워질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정부에서 토지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묘지용 땅을 쉽게 확보할 수 없는 점도 묏자리 가격 상승의 이유로 지목됐습니다.


또한 유명 묘지의 경우 개인들 간의 분양 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일부는 투기를 노리고 묏자리를 사재기하는 바람에 묘지값은 더욱 폭등하고 있는데요. 이에 중국 쑤저우에서는 당지의 호적을 소지한 이들만 묘지를 구매할 수 있는 ‘묘지 구매 제한령’까지 내렸죠. 묏자리를 사재기해 차익을 챙기는 현상을 막기 위해 새로이 제정된 정책입니다.

장례서비스 시장 규모도
계속해서 확대되는 추세

묏자리 투기 광풍이 불만큼 ‘사후 안식처’를 중시하는 중국에서는 장례서비스 시장 규모도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빈소 임대, 장의용품 판매 등 장례서비스업은 수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특히 바쁜 도시생활로 성묘할 시간이 없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성묘를 하는 ‘대리 성묘’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로 중국 전통 명절인 청명절 연휴에 ‘성묘를 대신해줄 사람’을 구합니다. 대리 성묘 서비스는 주로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며 헌화와 각종 제례품을 진열하고 3~15분간 묵념하는 형식으로 치러집니다. 대리 성묘 비용은 100위안(1만 7천 원)부터 800위안(14만 원)까지 다양한데요. 대리 성묘 서비스 업체들은 스마트폰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성묘 장면을 보여줘 이용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있죠.


톈진, 상하이 등 도시에
유골함 아파트 생겨나

묘지값이 폭등하자 일부 도시에서는 유골을 전문적으로 안치하는 아파트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톈진시 빈하이 신구에 세워진 유골함 전용 아파트가 대표적이죠. 16개 동의 아파트에는 입주민이 단 한 명도 없으며 모든 가구에는 유골함 무려 10만 개가 안치돼 있습니다. 이곳은 원래 납골당이었으나 6년 전쯤 3억 위안(약 520억 원)을 투자해 망자를 위한 아파트가 지어졌는데요. 현재 이 아파트는 분양 경쟁이 일어나 당초의 분양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묏자리 값이 비싼 상하이에서는 묘지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아예 유골을 보관할 아파트를 구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묘지로 활용하기 위해 인근 집들을 사들이면서 일부 분양주택단지들이 ‘개인 묘지’로 바뀌고 있는데요. 상하이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장쑤성, 저장성 등 인근 지역에 주택을 구매해 묘지로 활용하는 이들도 늘고 있죠.

친환경 장례로
눈 돌리는 중국인

한편 유골함 아파트에 대한 비난 섞인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죽은 이를 위해 이같이 사치스러운 아파트를 마련하는 것은 토지 낭비라는 지적인데요. 치솟는 묏자리 가격 때문에 최근 친환경 장례로 눈길을 돌리는 중국인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신을 매장하는 대신 화장해 유해를 항아리에 담은 뒤 소규모 장소에 매장하는 방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있죠.

이는 도시화에 따라 묏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에 장례방식을 매장 대신 화장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생겨난 현상입니다. 중국 당국도 이 같은 친환경 장례 방식을 적극 장려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공동묘지에 비석을 세우는 전통적인 매장법보다 친환경 장례를 권장하는 지침을 내리고 중국 전역에 걸쳐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