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본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인데요. 한국은 물가도 비싸고 생활비도 많이 들다 보니, 한 번쯤 물가가 저렴한 나라에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죠.

중국도 물가가 싸다는 인식 때문에 종종 이민의 고려 대상이 되곤 합니다. 저렴한 물가 덕분에 왠지 부자처럼 살 것 같기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 교민들은 오히려 한국에 사는 게 낫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민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되돌아온 역이민자들도 많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중국 교민들이 말하는 진짜 현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 최은지 기자


영주권 취득부터 만만치 않아

우선 이민 조건부터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중국에는 공식적인 이민 제도가 없어, ‘중국 뤼카(그린카드)’라고 불리는 영주권을 취득해야 하는데요. 문턱이 높고 심사 기간이 긴 데다 연간 승인 규모를 제한하는 등 ‘가장 얻기 힘든 영주권’으로 알려져 있죠.

중국은 2004년 공안부와 외교부가 <외국인 재중국 영주 거류 심사관리 방법> 규정을 발표하면서 중국 영주권 취득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2004년 규정이 발표된 이래 10년 동안 중국 영주권을 발급받은 외국인은 7천 명을 겨우 넘을 정도로 적었는데요.


중국 영주권을 취득하는 방법은 중국에 특출난 공헌을 한 전문직의 사람이거나, 중국 직접투자자로 연속 3년간 투자 상황이 안정적인 사람, 또는 중국인과 결혼하여 부부 비자로 5년 이상 중국에 거주하며 납세 기록이 양호한 사람의 경우에 한합니다. 이외의 경우에는 거의 영주권의 취득이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죠.


대도시의 살인적인 방값

중국 1선 도시(대도시)의 집값은 한국 강남보다 비싸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오죽하면 중국에서 내가 번 돈으로 집을 사려면 소득을 일 전 한 푼 쓰지 않고도 꼬박 4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는데요. 근 몇 년 이래에는 1선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등을 제외한 톈진, 항저우 등 2선 도시들도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을 사지 않고 렌트하는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저렴할까요? 일단 중국에는 전세 개념이 존재하지 않아 집을 구매하지 않는 한 무조건 월세를 내는 방식으로 임대해야 합니다. 취업의 기회가 가장 많은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원룸을 렌트한다고 가정해봅시다. 베이징, 상하이의 평균 월세는 작년 기준 각각 1㎡당 94.2위안, 75.2위안이었는데요.

즉, 일반적인 원룸 크기인 30㎡의 방의 한 달 렌트 비용은 베이징 2900위안(한화 약 49만 원), 상하이가 2300위안 정도(한화 약 39만 원) 드는 셈이죠. 게다가 베이징과 상하이는 서울보다 평균임금이 3배가량 적어, 소득 대비 방값에 지불해야 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습니다. 실제로 대학을 갓 졸업한 베이징 거주자는 소득의 평균 67%를 월세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물론 중국의 모든 방값이 비싼 것은 아닙니다. 대도시에 그만큼 취업의 기회가 많다 보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인데요. 도시 중심지에서 멀어질수록 월세가 저렴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죠. 실제로 중국에는 살인적인 월세 때문에 도시 중심지에 집을 구할 수 없어 지하철, 버스를 갈아타며 5~6시간씩 통근하는 직장인들이 수두룩합니다.

실제 체감 물가는 어느 정도?

중국이 한국보다 물가가 싸다는 말은 사실상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에서 발표한 ‘한중 6대 도시 임금 및 생활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공공요금, 교통비 및 유가 등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중국 4대 도시의 평균임금 대비 물가가 서울의 1.8~4.7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베이징의 슈퍼마켓에서 파는 많은 제품의 가격이 세계적으로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런던의 비슷한 제품보다 더 비싼 상황이 됐죠.


베이징에 사는 한국인 기준 월세, 수도세, 인터넷, 전화 요금, 식비, 여가비 등을 합치면 1인당 한 달 생활비는 최소 100만 원입니다. 여기에 고정적이지 않은 외식비나 유흥비가 더해지고 긴급하게 비용을 지출해야 할 경우 150만 원은 훌쩍 넘죠. 꽤 저렴해 보이지만, 중국의 평균임금 수준과 비교했을 때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매달 생활비로 지출되는 셈입니다.

밤 9시면 문을 닫는 가게들과
매일 겪는 지하철 전쟁

따라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은 많은 면에서 한국이 훨씬 살기 좋은 나라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잠깐 여행이나 유흥에는 좋을지 몰라도 살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인데요. 간단한 예를 들어, 한인타운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가게들이 9~10시면 문을 닫기에 한국의 24시간 문화에 익숙해진 이들이 적응하기란 쉽지 않죠. 또한 한국의 시설이나 품질, 식당의 위생 등과 비교했을 때, 중국은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또 중국에서는 통근시간만 되면 승하차 전쟁을 겪어야 합니다. 열차가 도착하기 전 이미 지하철 칸의 내부는 만원 상태지만, 승강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리 한쪽이라도 걸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죠. 문에 매달리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승객들이 똑바로 질서 정연하게 줄지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은 거의 상상하기 힘듭니다. 또 워낙 땅덩어리가 커서 시내 외곽에 사는 사람들이 중심지로 한 번 나가려고 치면 기본 차로 3~4시간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르죠.

치안 안 좋기로 소문 자자해

중국은 치안이 안 좋기로도 소문나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 소매치기들도 많아 언제나 주위를 살피고 다녀야 하는데요. 실제로 기차역이나 버스정류장, 백화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곳에서 소매치기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들은 가방 날치기나 몸을 부딪힌 척하며 가방에서 꺼내가는 등 여러 방법을 사용하는데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행인들의 금품을 탈취하거나 소매치기들이 아예 무리 지어 다니는 경우도 많아 설사 물건을 훔쳐 가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하더라도, 여성이 혼자 응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교민들은 여러 불편함을 꼽았습니다. 워낙 언어 장벽이 높다 보니 열심히 공부하고, 현지인들과 자주 어울린다고 해도 원어민 수준의 실력을 갖추기가 어려워 소통에 불편을 겪는다고 합니다. 또한 온 가족이 함께 이민 가지 않는 이상 수시로 외로움을 느끼기 마련인데요. 한국이든 외국이든, 어디나 장단점은 언제나 존재하죠. 생각 외로 만만치 않은 중국 교민들의 삶,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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