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닿는 집이라는 뜻으로 아주 높게 지은 고층 건물을 뜻하는 마천루. 이 초고층 건물이 그 나라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인식되면서 세계 각국이 빌딩 높이 경쟁에 가세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중국은 세계 마천루 발주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고층 빌딩 건축 수요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 당국이 빌딩 높이를 제한함으로써 마천루 건축 붐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함께 살펴보시죠.

YOWOOtrip|최희진 기자

“하늘 뚫겠네” 입 떡 벌어지는 중국 마천루 건설 수준

실제로 중국에는 입 떡 벌어지는 수준의 초고층 건물들이 즐비한데요. 현재까지 중국에서 최고층 높이를 자랑하는 상하이 타워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하이 푸동 신구에 세워진 이 타워의 높이는 632m로, 전 세계적으로는 828m인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다음으로 높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4위를 차지한 광둥성 선전시 핑안 국제금융센터입니다. 높이는 무려 599m로, 처음 설계할 때에는 높이 660m로 건설해 부르즈 칼리파에 이어 세계 마천루 2위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건물 일대가 비행기가 운행하는 항로여서 첨탑 부분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었죠.

현재 베이징 내 최고층 빌딩이자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시틱 타워의 모습인데요. 총 528m의 높이의 빌딩은 크게 사무실과 기계실, 회의장, 호텔 등으로 나뉘며 31~42층은 시틱은행 본사로, 89~102층까지는 호텔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간 부분은 잘록하고 아래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독특한 외형은 고대 중국인들이 제사를 지낼 때 사용했던 술잔인 ‘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네요.

“500미터 이상 건축 불허” 빌딩 높이 제한령 발동

2019년을 기준으로 중국에는 152m 이상의 마천루가 478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미국의 533개를 바짝 뒤쫓는 숫자로, 조만간 미국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왔죠. 하지만 중국 당국이 최근 빌딩 높이에 제한을 두면서 건축에 급 제동이 걸렸습니다.

중국신문(CNS)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 국무원 주택건설부는 대륙 전역에 500미터 이상의 초고층 빌딩 건축을 불허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그동안 마천루 건설을 위해 경쟁을 벌였던 전국의 개발업체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500미터 이상의 마천루를 짓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고 뜬금없어” 빌딩 높이 제한한 이유는?

이러한 갑작스러운 조치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만, 무분별한 건축 경쟁에 따른 공실률 문제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1선 도시들의 마천루 공실률은 평균 20% 전후에 이릅니다. 또 중국에서는 최근 1선 도시뿐만 아니라 우한, 톈진, 난징 등 2선 도시들도 마천루 건설 경쟁에 합세하고 있습니다. 톈진의 경우 마천루 공실률이 무려 4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죠.

안전 문제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마천루는 외관은 그럴싸하나 높이가 높아질수록 건설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아지는 데다 지반침하, 화재 사고에 취약하다는 점은 단점이 존재합니다. 또 일조권과 조망권을 침해하거나 주변 상권이 망가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499m로 짓자” 건설 업체들 편법 발동

무엇보다 이미 마천루가 즐비한데 굳이 안전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 건설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 드는데요. 개혁개방 이래 중국에서의 마천루 건설은 도시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로 인해 300m 이상의 마천루들이 일 년에도 몇십 채씩 쏟아져 나왔죠. 또한 끝도 없이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조치로 건물의 고층화가 가속화된 원인도 꼽을 수 있습니다.

공사가 한창인 ‘골딘 파이낸스 117′(좌)와 ‘IFC 랜드마크 타워'(우)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제한령에 건설사들은 짓고 있던 고층 건물의 건축을 부득불 중단하거나 기존에 계획된 높이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2020년 완공 예정이었던 톈진시의 ‘골딘 파이낸스 117’은 기존 계획했던 597m에서 475m로 높이를 변경했죠. 산둥성 지난시의 ‘IFC 랜드마크 타워’ 또한 518m로 2021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현재 급히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빌딩 높이 제한’이라는 조치에도 중국의 마천루 개발 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특히 이미 착공한 빌딩의 경우 어떻게든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하죠. 실제로 장쑤성 쑤저우의 경우 짓고 있는 중난 센터의 빌딩을 499미터로 낮추기로 결정하는 등 타 지방 정부나 건설사들 역시 이 편법을 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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