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이 빚어낸 환상적 풍경, 탁 트인 자연과 푸른 바다, 육즙 폭발하는 흑돼지구이 등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제주도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국내 여행지 1위로 손꼽힙니다. 그중에서도 에메랄드빛 청량한 바다는 갑갑한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의 숨통을 틔워주는데요.

깨끗하기로 소문난 제주도 바다지만, 최근 중국에서 떠밀려온 해조류에 오염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 바다를 뒤덮은 해조류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YOWOOtrip|최은지 기자

하루 10cm씩 자란다,
해안가 점령한 해조류의 정체

바로 황갈색 해조류의 일종인 괭생이모자반입니다. 원래는 생태계를 풍부하게 하는 식물군으로, 죽순이 자라듯 하루에 10cm 쑥쑥 자라나 해안 지역을 삽시간에 점령해버리는 것이 특징이죠.

괭생이모자반은 참모자반과 같은 모자반과이지만, 식용으로 먹을 수 없습니다. 질겨서 씹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주 해안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괭생이모자반은 발원지가 중국이어서 유해하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미관 저해뿐만 아니라
어업에도 각종 피해 입혀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바다숲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대량 양식돼 왔습니다. 괭생이모자반이 바다의 불청객으로 전락한 이유는 제주 해안가로 밀려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인데요. 미관을 해칠뿐만 아니라 어업이나 양식업에 직접적인 피해를 끼칩니다.

괭생이모자반은 파도의 흐름에 따라 이리저리 떠다니다 해안가에 도달하면 차곡차곡 쌓이면서 썩기 시작하는데요. 부패 과정에 굉장한 악취를 풍깁니다.

특히 모자반의 썩는 냄새는 암모니아와 비슷한 악취를 풍기기 때문에 관광업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제주도에는 피해가 큽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어장이나 양식장 그물에까지 달라붙어 골칫거리인데요. 양식장 그물에 달라붙어 어패류를 패사시키거나, 배의 스크루에 감겨 고장을 일으키는 등 어업인의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실제로 지난 5월 모터보트 엔진에 괭생이모자반이 빨려 들어가 좌초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죠.

3천500명 동원됐다,
막대한 인력 수거에 나서

사실 괭생이모자반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매년 5월과 6월 사이 중국에서 대량의 괭생이모자반이 제주바다로 유입돼 어선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어느 해보다 유입량이 급증해 괭생이모자반 수거 선박도 지난해의 4척에서 7척으로 늘렸는데요. 두 달 사이 3천500여 명이 수거 업무에 투입됐지만, 아직도 다 수거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연안에서 자라다 봄철에 부는 남풍을 타고 북상하는데 올해는 북서풍의 영향을 크게 받아 제주 연안으로 대량 유입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렇듯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은 데다, 최근 중국 저장성 일대에 괭생이모자반 양식장이 늘어나면서 개체 수도 급증해 유입량이 더욱 늘어났죠.

괭생이모자반 거의 수거했더니
이번엔 구멍갈파래가 말썽

예년보다 늘어난 괭생이모자반의 유입량에 제주도는 한 달 가까이 수거 전쟁을 치렀습니다. 덕분에 최근 겨우 줄어드는가 싶었으나, 이번에는 구멍갈파래가 제주도 연안을 뒤덮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갈파래는 부패 속도가 빨라 구더기 등 벌레가 생기거나 미끄럼 등 사고 발생 위험이 있어 수거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죠.

특히 제주도 해수욕장의 경우 7월 1일 개장 예정이라, 갈파래를 제때에 수거하지 않을 경우 악취나 환경오염의 우려가 있어 비상이 걸렸습니다.

제주시는 현재 해안에서 괭생이모자반을 수거하고 있는 상황이라 수거를 다 마친 후 갈파래 작업에 나설 계획을 밝혔는데요. 또 수거한 갈파래는 말린 후 희망하는 농가에 퇴비용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