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산 곳곳에는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유리잔도(棧道)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잔도는 벼랑 낭떠러지 옆에 선반처럼 걸쳐놓은 구조물을 뜻하는데요.

중국에서는 관광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잔도의 재질을 강화유리로 만드는 붐이 일고 있죠.

며칠 전, 발아래로 절벽이 훤히 내려다보여 한걸음 내딛기조차 아찔한 유리잔도 위에서 단체로 춤을 추는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이 SNS 상에 공개돼 논란이 일었는데요. 무슨 일일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최은지 기자


단체 댄스 동영상 공개되자
수백만 네티즌 분노

이 사건은 분노한 관광객들이 직접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11일 찍힌 영상 속에는 유리잔도 위에서 단체로 광장 춤을 추는 중국 관광객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유리잔도는 중국 항저우에 있는 유명 관광지인 산거우거우징취(山沟沟景区)의 길이 420m, 높이 120m의 다리로 알려졌는데요. 발판이 유리로 제작되어 스릴을 만끽하고 싶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지 않는 곳입니다.

한편,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단체로 춤을 추는 바람에 유리잔도가 정신없이 흔들려 곁에 있던 관광객들이 혼비백산하며 뒤로 물러서는 모습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경비원이 “이러면 다리에 금이 가니 뛰지 말라”라고 말렸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단체 댄스를 이어갔죠.

해당 영상이 웨이보에 공개되자 수백만 명에 달하는 네티즌들이 이들에게 분노와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저들의 명단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다시는 관광명소에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일부는 “공진의 원리도 모르냐”면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네티즌들이 지적한
공진 현상은 무엇?

댓글에서 언급한 공진(共振) 현상은 외부의 진동수가 물체의 진동수와 일치할 때 진동이 커지는 효과를 말합니다. 누리꾼들은 한 번에 많은 인원이 동시에 뛰었을 때 발생하는 진동이 외부에서 가해진 작은 힘에도 크게 흔들려 공진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는데요.

실제로 공진 현상으로 건물이 흔들리거나 무너진 사례도 있어 비난은 커질 수밖에 없었죠. 지난 2004년 8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한 나이트클럽 지붕이 무너져 6명이 사망하고 110여 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당시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700∼800여 명의 사람들이 발을 구르며 춤을 추는 사이 발생한 진동이 공진으로 발전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죠. 네티즌들은 이 같은 행동이 유리잔도 위에 있는 다른 관광객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무책임 행동이라고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관광지 내 살벌한 유리잔도
안전사고도 잇따라…

한편, 중국에는 아찔한 유리잔도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투명 강화 유리 사이로 펼쳐진 아찔한 낭떠러지에 간담이 서늘해 잠깐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죠. 중국 전역에는 이 같은 유리잔도만 2천300여 개가 있으며, 유리 전망대나 유리 미끄럼틀의 수는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안전 상의 문제가 계속해서 잇따르고 있으며, 1년 내내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488m로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중국 허베이성 훙야구 유리 다리가 안전을 이유로 폐쇄된 사례를 들 수 있죠.

지난해 허베이성 당국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성내 유리잔도, 전망대 등 32개 시설을 모두 폐쇄했습니다. 이 중에는 동타이항 유리잔도도 있었는데요. 관광객이 거니는 유리잔도 일부 구간이 산산조각 난 채 고무 매트로 덮여있는 고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해당 관광지는 폐쇄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로 인한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2019년 초에 광시성 관광지 내의 한 유리잔도를 지나던 관광객 한 명이 숨지고 여섯 명이 다친 사고가 있었죠.

2017년에도 후베이성의 한 유리 슬라이드에서 관광객 한 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전 해에는 장가계의 유리잔도를 걷던 관광객 한 명이 낙석에 맞아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사고가 끊이지 않자 중국 중앙정부는 유리구조물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하도록 지시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행될지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많습니다.

최근 관광 수요의 급증으로 중국 관광지 내 유리잔도는 건설 붐을 맞고 있는데요.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유리잔도의 무분별은 난립은 중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