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짝퉁이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복제품의 종류와 범위도 다양해서 중국 하면 짝퉁을 떠올릴 정도가 되었죠.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제품이라면 모조리 복제하고 심지어 계란, 쌀, 식용유 등 식품까지 가짜로 만들어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짝퉁 제품을 먹고 썼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기에 문제가 심각합니다. 근래 들어 중국에서 생산한 가짜 식품을 섭취하고 건강에 이상이 생긴 사례가 적발되어 또 한차례 논란이 일었는데요. 무슨 일일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머리 기형적으로 커져…
저질 분유 파동 재차 일어나

중국의 가짜 분유 파동은 잊을 만하면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중국 안후이성에서 가짜 분유가 유통돼 50여 명의 아이가 사망하고 수백 명의 영유아가 머리가 커지는 대두증에 걸린 사건이 발생했죠. 2008년에는 공업용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최소 6명의 유아가 숨지고 30만 명이 신장 결석 등으로 입원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런데 불과 2개월 전, 중국에서 또다시 가짜 분유 파동이 일었습니다. 지난 5월 중국 후난성에서 유아들이 가짜 분유를 먹고 두개골이 기형적으로 커지는 부작용을 호소했습니다.

이는 영양 부족으로 뼈의 모양이 변하는 질병으로 대두증 외에도 아이들이 자기 머리를 때리는 등 이상 증세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아동 식품 안전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으며 피해 아동들을 대상으로 전면 건강 검진을 실시했습니다.

위조 화장품, 가짜 의약품 등
‘짝퉁 천국’으로 불리는 중국

중국은 이전부터 ‘짝퉁 천국’으로 불릴 만큼 수많은 가짜 제품으로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2016년 기준 전 세계 짝퉁 제품의 50%이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품이면 모조리 모방하는 중국이지만, 특히 한국 브랜드를 카피캣한 조악한 제품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한방재료로 이루어진 좋은 성분이라는 이미지 덕에 중국인들에게 널리 사랑받은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있습니다.


설화수의 다소 높은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아지자, 중국의 상하이웨이얼야라는 업체는 ‘설련수’라는 누가 봐도 설화수를 따라 한 브랜드를 내놓기에 이릅니다.

이에 아모레 퍼시픽은 해당 업체를 상대로 상하이시의 인민 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상하이웨이얼야가 아모레 퍼시픽에 손해배상 50만 위안과 합의금 4만 7천 위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리며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화장품 카피도 모자라
아예 짝퉁 한류 매장까지

한국 화장품을 유사하게 베끼는 것도 모자라 아예 제품, 브랜드, 가게 콘셉트까지 똑같이 따라 한 매장까지 등장했습니다. 바로 중국 기업이 만든 짝퉁 한류 매장 ‘무무소’인데요. 해당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99%는 중국산이며 한국의 포장을 모방한 제품들이 대부분입니다.

무무소는 중국뿐 아니라 해외에도 대거 진출되어 있는데요. 베트남 중동 등에 수십 개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행사 때 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고객을 맞이하는 등 한국의 이미지를 공공연하게 도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외에서 한국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평판이 좋아 생겨난 현상인데요. 한국 제품은 품질이 좋을 거라는 소비자들의 믿음이 곧 제품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죠.

세계 곳곳에서 중국산
가짜 의약품 피해도 심각

이뿐만이 아닙니다. 의약품마저 가짜로 생산해 복용자들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중국에서 생산된 위조 약품이 아프리카에 대거 유통되면서 가짜 약 복용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접수되었죠. 아프리카의 느슨한 세관 관리 때문에 중국의 악덕 위조 의약품 제조자들의 온상이 된 것입니다.

중국산 가짜 비아그라 문제도 심각합니다. 얼마 전에는 시중에 유통된 가짜 비아그라를 복용한 중국인 남성이 쇼크를 일으켜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가짜 비아그라는 정품에 비해 실데나필 성분이 10배가량 높아 생명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을 일으키는데요. 문제는 중국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가짜 비아그라의 경우 정교한 생산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짝퉁 구별이 어려워 수입국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짝퉁’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중국의 짝퉁은 식품, 의약품 분야를 넘어 가짜 건축물, 예능,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 정도면 짝퉁에 침식 당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죠.

중국 정부 또한 짝퉁 때문에 국가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우려해 매년 소비자의 날마다 짝퉁 제품을 고발하는 프로를 집중 방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짝퉁 생산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지만 우선 경제 우선주의 사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의 쾌속 성장을 이룩하며 방식이 어떠하건 ‘돈만 벌면 된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죠.

이러한 물질 만능주의 사상이 짝퉁 생산과 거래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중국의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아직 1인당 소득수준이 높지 못한 것도 짝퉁이 판치는 요소로 지목됐습니다.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지면서 명품 브랜드나 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지만 구매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죠. 따라서 다수의 중국인들이 진품을 살 수 없는 대신 과시 목적으로 짝퉁 소비를 택하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 연간 순 소득이 40만 원 이하인 인구가 무려 1억 2000여 만 명에 이르는 등 경제발전의 명암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죠.

중국인들의 희박한
저작권 의식도 문제

희박한 저작권, 지식 재산권 의식도 한몫했습니다. 중국산 짝퉁을 일컫는 산자이라는 단어는 중국의 무분별한 짝퉁 시장을 비꼬는 단어로 공공연하게 사용되어 왔으나, 정작 자국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입니다.

이렇다 보니 저작권 문제가 예민하게 작용하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 등도 무단으로 베껴가며 원작자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끼치고 있죠.

최근에는 중국에서 수출하는 코로나 진단키트와 마스크 등 의료 물품이 불량 논란에 휩싸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짝퉁 제품 근절에 힘을 쏟고 있지만 ‘짝퉁 천국’이라는 이미지는 아직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법 제도의 개선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이에 앞서 남의 것을 무단으로 도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마음가짐부터 사라져야 할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