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과 위치적으로는 가깝지만,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입니다. 실제 생활 방식에서도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죠. 이는 대학교 생활도 마찬가지인데요.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와는 다른 캠퍼스 풍경에 깜짝 놀라곤 합니다.

토지가 워낙 광활한 중국에선 교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고향과 입학한 학교의 거리가 멀어 기차로 기본 7시간에서 많으면 20시간도 가야 하기에 한 학기 동안은 기숙사에서 지내고 방학 에만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캠퍼스 풍경도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생겨날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게 된 한국인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교내 풍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최은지 기자


중국 여대생들이 양손 무겁게
들고 있는 보온병의 정체

가장 먼저 중국 대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하게 되면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 있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학생들이 나란히 알록달록한 보온병을 양손에 들고 온수실로 향하는 모습인데요. 이 대형 보온병은 중국 대학교, 특히 북쪽 지역 대학생들의 필수품입니다. 요즘 보온병으로 온수 뜨러 다니는 게 말이 되나 싶겠지만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중국 대학교에서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죠.


이유는 대부분의 중국 대학교 기숙사 내에서 온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인의 뜨거운 음료수 문화는 워낙 유명하죠.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거의 모든 액체를 미지근하거나 따뜻하게 마십니다. 이는 중국인들이 어려서부터 차가운 물이나 음료가 몸에 좋지 않다는 교육을 받고 자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숙사 안에서 뜨거운 식수를 제공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온수를 뜨러 가게 된 것이죠.

사실 하나의 이유가 더 있습니다. 세면장에서도 일 년 내내 온수를 제공하지 않아 추운 겨울이면 온수를 받아 사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즉 보온병 안의 물은 마시는 용도뿐만 아니라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는 용도로도 사용되죠. 이렇다 보니 중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온수를 받는 귀찮은 일을 대신해 주는 알바도 종종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 캠퍼스 커플이 탄생하면 남학생이 전담해서 물을 받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여학생 기숙사 앞에는 보온병을 들고 기다리는 남학생이 줄지어 서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공중목욕탕 밖에
길게 늘어서 있는 줄

온수가 안 나오고, 애초에 방에 샤워실도 없다 보니 목욕은 교내의 공중목욕탕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운영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다 보니 그 시간대에 맞춰 목욕하려는 학생들로 공중목욕탕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죠. 여름이면 대기 줄은 더욱 늘어나 샤워 한 번 하기 위해 최소 30분을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 때문에 어학연수나 유학 등 해외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은 “중국인은 잘 씻지 않는다”라는 얘기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한 번 샤워를 하려면 공중목욕탕까지 이동해야 하는 등 불편함이 많아 매일 샤워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환경적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해와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죠.

“수용소 아닌데요”
철제 침대 놓인 숙소

중국 학생들이 머무는 기숙사는 8인실이 기본이고 시설이 괜찮은 곳은 6인실, 많게는 10인실까지도 있습니다. 좁은 방안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2층 철제 침대를 사용하는데요. 여성 기숙사의 경우 그나마 커튼, 침구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그나마 화사하지만 남성 숙소의 경우 얼핏 수용소를 떠올리게 합니다.


고학년이 되면서 6인실로 옮기거나 1층에 개인 책상이 있는 구조의 침대를 사용하긴 하지만 다닥다닥 하긴 매한가지인데요. 공간이 좁아 불편하고 위생 걱정도 들기 마련이지만 중국인들은 오히려 2인실보다 복작복작한 8인실을 선호한 편입니다. 다만 취침 시간이 모두 다른 것과 공간이 협소한 등 불편이 따르지만 당번을 나눠 숙소를 청소하고 서로를 위해 최대한 배려하는 등 화목하게 잘 지내는 편이죠.

동전을 넣어 사용하는
공용 세탁기

사실 이같이 열악한 환경을 갖추게 된 데에는 비용 문제가 큽니다. 기숙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1년에 1200~1500위안(20~25만 원) 선입니다. 물론 전기세, 물세, 난방비 등이 모두 포함된 요금이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경제적인 기숙사를 지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방에는 잠잘 수 있는 침대와 작은 옷장 정도만 있고 화장실이나 세면실은 각 층마다 공용으로 있습니다.

세탁기도 동전을 넣어 사용하는 공용 세탁기가 대부분이라 찝찝한 학생들은 밖에 있는 세탁소를 이용합니다. 북쪽 지역에 있는 대학교의 경우 에어컨을 제공하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얼핏 보면 북쪽은 날씨가 무덥지 않아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베이징이나 톈진의 여름 기온은 무려 37도를 웃도는 등 에어컨이 없는 기숙사 학생들은 혹독한 더위를 견뎌야 하죠.


밤 11시가 지나면
가차 없이 소등

기숙사에는 매일 소등시간도 존재합니다. 보통 밤 11시면 대부분 소등을 하고, 조금 널널한 기숙사는 소등 시간이 12시인 곳도 있습니다. 건강한 수면 패턴과 전기 절약을 위해서라고 강조하지만 이 부분은 중국 학생들조차도 적응하기 힘든 부분인데요. 아예 전기를 내려버리는 기숙사도 있어 학생들은 미리 준비해둔 보조배터리로 충전하곤 합니다. 또 기숙사 자체에 통금 시간이 있어 그 뒤에 들어올 경우 진입이 불허되기에 중국 학생들은 이 시간을 칼같이 준수하죠.

사실 중국으로 유학 간 한국인 대학생들은 이런 불편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중국 대학교에는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가 별도로 있으며 2인 1실에 방마다 화장실, 샤워실을 겸비한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부 대학교들에선 호텔 수준의 시설을 제공하는 곳도 많은데요. 따라서 중국 대학생들의 기숙사 생활도 비슷할 거라 생각한 한국인들이 중국인 친구들을 통해 실상을 알게 되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