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에는 제국주의 국가들이 수탈의 기지로 활용했던 지역들이 있습니다. 전쟁의 실패와 함께 불평등 조약이 체결되면서 생겨난 ‘조계지’가 바로 그것인데요. 주로 개항장에 외국인이 자유로이 통상 거주하며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도록 설정한 구역을 가리킵니다.

1840년 아편 전쟁의 패배로 체결된 불평등 조약에 의해 중국 곳곳에 조계지들이 설치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상하이, 톈진, 광저우 등 도시를 떠올릴 수 있죠. 아픈 역사의 기억을 갖고 있는 곳이지만 서양식 건축, 미술 등의 영향을 받아 독특한 도시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과거 조계지였다가 현재 인기 관광지로 새롭게 탈바꿈한 도시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최희진 기자


중국 속 유럽,
톈진 우다다오

톈진은 해안에서 수도인 베이징으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톈진은 예로부터 군사, 경제적 요충지로 중요한 역할을 발휘했죠.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여러 국가의 조계지로 정해진 탓에 오늘날 유럽식 건축양식을 대거 보존한 도시로 관광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관광지로 우다다오(五大道)가 있습니다. 톈진시 중심에 위치한 마장도, 서강로, 귀주로, 성도로, 남경로 등 5개 도로를 일컬어 가리키는 곳으로 톈진에서 우다다오를 가지 않았다면 여행을 하지 않은 거나 다름없을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로 손꼽히죠.

외국 조계 지역이었던 이곳은 1920~1930년대 지어진 2천여 채의 다양한 유럽 건축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 건축양식이 밀집되어 있는 마장도(马场道)는 이름 그대로 마차를 타고 구경할 수 있어 이색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용료는 1인 50위안이며, 톈진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인 츠팡즈(도자기로 만들어진 집)를 둘러볼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우다다오의 필수 방문 코스로 민원 광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다다오 중심에 위치한 이 광장은 얼핏 로마의 콜로세움을 연상케 하는데요. 중국 전통의 이미지가 아닌 유럽 원형극장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모습으로 지어졌습니다. 이국적인 외관과 더불어 러닝 트랙, 쇼핑센터, 음식점, 슈퍼마켓 등 실용적인 복합문화공간까지 모두 겸비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톈진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유럽풍 건축

우다다오뿐만 아닙니다. 톈진에서는 시내 곳곳에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풍의 건축물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상업 지구인 빈쟝다오에서도 프랑스식 건물을 만날 수 있는데요. 톈진에서 가장 큰 천주교 성당인 시카이 성당 또한 유럽풍으로 지어져 빈쟝다오의 명물로 여겨집니다. 예배를 드리러 온 신도들과 인증샷을 찍으러 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죠.

톈진의 대표적인 조계지로 이탈리아 풍경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 조계 지역의 건물 200여 동을 보존하고 있는 이곳은 우다다오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오늘날 톈진의 주요 관광지로 손꼽힙니다. 이탈리아가 국가 유일의 국외 조계 지역이었던 이곳에 공을 들여 건축물을 지었기에 훌륭한 건축양식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죠. 밤이면 건물 외벽을 수놓는 은은한 주황빛 조명 덕분에 수십 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합니다.


‘세계의 건축 박물관’이라
불리는 상하이 조계지

조계지의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한 도시로 상하이를 꼽을 수 있습니다. 상하이의 대표 명소 와이탄(外滩)도 조계의 영향을 받은 곳 중 하나인데요. 과거 청나라가 아편전쟁에서 패배하며 외국인들이 이곳에 주둔 및 건물을 지으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와이탄은 다양하고 독특한 건축양식을 다수 보유해 ‘세계의 건축 박물관’이라는 수식을 얻게 되었죠.

상하이의 대표 조계지 구역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조계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과거 프랑스 조계지였던 이곳에서는 유럽풍의 아기자기한 건물들을 다수 만날 수 있는데요. 여기에 멋스러운 분위기가 흐르는 레스토랑과 카페, 백화점, 쇼핑몰들이 즐비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러시아 조계지
중국 랴오닝성 다롄

인천국제공항에서 직항으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인 다롄도 과거 러시아의 조계지였습니다. 따라서 고풍스러운 유럽식 건축물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로 유명한데요. 여기에 다롄의 현대적인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냅니다. 그중 중산 광장에 있는 유럽식 건축물들은 다롄 여행 시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힐 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죠.


특히 다롄은 ‘중국 속 유럽’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만큼, 유럽 못지않은 관광지들이 많은데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본떠 만든 동방수성과 19~20세기 러시아의 건축 풍경을 볼 수 있는 러시아 거리 등 굳이 유럽에 가지 않더라도 낭만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샤먼 구랑위 섬

중국의 대표 항구도시 샤먼은 일찍이 서방 국가와의 교류가 시작돼 많은 국가들이 조계에 참여한 지역입니다. 당시 영국은 샤먼 시내 남쪽에 위치한 구랑위라는 섬 전체를 조계 지역으로 정했는데요. 아열대 식물들과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환경, 유럽풍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독특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색적인 풍경 덕분에 국내의 5A급 칭호는 물론, 201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죠. 또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져 중국 속 유럽의 정취를 만끽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어 샤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손꼽힙니다. 샤먼에서 구랑위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국제페리터미널에서 여권 지참과 함께 티켓을 구매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구랑위 부두까지는 총 30분 정도가 소요되며, 종종 티켓이 매진되는 경우가 있어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할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