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았습니다. 바이러스의 진원지였던 우한의 당시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는데요.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대기 행렬로 병원은 ‘좀비 월드’를 방불케 했고, 1월 23일부터 도시 전체에 봉쇄령이 내려지며 유령 도시가 되었습니다. 대중교통이 모두 끊겼고 거리엔 다니는 사람도, 차도 없었으며 가게나 은행 약국 등도 모두 문을 닫아 시민들은 집에 고립될 수밖에 없었죠.

3월 들어 상황이 다소 진정되기 시작하면서 중국 정부는 4월 8일 우한시에 대한 지역 봉쇄를 해제했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도시를 봉쇄한지 76일 만이죠. 당시 봉쇄 소식과 함께 매일 5만 명가량의 인구가 우한을 빠져나가는 등 재확산의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유령 도시라 불렸던 우한의 최근 현황은 어떨까요?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봉쇄령 해제와 함께
가족 상봉 이뤄져

봉쇄는 해제되었지만 우한 시민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던 건 아닙니다. 시민들은 반드시 자신의 건강 여부를 증명하는 스마트폰의 ‘녹색 건강 코드’가 있어야만 식당이나 백화점 출입이 가능했는데요.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상이 없음을 증명한 사람들은 우한 밖으로의 이동이 가능해져 공항, 기차역, 고속도로 톨게이트에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봉쇄 해체 이튿날에는 철도로만 5만 명이 넘는 승객이 우한을 빠져나갔죠.

타지에 있던 사람들도 속속 고향인 우한에 돌아오면서 가족 상봉의 순간이 그려졌는데요. 당시 중국 정부가 우한 지역에 강력한 봉쇄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설 연휴임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직장인,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봉쇄가 해제되면서 비로소 우한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죠.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에는 우한시 기차역, 공항에서의 가족 상봉의 순간들이 업로드되며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도로 봉쇄가 풀리고 백화점, 식당 등이 영업을 재개했지만 완전한 봉쇄 해제로 보기엔 어려운 모습이었는데요. 사람들은 발열 여부를 일일이 체크해야만 입장이 가능했고, 심지어 많은 가게들에선 매장 내 식사를 허락하지 않아 포장만 되는 곳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한 내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속 한자리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에 접어들자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제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관광지 적극 개방하고
시민들 소비 장려해

가장 먼저 시민들의 소비를 장려할 수 있도록 일부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실제로 그 효과도 엄청났는데요. 중국 정부는 코로나로 침체된 우한 상권을 살리기 위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소비 쿠폰 발행에 나섰죠. 무려 2000만 위안(약 34억 5000만 원) 상당의 온라인 소비 쿠폰이 발급되었는데요. 우한 시내의 거의 모든 슈퍼마켓, 쇼핑몰, 식당 등에서 사용 가능해 소비가 크게 늘었습니다.

또 백화점, 대형 쇼핑몰들이 영업을 재개함에 따라 명품 소비 또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한 시내의 프라다, 버버리 등 명품 매장은 봉쇄 해제 달인 4월 30일부터 영업을 재개했고, 루이비통은 5월 10일 재개장하면서 우한 지역 일간지의 맨 뒷면을 통째로 사 영업 재개 광고를 내기도 했죠.

소비뿐만 아니라 관광지도 적극 개방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한 시내의 주요 관광지에 관광객들이 몰려 봉쇄 해제 둘째 날만 10만 여명이 넘는 인파가 우한을 찾았습니다. 심지어 중국 사회과학원 여행연구센터 조사에 따르면 우한은 수도인 베이징을 제치고 중국인들이 연휴를 보내고 싶은 도시 1위로 선정됐는데요.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우한을 응원하려는 중국인들의 심리가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후베이 지역을 덮친
대규모 홍수로 몸살…

이렇듯 경제 재개에 힘쓰고 있던 우한은 최근 중국 남부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우한은 상류에 둥팅호, 하류에는 포양호가 있는 지형 탓에 홍수에 매우 취약한데요. 장강과 한강이 만나는 교차로로, 예로부터 홍수 피해가 컸던 곳입니다. 특히 후베이성의 홍수 피해가 심각해짐에 따라 수도인 우한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홍수 구역과 비홍수 구역으로 나뉘는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한 달 넘게 지속되는 홍수 사태에 우한 주민들은 막막한 심정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이제 막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홍수가 덮쳤다”라며 “마을 곳곳이 이렇게 물바다가 된 상황은 처음”이라고 한탄했습니다. 심지어 중국 기상청은 우한에 향후 폭우가 지속돼 댐 수위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한 상황이라 주민들의 고심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한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완전히 회복하기도 전이라 피해가 더욱 뼈아픈 상황입니다. 여기에 중국 전역에서 지진, 우박, 메뚜기떼 습격 등 원인불명의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혼란에 빠진 모습인데요.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넣은 대규모 전염병의 발병지로 낙인찍힌 만큼, 중국은 현재 각종 재난을 겪는 와중에도 국제 사회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