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별장과 호화로운 고층건물, 호수와 공원, 쇼핑센터가 즐비하지만 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사람이 없어 텅 빈 채로 남아 있는 도시들. 최근 중국은 이러한 ‘유령도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사람과 기업이 입주하지 않은 실패한 신도시들이 중국 전역에 넘쳐나고 있죠.

지난 10년간 중국은 신도시 건설을 도시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무분별한 건축 경쟁을 벌였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 각 도시에는 새로운 건물들이 한 달에도 수백 채씩 쏟아져 나왔죠. 하지만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과잉 투자는 결국 수많은 유령도시를 만들어내고 말았는데요. 이렇게 투자 기대 지역에서 한순간에 흉물스러운 유령도시로 전락한 중국 도시에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함께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톈진 빈하이신구 위지아푸

대표적인 곳으로 톈진 빈하이신구 위지아푸가 있습니다. 이곳은 애초에 ‘중국의 맨해튼’을 목표로 개발된 금융 지구로 톈진시 정부는 이곳은 상하이를 이을 제2의 금융 지구로 지정하고 무려 2000억 위안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죠. 초창기에는 2만여 개 기업을 끌어들이며 그 목표를 이루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등록만 해 놓고 경제활동은 전혀 하지 않은 탓에 지방 정부는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애초의 건설 목표와는 달리 현재 위지아푸의 길거리는 썰렁하다 못해 흉물스럽기까지 합니다. 휘황찬란한 쇼핑몰에는 대낮인데도 손님이 거의 없어 유령 도시를 방불케 하죠. 건물들의 공실률 또한 높아 밤이 되면 불이 켜진 가구를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문제가 비단 빈하이신구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죠. 중국 전역에서 무모한 개발의 후유증으로 방치된 유령 도시만 50개가 넘습니다.

내몽골 오르도스 캉바스

또 하나의 대표적인 유령도시로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 위치한 신도시 캉바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애초에 100만 명 거주를 목표로 건설된 신도시지만 실제 입주한 건물은 2%도 안 돼 도시가 텅 비어 있습니다. 곳곳에 마천루와 쇼핑몰, 박물관 등이 세워졌으나 시설을 이용할 사람은 없어 황량한 유령 도시를 연출하고 있죠.

오르도스는 내몽골 자치구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광물 자원이 풍부한 탓에 대규모 석탄 개발로 많은 억만장자가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도시 건설로 2011년 중국 최고의 부자 도시에서 불과 3년 만에 중국 최대의 유령도시로 전락해 버렸는데요. 이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지방 당국은 주변 농가에 무료 주택을 제공하고 생활 인프라 확충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에 있으나 뚜렷한 성과는 아직도 불투명해 보입니다.

간쑤성 란저우 신도시

중국 간쑤성의 성도인 란저우도 공실로 몸살을 앓는다는 소식이 자주 들리는 곳입니다. 실제로 간쑤성은 약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신도시에 공항과 철도, 도로를 건설했습니다. 불도저로 수백 개의 모래 언덕을 밀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깔아 대규모의 신도시를 세웠죠. 하지만 한때 건설 광풍이 불던 신도시 공사 현장의 건설 크레인은 가동을 중지한 채 덩그러니 서 있고, 아파트는 텅 빈 상태입니다.

현재 지방 정부가 신도시에 세금 면제와 각종 보조금 혜택을 약속해도 기업들은 새로운 투자를 꺼려 입주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거리에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황폐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죠. 신도시 개발을 목표로 시진핑 국가 주석의 명령 아래 약 100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란저우는 유령도시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윈난성 쿤밍 청궁

중국 정부는 앞서 2003년 쿤밍의 과잉 인구를 해소할 계획이 일안으로 청궁현에 새로운 신 개발 지구를 건설했습니다. 이후 초고층 아파트 블록들이 우후죽순 들어섰지만, 정작 새 입주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도시 일대가 교육 및 의료 시설은 물론 교통 환경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는데요. 열악한 여건은 인근 지역 주민들이나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고, 결국 신도시는 저조한 이주율로 유령도시로 전락했습니다.

도시엔 아파트만 생겨났을 뿐 기대했던 각종 개발 계획에는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죠. 밤이 되면 도시는 더욱 한산해집니다. 지은 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입주민 없이 텅 빈 아파트는 밤이 되면 불 켜진 가구가 없어 황폐한 모습을 연출하는데요. 거리에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지면서, 현재 청궁현 상가 곳곳에 임대 문의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유령도시가
많이 생겨난 이유는?

중국에 이처럼 유령 도시가 많이 생겨나게 된 데에는 경제성장 실패와 GDP 통계 조작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지방정부의 과잉투자도 크게 한몫했죠. 하지만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더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는 다른 중국의 독특한 도시 건설 방식에 있는데요. 대부분 나라는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확장이 이뤄집니다. 반면, 중국은 먼저 도시를 건설하고 이후 사람들이 몰려드는 방식으로 발전되어왔죠.

따라서 신도시를 건설하기만 하면 앞서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들처럼 사람들이 자연스레 채워질 것이라 기대한 것인데요. 부푼 꿈을 안고 지방 정부들은 신도시 건설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결국 무분별한 건축 경쟁에 따른 각종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단순히 한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 전역에서 연쇄적으로 이어져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고 있습니다.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각 지방정부는 황폐화된 신도시의 생활 인프라 확충에 노력하며 집값을 내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데요. 중국 전역에 흩어진 수십 여개의 신도시들이 모두 유령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경제 재개에 성공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