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아찔한 유리잔도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깎아지른 듯한 산과 절벽이 많은 중국에서는 협곡을 지나기 위해 벼랑 사이를 연결하는 유리잔도를 설치하곤 하죠.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가파른 절벽을 따라 길을 만드는 것인데요. 관광업이 발전하면서 현재 잔도는 이미 중국 각 유명 관광지의 주요 코스로 부상했습니다.

투명 유리 아래로 펼쳐진 아찔한 낭떠러지에 간담이 서늘해 잠깐 서 있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중국 전역에는 이 같은 유리잔도만 2천300여 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한편 무분별한 유리잔도 건설에 대한 위험성 문제는 줄곧 제기되어 왔는데요. 며칠 전 중국 랴오닝성의 한 유리잔도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수십명이 다치고 1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심각했던 당시 상황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관광객 60여 명 한꺼번에 충돌
끔찍했던 사고 당시 상황

이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광객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알려졌습니다. 8월 19일 촬영한 영상 속에는 유리잔도 위에서 발생한 사고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유리잔도는 중국 랴오닝성 후구샤 관광지에 있는 해발 800m의 유리잔도인데요. 지난해 8월 개장한 후구샤 관광지는 유리잔도와 놀이시설을 동시에 갖춰 스릴을 만끽하고 싶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지 않았던 곳입니다.

해당 후구샤 풍경구는 유리 미끄럼틀도 함께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중국 현지 언론은 사고 당시 폭우가 내려 다리가 굉장히 미끄러웠다고 보도했는데요. 대형 미끄럼틀을 타고 한꺼번에 출발한 관광객 60여 명이 일제히 중심을 잃고 충돌하면서 현장은 아비규환이 됐습니다. 수십명의 부상자가 속출했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그중 한명은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관광객의 말에 따르면 “2~3m 거리를 두고 출발했나 비에 미끄러져 가속도가 붙었고 서로 충돌했다”고 아찔했던 사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현재 랴오닝성 당국은 조사팀을 파견해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한편 미끄럼틀을 운영하는 업체 측은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부상자들에 대한 보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관광지 내 살벌한 유리잔도
크고 작은 사고 끊이지 않아

콘크리트 잔도, 널빤지 잔도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중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잔도의 형태는 단연 절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잔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각 업체에서는 압다퉈잔도의 재질을 강화유리로 만들고 있죠. 웬만한 놀이기구 못지않은 스릴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로 인한 안전 상의 문제가 계속해서 잇따르고 있으며 매해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허베이성 당국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성내 유리잔도와 전망대 등 32개 시설을 모두 폐쇄하기도 했습니다. 이 중에는 동타이항 유리잔도도 있었는데요. 관광객이 거니는 유리잔도 일부 구간이 산산조각 난 채 고무 매트로 덮여있는 고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해당 관광지는 폐쇄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로 인한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2019년 초에 광시성 관광지 내의 한 유리잔도를 지나던 관광객 한 명이 숨지고 여섯 명이 다친 사고가 있었죠. 2017년에도 후베이성의 한 유리 슬라이드에서 관광객 한 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전 해에는 장가계의 유리잔도를 걷던 관광객 한 명이 낙석에 맞아 다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관광객들 안전 불신 날로 커져…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는?

유리잔도 사고에 관한 사례가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관광객들의 불신 또한 커져가고 있습니다. 사고가 끊이지 않자 중국 중앙정부는 유리구조물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하도록 지시하고 나섰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 같은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행될지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많습니다.

488m로 세계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중국 허베이성 훙야구 유리 다리가 안전을 이유로 폐쇄된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죠. 중국 중앙정부의 안전점검 실시에 대한 강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관광지 내 유리잔도 건설 붐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유리잔도 안전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각 업체에서는 ‘망치로 쳐도 끄덕없는 유리잔도’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관광객에게 스릴을 경험하게 하는 취지는 좋지만 각 업체는 생명 안전을 위해 반드시 안전규격을 준수를 우선 순위에 염두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