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몇 년래 중국은 몰래카메라 촬영 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만연하는 몰카 범죄는 더 이상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쉽게 식별하기 어려운 초소형 카메라까지 등장해 많은 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호텔 안에 교묘하게 숨긴 카메라를 발견하고 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요. 과연 어디서 몰래카메라가 나왔길래 이토록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일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벽면 콘센트 안에
교묘하게 숨긴 몰래카메라

지난 2018년 중국 매체 펑파이는 시안 대학가의 한 호텔 콘센트 안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약 1200개의 영상이 유출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비단 시안 대학가만의 문제가 아니며 중국 전역에 이 같은 몰카 범죄가 만연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중국 허난성 정저우의 한 호텔에 묵은 투숙객은 여자친구와 호텔 방에서 쉬고 있던 중 벽면 콘센트 구멍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합니다.


바로 교묘하게 숨겨진 몰래카메라였는데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른 객실 네 곳에서도 추가로 카메라를 발견했습니다. 다른 호텔에서는 물병과 옷걸이에서도 몰래카메라가 발견되기도 했죠. 경찰 조사 결과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범인은 인근 지역의 한 보험사 직원으로 밝혀졌는데요. 인터넷에서 몰래카메라를 구입한 뒤 해당 호텔에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실토해 충격을 안겼죠.

천장, 라우터
등에서도 카메라 발견


천장 역시 몰래카메라가 자주 발견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18년 결혼을 앞둔 한 커플은 웨딩 사진을 찍은 후 청두의 한 호텔에서 숙박하던 중 천장에 수상한 구멍이 있는 것 발견합니다. 볼수록 꺼림칙한 기분이 든 커플은 천장 수색에 나섰고 이내 안쪽에서 반사된 빛이 새어 나온 것을 발견했는데요. 이들은 즉시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을 천장을 뜯어 안쪽에 숨겨져 있는 카메라를 발견해냈습니다.

이 같은 몰카 범죄는 호텔뿐만 아니라 에어비앤비에서도 성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숙소 라우터 속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숨겨 구속된 사건도 있었는데요. 당시 투숙객 여성이 묵고 있는 방안의 라우터의 센서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고 조사 결과 카메라를 숨겨둔 건 에어비앤비의 호스트 남성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남성은 에어비앤비 사이트에서 ‘슈퍼 호스트’로 등록돼 있어 더욱 충격을 주었는데요. 결국 여성은 숙박을 포기하고 환불을 받았으나 남성은 고작 20일간만 구금되고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어컨, 헤어 드라이기 등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속속 발견

중국의 한 호텔 지배인은 중국 전역의 호텔 80%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범죄 수법도 날로 교묘해져 TV 셋탑박스,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안 등 상상치도 못한 곳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범죄자들은 흔히 구멍 등에 1㎜ 사이즈의 렌즈가 들어오게끔 맞추고 납땜으로 고정한 뒤 숙박업소 내 무선인터넷을 카메라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중국 톈진 호텔에서는 에어컨 속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되어 충격을 안겼는데요. 이곳 몰래카메라는 발견되기 전까지 3개월 동안 에어컨 안에 감쪽같이 숨겨져 투숙객들의 모습을 촬영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례로 작년 3월, 중국 공안부는 산둥성 지닝에서 몰카를 촬영하고 영상을 생중계한 일당 29명을 붙잡았죠. 이들이 중계한 불법 영상은 약 17,000원~50,000원에 아이디를 구매하면 스마트폰 앱으로 볼 수 있어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펜션, 임대 아파트도
안심할 순 없어…

심지어 호텔과 같은 숙박업소뿐만 아니라 임대 아파트 같은 사적인 공간에 이르기까지 몰래카메라 악행이 나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2018년 10월 중국 푸젠성 푸저우의 장기임대 아파트에 반년간 살던 한 부부가 TV 가장자리에 난 작은 구멍 안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요.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범인은 잡혔지만 피해를 당한 부부의 일상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녹화되어 막대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습니다.


며칠 전 중국의 20대 여성이 자신의 집 욕실에서 몰래카메라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범인은 피해 여성의 친구 남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남성은 곧바로 체포되었으나 사실을 전해 들은 피해 여성과 친구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제는 일반 가정집도 더 이상 몰래카메라 안전 지역이 아니게 되어 누리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었죠.

중국에서 몰카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

이렇듯 중국 전역에서 몰래카메라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17년 공식 웨이보 채널을 통해 어떤 장소가 피해를 입기 쉽고, 어떤 물품에 카메라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은지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이 같은 문제가 만연하는 것은 몰래카메라 촬영에 관한 처벌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촬영만 했다면 치안관리처벌 법 관련 조항에 따라 10일 이하의 구류나 벌금형에 처하는데 그칠 뿐이죠. 중국에서는 불법 촬영을 한 것만으론 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동의 없이 비밀리에 타인을 촬영할 경우 최대 10일의 행정 구금이나 약 500위안(8만 5천 원)의 벌금을 부과할 뿐이죠. 또 한 가지 이유는 불법 촬영 장비를 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부터 오프라인 소매점에 이르기까지 300위안(약 5만 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몰카를 쉽게 손에 넣을 수 있죠.

한편 사생활 침해를 동반한 몰카 범죄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 영상이 찍혔다는 자체만으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또한 일단 유출되면 사실상 영구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심각한데요. 이에 중국인들은 몰카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