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한창 심각하던 2월, 중국에서 마스크는 품귀현상을 빚을만큼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사실상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며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외출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한때 외출이나 이동 시 마스크 착용을 물론 자신의 건강 여부를 증명하는 ‘녹색 건강 코드’를 지참해야 하는 등 엄격한 방역을 실시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인데요. 최근 길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중국의 상황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YOWOOtrip|강은미 기자

마스크 없이 클럽에 다닥다닥
충격적인 우한의 최근 자 모습

중국 대부분 도시들에선 최근 마스크를 쓴 사람들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한때 도시 전체가 봉쇄돼 유령 도시를 방불케 했던 우한에서는 얼마 전 대규모 맥주 축제가 열려 논란이 되었습니다. 우한시는 “지난 5월 이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축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는데요. 행사장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앉아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공개돼 국내외 네티즌들의 비난을 샀습니다.

이런 상황은 지역 축제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최근 공개된 우한 클럽 사진 속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마스크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는데요. 이에 중국 언론은 “엄격한 방역에 대한 보상”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네티즌들은 부정적 시선을 보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다른 국가를 조롱하는 것이냐”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과소평가한 안전불감증이다”라며 비판을 이어갔죠.

중국 마스크 공장 95% 이상
문 닫을 것으로 예상돼

따라서 한때 없어서 못 팔던 마스크는 애물단지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잠시나마 호황을 맞았던 중국의 마스크 공장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하거나 실제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95%의 마스크 생산 업체가 시장 과열로 올해 안에 도산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실제 산둥성의 한 마스크 공장의 5월 판매량은 전월보다 15∼20% 줄었고 공장 가격도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일부 마스크 업체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생산라인을 급매물로 내놓고 있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섰죠.

기존가의 10배에 팔리던 마스크
지금은 개당 170원에 판매 중

올해 1~2월 우한 사태가 급격히 터진 설 연휴부터 중국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마스크 사재기를 하면서 마스크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당시 중국 현지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는 마스크가 기존가의 최대 10배 가까이 판매되었는데요. 1회용 마스크 가격이 개당 20위안(3,300원)까지 치솟는가 하면 병원균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3M 마스크의 경우 한 장에 작게는 50위안(8,000원)부터 200위안(32,000원)까지 호가했죠.

이마저도 금세 품절되어 구할 수 없는 상황이 허다했으나 지금은 수요보다 물량이 넘치는 상황입니다. 온라인몰 타오바오에 나와있는 마스크의 가격은 장 당 1위안(약 170원)부터 1위안 50장에 20위안(약 3,400원)까지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죠. 불과 몇 달 전의 풍경과 비교했을 때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얼마 전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엑스포에서는 무려 11만 7천 개가 넘는 덴탈 마스크로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커튼 모양으로 제작된 작품 사이로 관람객들이 거닐며 사진도 찍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요. 주최 측은 중국의 과도한 마스크 생산 현황을 꼬집기 위한 일환이라고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명백한 낭비’라는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코로나에서 사실상 승리
기념 다큐까지 제작해 논란

이에 그치지 않고 얼마 전 중국 전역에는 ‘단합 방역’이라는 6부작 코로나19 결산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1월 말부터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모여든 의료진의 활동과 중국인들의 방역 성과를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다큐멘터리에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투쟁은 역사의 기록에 남을 것”이라는 코멘트도 포함됐는데요. 중국 공산당의 지도 아래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코로나를 이겨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과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이에 중국인들 또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언제 또다시 닥칠지 모른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시각이 많았죠.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무증상 감염 한 명도 없다고 확신할 수 있냐” “불과 몇 개월 전의 고통을 잊은 거냐” “아직 전염병 공포로부터 완전히 해방됐다고 방심할 때가 아니다” 등 우려의 시선을 보냈습니다.

미국조차 마스크 중요성 인지,
섣부른 행동이라는 우려 제기

반면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마스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다수의 국가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죠. 심지어 마스크 착용을 기피했던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마저 마스크의 착용을 권장하고 있어 중국의 이 같은 상황은 더욱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책임자는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백신을 맞는 것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이달 7일 중국 보건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22일째 본토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무증상 감염자를 확진자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무엇보다 여전히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발원지인 중국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규모 파티를 벌이는 행동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