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국내 여행지 1위에 늘 이름을 올렸던 지역입니다. 중국에서 제주도까지 직항으로 2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고 서울과 달리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어 중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는데요. 제주도에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매해 증가세를 보이며 2016년에는 306만 명을 훌쩍 넘기기도 했습니다.

중국인들은 2010년대부터 제주 관광에만 그치지 않고 이곳의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공기 좋고 물 좋기로 유명한 제주도의 땅을 매입하는 열풍이 분 것인데요. 지난 2016년 제주도의 상가 거래 총액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9%에 달했습니다. 한편 중국인이 매수하면서 불과 몇 년 만에 차이나타운으로 변해버린 제주도 거리도 있습니다. 과연 어디일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제주 3대 번화가 로데오 거리
한순간에 차이나타운으로 전락

제주 로데오 거리는 2010년까지만 해도 제주도 3대 번화가로 꼽혔습니다. 제주에서 연동 거리와 더불어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주말마다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었죠. 하지만 한국 상인들이 꾸려나가던 로데오 거리에 중국 자본이 침투하면서 한순간에 차이나타운으로 전락해버립니다. 2011년 9월 중국 건강용품 업체 바오젠그룹 직원 1만 1000명이 로데오 거리를 방문한 것이 발단이었는데요. 이후 대규모 중국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제주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거리 이름을 ‘바오젠 거리’로 바꾸었죠.

바오젠 거리는 중국인 유커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제주 속의 중국으로 불리며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곳 상권은 연동의 주요 간선도로를 타고 빠르게 확장했으며 몇 년 사이 부동산 가치 역시 급상승했는데요. 한편 중국 자본이 상권을 조금씩 잠식하면서 임대료가 폭등하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했습니다.

바오젠 거리 상권은 업종에 관계없이 1층 상가 기준 연간 5000만 원대의 임대료를 형성하는 등 인근 상인들은 임대료 폭탄에 시달려야 했죠. 이렇듯 바오젠 거리는 중국인들이 반드시 찾는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상가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기존 영세 상인들이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두드러졌는데요. 거리 초입의 간판부터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눈에 띄는 등 중국인만을 위한 거리로 전락해버린 모습이었습니다.

사드 보복에 줄어든 제주도 투자
중국인들의 다음 타깃은?

하지만 2016년 사드 배치 논란 이후 중국인 대상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던 바오젠 거리는 사뭇 한산한 풍경을 연출했습니다. 제주시는 중국인 관광객에 과도하게 의존했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관광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6년여 만에 바오젠 거리에서 누웨마루 거리로 명칭을 바꿨는데요. 하지만 중국인 유커의 방문이 줄자 덩달아 한국인들의 발길도 끊겼습니다. 따라서 상가 건물들이 점포를 비우거나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죠.

반면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들은 제주도의 투자를 줄이고 서울 및 경기도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지역 외국인 주택 매입 건수는 2015년 2131건에서 2018년 4896건으로 약 2765건 증가했는데요. 올해 9월까지 외국인이 사들인 주택은 총 1만 6981채인데, 이 중 73.43%(1만 2469채)를 중국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안산과 오산, 부천과 시흥에서의 주택 매수 비율이 높게 나타났는데요. 일각에서는 이 지역들의 규모가 올해 1~7월 370%나 급증해 제2의 바오젠 거리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죠.

인천 지역도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 급증해

인천도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급증한 지역 중 한 곳입니다. 지난 2015년에 중국인이 사들인 인천의 상가는 27채에 불과했으며 매수액도 32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부터 49채(247억 5,100만 원)으로 거래 건이 차츰 늘기 시작하더니 2018년에는 606채(1205억 1,900만 원)으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매수액으로만 따져보면 인천 지역이 제주도 지역의 5배를 뛰어넘었죠.

한편, 코로나19 때문에 중국인들의 매수세가 잠시 주춤하는 듯하더니 6월 초 다시 크게 늘었습니다. 2000건이 넘는 건물 거래량 중 경기도가 1032건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이 가운데 안산과 부천, 시흥이 경기 전체 거래량의 37.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죠. 실제로 안산과 부천은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 중인 지역으로 거리에는 중국어로 된 가게 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려올 정도입니다.

이 같은 현상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국인의 국내 부동산 사재기가 임대료 상승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제주도에 엄청난 수의 중국인들이 몰려 상인들이 임대료 폭탄에 시달렸듯 안산과 부천과, 인천, 시흥 등 지역도 동일한 상황이 재현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 증가세가 해당 지역 시장과 시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갖고 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