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짝퉁은 식품, 의약품 분야를 넘어 가짜 건축물,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짝퉁에 침식 당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죠. 심지어 최근에는 저작권 문제가 예민하게 작용하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 등도 무단으로 베껴가며 원작자들에게 막심한 피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국내 유명 아이돌 그룹의 뮤비를 판권도 구입하지 않고 그대로 베껴간 중국의 광고 영상이 논란이 되었는데요. 과연 어떤 영상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중국 누리꾼들이 먼저
표절 의혹 제기한 광고 영상

지난해 중국의 한 광고 영상이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일부를 적나라하게 베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저작권 문제가 불거진 해당 영상이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의 신제품 광고여서 더욱 논란이 되었는데요. 핑크색을 배경으로 왕관을 쓰고 체스를 두는 등 모습 등 영상 속 연출이 블랙핑크의 ‘뚜두뚜두’ 뮤직비디오와 너무 흡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표절 의혹은 한 중국인 네티즌이 올린 글에서 시작됐는데요. 광고 영상 속 일부 구도나 연출이 ‘뚜두뚜두’ 뮤직비디오 속 블랙핑크 멤버 제니의 모습과 흡사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 밖에도 칠판을 등지고 있는 리사의 교실씬, 로제의 우주씬 등 흡사한 부분이 다수 포착돼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를 유발했습니다.

특히 블랙핑크는 중국에서도 많은 팬층을 보유한 국내 걸그룹인 만큼 비난이 거셀 수밖에 없었는데요. 일각에서는 “사람만 바뀐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스타일에 배경까지 전부 똑같은 명백한 표절이라고 일침 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된 건 해당 광고 영상을 내보낸 중국 KFC의 태도였는데요. 중국 팬들의 거센 논란에도 회사 측은 공식 입장이나 사과문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공분을 샀습니다.

블랙핑크뿐만 아냐,
아이유 뮤비 표절 의혹 제기돼

지난 2018년에는 중국 가수 관효동의 신곡이 아이유의 뮤직비디오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관효동이 자신의 생일을 맞아 스스로와 팬들에게 선물한 신곡의 뮤직비디오는 곡의 분위기처럼 밝고 몽환적인 연출을 담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일부 영상 구도나 연출이 아이유가 이전에 발표한 ‘스물셋’이나 ‘팔레트’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완벽하게 똑같은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영상의 분위기나 소품 등 비슷한 부분들이 다수 포착되어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에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중국 제작사 측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뮤직비디오 내용은 본사가 한국 감독과 계약해 완성한 것”이라고 의혹을 해명했죠.

하지만 올해 4월 또 한차례 아이유 뮤직비디오 표절 의혹이 일었습니다. 중국 본토는 아니지만 대만 가수인 더우더우가 발표한 신곡 뮤직비디오가 아이유의 ‘팔레트’ 속 많은 장면을 카피해 문제가 되었는데요. 이에 해당 뮤비 제작자는 직접 인스타그램을 통해 원작자인 이래경 감독에게 “아이유의 ‘팔레트’를 레퍼런스로 참고했다”라며 두 뮤직비디오의 유사함을 인정함과 동시에 용서를 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유명하면 뭐든지 카피’
예능 표절도 공공연해

이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도 무단으로 도용해 원작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아이치이에서 방영된 ‘우상 연습생’이 대표적인데요. 해당 프로그램은 단순히 포맷을 따라 한 게 아니라 아예 복붙 수준이어서 더 논란이 되었습니다. 스튜디오 디자인은 물론 출연진의 의상과 콘셉트까지 모두 ‘프로듀스 101’과 똑같았죠. 물론 이후에 정식으로 판권 계약한 진짜 중국판 프로듀스가 나오긴 했지만 그전에 무단으로 프로그램을 베껴 비난을 샀습니다.


프로그램 이름부터 연출 스타일, 자막 형식까지 모든 면에서 ‘tvN 윤식당’과 너무 똑같아 논란이 된 후난 TV의 ‘중찬팅’도 있습니다. ‘중찬팅’ PD는 “외국에서 식당을 연다는 아이템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라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으나 방송을 본 중국 네티즌들조차 ‘너무 그대로 따라 했다’라며 혹평을 쏟아냈는데요.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즌 2까지 제작,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대박을 터뜨렸죠.

중국 내에서 이 같은 표절 프로그램들이 공공연하게 만들어지는 이유는 희박한 저작권, 지식 재산권 의식의 탓이 큽니다. 중국의 무분별한 표절 행위에 비난의 목소리가 크지만 제작자 등 당사자는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이죠. 중국 정부도 저작권 보호 방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으나 근절되고 있지 않는 실정인데요. 법 제도의 개선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이에 앞서 남의 것을 무단으로 도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태도부터 사라져야 할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