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 한 번쯤 짝퉁 시장에 방문해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짝퉁 천국’ 중국을 여행할 때에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바로 짝퉁 시장입니다. 심지어 중국 최대 짝퉁 시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외국인들이 베이징에 방문하면 꼭 한 번은 들를 정도로 명소가 되었는데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교장관 등 세계 주요 인사들도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라는 이곳은 과연 어디일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YOWOOtrip|최희진 기자

베이징 여행 필수 코스
슈수이제 짝퉁 시장

중국의 가짜를 만드는 솜씨는 해가 갈수록 더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생산하는 가짜 명품은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만든 것인데요. 디자인은 똑같지만 부속품이나 각인, 가죽의 질 등 디테일한 부분은 명품에 비해 현저히 질이 떨어집니다. 최근에는 가품도 S 급부터 등급을 나누고 있으며 그 아래로 A급부터 C급까지 등급이 매겨지죠.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짝퉁 시장을 단연 베이징 슈수이제(秀水街)를 꼽을 수 있습니다. 베이징 지하철 1호선인 용안리역 A 출구로 통해 있어 접근성도 좋죠. 슈수이제는 과거 허름한 짝퉁 시장 거리였다가 2005년 대형 쇼핑몰로 재단장해 오늘날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데요. 가방부터 지갑, 신발 등 각종 패션 잡화는 물론 시계, 진주, 보석 등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물품들을 살 수 있는 곳으로 무려 410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습니다.

촬영 금지가 기본 수칙인 슈수이제에서는 카메라만 들이대면 상인들이 얼굴을 숨기기 바쁩니다. 여러 번의 모조품 단속을 거치고 처벌받은 가게들이 있어도 여전히 베이징을 대표하는 짝퉁 시장으로 통하는데요. 원하는 제품이 전시되어 있지 않아도 종업원에게 문의하면 벽면 뒤에 숨은 장식장에서 제품을 꺼내주는 식입니다. 슈수이제에는 대부분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신제품이 많으며 S 급 가품의 경우 전문가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정교함을 보여줍니다.

이곳에서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며 흥정을 많이 할수록 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가방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S 급 20~30만 원 선에 구매가 가능하며 이하는 5~10만 원에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슈수이제의 상인들은 처음에는 보통 정가에 가까운 높은 가격을 부르며 이후 고객의 재량에 따라 가격 흥정이 이뤄지는데요. 경험이 많은 베테랑 손님들은 부르는 가격의 9분의 1이나 10분의 1에서부터 흥정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하곤 합니다. 슈수이제의 운영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이며 매장마다 운영시간이 조금씩 다르므로 알아두면 좋습니다.

광저우 지역에도
짝퉁 시장 성행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엑스포를 거치면서 중국 정부는 국제적인 체면치레를 위해 짝퉁 단속을 시행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지방 단위로 계속해서 단속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 주요 도시마다 짝퉁시장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요. 베이징뿐만 아니라 상하이, 선전, 다롄 등에도 많으며 특히 광저우는 짝퉁 생산 공장 밀집 지역으로 짝퉁 시장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광저우의 대표적인 짝퉁 시장으로 짠시루, 꾸이화루 시장이 있는데요. 짠시루 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위탁 가공 또는 반품된 브랜드 제품과 정교하게 제작된 짝퉁 상품입니다. 평균 옷 가격 역시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할 수 있어 젊은 층이 특히 많이 찾고 있으며,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짝퉁 쇼핑 명소로 통합니다.

진짜에 비해 말할 것도 없이 낮은 가격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흥정을 거치면 더 저렴해집니다. 가방뿐 아니라 시계, 지갑, 안경, 벨트 등 잡화 모두가 짝퉁이지만, 품질은 상당한 수준에 오른 이 시장의 상품을 사기 위해 중국 각지에서 방문하고 있죠. 게다가 러시아 등 외국에서 온 도매상들까지 몰려들고 있는데요. 짠시루 시장의 물건들은 상하이, 다롄, 쓰촨성 등 중국 각지에 배송돼 판매되기도 합니다.


체면 차리기 위한 것
짝퉁 시장이 판치는 이유

중국에서 짝퉁 시장이 판치는 이유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우선 경제 우선주의 사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의 쾌속 성장을 이룩하며 방식이 어떠하건 ‘돈만 벌면 된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죠. 이러한 물질 만능주의 사상이 짝퉁 생산과 거래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셈입니다. 한편, 중국의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아직 1인당 소득수준이 높지 못한 것도 짝퉁이 판치는 요소로 지목됐습니다.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지면서 명품 브랜드나 고가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지만 구매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죠. 따라서 다수의 중국인들이 진품을 살 수 없는 대신 과시 목적으로 짝퉁 소비를 택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대체적으로 체면을 차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주변의 사람들도 하나둘씩 명품을 들게 되면 자신들도 초라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짝퉁 구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곳곳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위조 상품 판매는 엄연히 불법입니다. 가품 사기는 명품 제작 과정에 담긴 정성을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죠. 중국 정부 또한 매년 짝퉁 근절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지역에서 교묘한 수단으로 펼쳐지고 있는 짝퉁 판매를 일일이 단속하기란 어려운 실정인데요. 짝퉁 판매가 활개치는 요즘 더욱 엄격한 단속과 처벌 규정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