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자발적 비혼모를 자처한 소식이 알려져 연일 화제입니다. 그녀는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던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에 성공했고 며칠 전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습니다. 지난해 사유리는 산부인과에서 자연 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정자은행을 통해 결혼 없이 임신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죠.

최근 중국에도 자발적 비혼모가 되기를 원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은 2세를 갖길 원하나 임신을 위해 갑자기 결혼을 할 수는 없어 정자은행을 찾고 있습니다.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만 낳아 기르는 미혼모들이 많아지면서 해외 정자은행에 눈길을 돌리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강은미 기자

2018년 중국 혼인율 7.2%
본인 삶 즐기려는 젊은이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젊은이들 역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취업 및 생계가 힘들어지면서 차라리 각자의 삶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늘며 혼인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중국의 혼인율은 7.2%로 최저치를 기록했죠. 특히 상하이, 광둥, 베이징 등의 대도시 지역의 혼인율이 현저히 낮은 편인데요. 경제가 발달한 지역일수록 집값은 물론 부담해야 하는 생활비가 많이 들기에 가정을 꾸리기보단 각자의 삶을 즐기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은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많은 여성들이 외동으로 키워져 교육수준이 높고 사회참여가 활발해졌습니다. 이들은 결혼 생활로 인해 기존에 쌓았던 커리어가 무너질 것을 우려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미루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 ‘결혼은 인생 중 일부’라는 인식을 가졌던 중, 장년층과 달리 요즘 젊은 세대에게 결혼은 ‘나를 희생해야만 하는 것’, ‘경력 단절의 주원인’ 등으로 인식되는 이유도 있죠.

결혼보다 2세 갖고 싶어
정자 기증자 물색하는 여성들

올해 중국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비혼 여성은 600만 명에 달하며, 여성의 학력이 높아질수록 비혼을 선택하는 비율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실제로 비혼을 선호하지만 아이는 갖고 싶은 여성들 사이에서 미국과 유럽의 정자은행을 통해 아이를 낳는 사례도 늘고 있는데요. 세계 최대의 정자은행인 덴마크의 한 기업에서는 중국 고객들의 숫자 급격 증가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중국인 고객 맞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중국인 여성들이 해외 정자은행을 통해 체외수정을 시도하는 이유는 중국의 정책 제한 때문입니다. 중국은 오로지 불임 치료나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만 정자은행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죠. 때라서 중국 여성들은 해외 원정으로 체외수정을 시도하고 있으며 일각에선 중국의 원정 출산 서비스 시장이 2022년이면 15억 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중국 정자은행에서는 기증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습니다. 반면 해외 정자은행은 기증자의 신원부터 인종적 배경, 어릴 적 사진 등 자세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어 여성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히 중국인 여성들은 백인 남성의 정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 미국 정자은행 관계자는 밝은 피부와 쌍꺼풀 등이 중국에서 선호하는 외모인 탓에 혼혈아를 갖길 원하는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냉동난자도 허용되지 않아
해외로 원정 떠나는 중국 여성들

중국에서는 정부가 미혼 여성들의 난자 냉동도 금지하고 있어 일부 여성들이 해외 원정을 떠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남성은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의 정자를 냉동할 수 있으나 여성은 반드시 혼인 증명서를 지참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에 중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원하는 때 임신할 권리와 함께 ‘난자 냉동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은 “난자 냉동 금지는 여성의 출산권 침해”라면서 “남성들은 아무 조건 없이 정자를 냉동할 수 있는데 이건 엄연한 성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난자 암시장 활성화를 막는 차원에서 정부가 난자 냉동을 금지하고 있다 보니 배우자가 없는 미혼 여성들은 젊을 때 난자를 얼린 후 아이를 갖고 싶을 때 해동해 사용하기 위해 해외로 떠나고 있는 것이죠.

‘사유리보다 먼저’
비혼모 자처한 중국 여성 CEO

한편, 사유리보다 먼저 미국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자발적 비혼모가 된 중국 여성 CEO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광저우에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는 예하이양인데요. 그녀는 스물아홉 살이 되던 해 딱히 결혼을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출산할 나이는 됐다고 생각해 정자를 기증받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정자은행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아이를 임신하는 데 성공했죠.

현재 그녀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아이의 양육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에는 예하이양의 사례처럼 비혼모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빠 없이 자랄 아이의 미래를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하게 자리 잡은 탓에 이들에게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예하이양은 “내가 내린 선택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양육에 집중할 생각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