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우리나라의 고유의 문화를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 내 팽배한 중화사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중국인들은 소위 중화 문명이 세계의 중심이며, 그 문화적 역량이 어떠한 다른 문명보다도 우수하다고 믿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요. 극단적일 경우 다른 나라의 고유문화까지 자기 것이라고 우겨 문제가 되고 있죠.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런 경향이 옅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중국 곳곳에 중화사상의 영향이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사상의 영향으로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에 김치의 기원은 중국이라는 주장이 버젓이 올라와 논란이 되었는데요. 과연 어떤 내용일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김치는 중국의 문화유산”
황당한 주장에 비난 봇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가 최근 백과사전 페이지를 통해 김치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었습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3100년 전 상나라에서 소금을 이용해 매실 등을 절여 먹은 기록이 있었다”라며 김치는 중국의 유구한 문화유산 중 하나라고 서술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청나라 때 김치가 혼수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라며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이 밖에도 바이두는 “춘추시대 시집인 시경에 따르면 오이와 배추를 절여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과거 문헌에서 배추를 절여 발효해 먹었다고 서술돼 있다”라며 억지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포털 사이트가 이런 주장을 펼친 것에 누리꾼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는데요. 소식을 접한 한국 네티즌들도 “중국 너무 무섭다” “김치가 중국 거라니” 등 황당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판소리도 중국 것
국가 문화유산 등재까지

중국이 한국의 고유문화를 자기 것이라고 우긴 사례는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앞서 바이두는 판소리 역시 중국이 원조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판소리는 지린성과 랴오닝성을 중심으로 생겨난 것”이라며 “2011년 국가 문화유산에 등재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19세기 초에 판소리 악보가 만들어졌다. 20세기 중엽 조선족을 중심으로 공연예술로 만들어졌다”라는 서술도 덧붙였습니다. 또한 판소리의 대표적 인물로 김례호, 강신자 등을 꼽았는데요. 두 사람은 모두 조선족 출신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조선족은 56개 소수민족 중 하나로 한국인과는 구분되며, 중국 국적을 소지한 엄연한 중국인이죠.

“한복은 중국의 전통의상”
명나라 때 유래했다고 주장해

심지어 한복도 중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우겨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앞서 중국 게임 ‘샤이닝니키’에서 이용자들에게 한복 아이템을 제공했는데 이를 두고 중국 네티즌들의 불만이 폭주했습니다. 한복이 한국 전통의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게임사 측에 항의한 것인데요. 이에 회사 측은 “한복은 중국 전통의상”이라는 일부 네티즌의 주장을 지지하며 한국 서비스를 돌연 종료했습니다.

중국인들이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은 한복을 명나라 의상이나 중국 소수민족의 전통 의상으로 보는 시각 때문인데요. 심지어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한복은 중국 명나라 의상에서 유래했다”라는 관련 해시태그를 웨이보에 달아 퍼뜨리기도 했습니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조차 ‘조선의 의복과 문물은 모두 중국에서 유래했다’라는 조선시대 기록을 언급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죠.

‘문화 동북공정의 연장선?’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의 고유의 문화를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사례들이 문화 동북공정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동북공정이란 중국의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사업을 가리킵니다. 2006년 이후 동북공정은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여파는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는 모습이죠.

특히 이 동북공정은 중국 국경 내 모든 역사와 문화를 자기 것으로 보는 시각 때문에 당시 한국에서 큰 논란이 됐는데요. 과거 중국의 동북 지역을 지배했던 고구려와 발해의 문화까지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고 시도했기 때문이죠. 당시 중국은 이 연구 사업 때문에 태권도는 중국 무술 중 하나이며, 아리랑 등 농악도 중국이 원조라고 우겨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특히 시진핑 집권 이후 애국주의가 부각되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이러한 사상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죠.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과 체제의 우월성에서 나온 것이라 여기는 여기는 중화사상이 피어나고 있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올바른 역사 공부와 적극적 대응을 통해 우리의 고유문화를 지키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