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란 단순히 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여러 가지 현실과 직면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모든 것이 급격히 변화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갈등을 겪는 예비부부들이 많은데요. 특히 경제적 문제로 인해 갈등을 경험하는 이들이 많으며 심한 경우 파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과도한 결혼비용은 오랫동안 고질적인 사회문제로 존재해왔습니다. 특히 신랑이 신부 측에 주는 현금 예물인 ‘차이리’로 인해 말썽을 겪은 예비부부들이 많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결혼을 준비하는 중국 예비부부들의 갈등을 조장하는 차이리 문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치솟는 예물 부담에
갈등 겪는 예비부부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이 가장 먼저 직면하는 현실은 바로 경제적 문제입니다. 보통 예식 비용, 신혼집 비용 등의 분담 등 예상한 비용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높죠. 하지만 자금이 부족하다고 해서 모든 예비부부가 싸우는 것은 아닙니다. 갈등을 겪은 중국 예비부부들이 꼽은 최악의 경제적 문제는 바로 무리한 예물 및 결혼 비용을 요구하는 문화 때문입니다.

중국에선 오래전부터 신랑 한 쪽에게 예물 부담을 무리하게 강요하는 차이리 문화가 성행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오랜 결혼 풍습 중 하나로 신랑이 결혼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신부 측에게 주는 일종의 보상금인 셈인데요. 남초 현상이 심한 중국 농촌 지역일수록 차이리를 주고받는 풍습이 성행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죠.

차이리는 기본 10만 위안 이상의 현금에 집, 차까지 더해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지역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의 차이리는 20만 위안에 집 마련, 상하이는 15~20만 위안에 집, 차까지 마련해야 하는 수준으로 치솟았죠. 한 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역의 차이리 평균 금액은 13만 위안 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혼은 괴로워”
투신자살 사례 급증

이렇듯 거액의 예물 비용을 부담해야 하다 보니 중국 젊은이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데요. 젊은 예비부부들 가운데는 결혼 준비를 하다 투신자살을 했다는 소식도 종종 들려옵니다. 지난 2015년 중국에서 과도한 예물 부담에 파경을 맞은 20대 연인이 강에 투신자살한 소식이 알려져 충격을 주었는데요. 여자 쪽 부모의 과도한 예물 요구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신부 측 어머니가 20만 위안의 예물을 신랑 측에 요구했으나 남자 쪽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두 사람은 파경을 맞았고 이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죠. 지난 2017년에는 허난 성에서 부모가 아들의 신혼집과 10만 위안의 차이리를 마련하다 20만 위안의 빚을 지기도 했는데요. 과도한 차이리를 놓고 예비부부가 싸움을 벌이다 신랑이 신부를 때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었습니다.

1년 소득 이상의 금액 지출
결혼식 비용도 만만치 않아

중국에서는 결혼식 비용도 예물 못지않게 많이 발생됩니다. 신랑 신부의 고향이 서로 떨어져 있는 경우 결혼식을 두 번 올려야 하는 경우도 많죠. 한국에서는 이해가 안 가지만 땅이 워낙 넓은 중국이다 보니 하객들보다 신랑신부가 움직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선택인데요. 여기에 중국 결혼식 문화의 중요한 요소인 웨딩카퍼레이드에 추가로 많은 비용을 지출하기도 합니다.

지역별 결혼식 비용은 상하이가 14만 위안으로 가장 높았고 난징, 항저우, 베이징 등 도시가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 전역으로 놓고 볼 때 평균 6~7만 위안이 결혼식 비용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이는 1년 소득 이상의 금액을 결혼식 비용에 지출하게 되는 셈인데요. 비싼 결혼식 비용으로 결혼을 포기하거나, 신혼여행을 생략하는 중국 젊은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치솟는 예물 가격에
지방정부서 상한선 제시

이 같은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중국 일부 지방 정부에서는 결혼예물의 금액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중국 산둥성 이수이현은 차이리 비용을 1만 위안(168만 원) 이하로 제한하고 결혼식에서 웨딩카는 6대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결혼식을 검소하게 치르자는 취지로 제정된 정책이지만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졌습니다.

‘차이리 액수와 결혼생활의 행복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차이리 때문에 빚을 지고 결혼해야 한다’ 등 해당 정책이 겉치레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거란 긍정적 의견이 많았습니다. 반면, 여성 측에선 반발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는데요. 이들은 대체로 ‘인생에 한 번 있는 결혼식인 만큼 화려하게 치르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주장하며 지방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편, 중국에서 지방정부가 차이리 상한선을 제정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허난성 푸양시는 예물 상한선을 5~6만 위안 선으로 정하면서 이를 어길 시 경찰 조사를 받게 하겠다고 경고했죠. 중국 정부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스몰 웨딩 비율을 9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선 지방 정부의 지나친 사생활 개입으로 보고 이에 반발하고 있어 뚜렷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