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경찰’, ‘아수라’, ‘범죄 도시’ 등 최근 몇 년간 개봉한 작품들 중에서 유독 조선족들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정적인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며 이들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조선족 인구는 8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죠. 하지만 이들은 흔히 자신들을 부르는 ‘조선족’이는 호칭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최희진 기자

조선족이라고 부르면
싫어하는 이유

조선족은 중국 한족 외 55개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 대부분 일제강점기 시절 한반도에서 중국 각지로 이주해 정착한 한민족의 후손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넓게는 한국계 중국인 모두를 가리키며 중국 국적을 소지한 탓에 엄연한 중국인으로 분리되죠. 즉 엄밀히 말해 교포는 해외에 정착해 사는 한국 국적자를 뜻하기 때문에 외국 국적자인 중국 조선족은 재중교포가 아닌 재중동포에 속합니다.

이들이 조선족이라는 호칭에 거부감을 갖는 이유는 해당 단어가 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민족 후손은 재미동포로, 일본에 살고 있다면 재일동포로 부르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이들만 조선족이라는 특정 단어로 묘사한다는 지점에서 불쾌감을 느끼는 것이죠.

또한 영화나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 속에서 조선족의 이미지가 흔히 더럽고 위험한 존재로 묘사되는 탓도 있습니다. 흔히 미디어 속 조선족 조폭들은 경찰에게도 칼을 휘두르는 흉악범들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 등 조선족 괴담까지 떠도는 실정이죠. 실제로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 대림동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조선족’보다는 ‘중국동포’라는 단어로 불리기를 원했습니다.

조선족들이 밀집한
대림동은 어떤 동네일까

서울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구역은 대림동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림역 12번 출구부터 구로디지털단지역 4번 출구까지 이어지는 대림 2동은 가장 상권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대림동에 들어서면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려올 정도인데요. 한국인지 중국이 구분이 어려울 만큼 대부분의 가게는 중국어 간판을 달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림동에 중국인이 많아지기 시작한 것은 원조 차이나타운이라 불렸던 가리봉동이 2003년 재개발에 들어가면서부터입니다. 대림동은 임대료가 저렴한 편에 속했으며 중국인이 일하던 구로 공업단지와도 가까웠기 때문에 이곳으로 주거지를 옮기기 시작했죠. 실제로 2008년 대림동 등록 외국인 수는 2003년에 비해 5배 이상 많아졌으며 대림동 상권도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림동이 범죄 소굴?”
한숨만 느는 주민들

하지만 이들이 주로 밀집해 있는 대림동은 영화 속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화 속 조선족 조직폭력배들은 살인과 인신매매 등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죠. 당장 ‘신세계’, ‘범죄 도시’, ‘차이나타운’ 등 영화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대림동은 기피하는 동네로 손꼽히는 등 조선족에 대한 인식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일부 조선족들이 보이스 피싱,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등 범죄 행위를 일삼으며 대중의 인식을 나쁘게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과거 오원춘 사건과 박춘풍 사건이라는 강력 범죄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로 이런 인식은 더욱 굳어졌는데요. 조선족 관련 뉴스 기사 밑에는 8할 이상이 부정적인 댓글들로 도배되는 등 심각한 수준입니다.


‘조선족은 범죄자가 아니다’
단체로 시위 벌이기도

특히 특정 영화에서 조선족을 범죄자로 묘사하는 바람에 대림동에 대한 소문이 더욱 악화되자 중국 동포들은 “여긴 범죄 소굴이 아니다”라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내에서의 조선족의 범죄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혐오를 멈춰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의 인구 10만 명당 범죄자 검거 건수는 2220명으로 다른 국적의 외국인과 비교해도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죠.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때 대림동은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줄면서 경제적 피해도 입었습니다. 하지만 조선족들 중 불법체류자는 소수이며 대부분이 열심히 삶의 터전을 꾸려가고 있는 선량한 주민들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인데요. 해당 연구를 한 장현석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외국인에 대한 불필요한 차별을 양산하는 사회적 오해는 외국인 범죄 예방과 억제를 위해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