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치열하던데… 축구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유니폼을 교환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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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네이마르 화제
축구선수 유니폼 교환
상호 존중과 존경 표시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이 펼쳐진 경기 직후 라커룸 쪽으로 가는 입구에서 네이마르가 한국 대표팀 막내 이강인에게 유니폼 교환을 제안했다. 사실 이강인은 경기 종료 이후 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가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는듯한 모습으로 입구 쪽을 서성였다. 바로 이날 MOM으로 선정된 브라질 최고 스타 네이마르를 기다렸던 것.

이강인은 네이마르를 보고 인사를 건냈지만, 쉽사리 유니폼 교환을 요청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네이마르는 이를 눈치를 챈 것일까, 먼저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고 이강인은 이에 자신의 유니폼을 벗으며 윙크를 날리며 화제가 됐다. 네이마르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평가전 이후 손흥민과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교환 후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 유니폼 교환

이처럼 월드컵뿐만 아니라 축구를 보다 보면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끼리의 유니폼 교환은 종종 목격되는 장면이다. 90분간 적으로 맞섰다가 심판이 종료 휘슬을 불면 일부 선수들은 유니폼을 맞교환한다. 유명 선수의 경우 두 명 이상이 유니폼 교환을 원할 때도 있다.

축구 선수들은 구단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유니폼을 여유 있게 보급받아 보관하고 있고 유니폼이 상할 경우는 버리고 새것으로 교체해 입는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팀에게 유니폼을 줘도 다음 경기 때 입을 여유분이 있는 것인데 월드컵의 경우 선수들의 유니폼을 넉넉히 챙겨오기 때문에 경기 후 유니폼을 교환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유니폼 교환 유래
월드컵 첫 교환은?

FIFA 자료에 따르면 선수 간 유니폼 교환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31년이다. 프랑스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프랑스가 잉글랜드에 역사상 처음 승리를 거둔 뒤 프랑스 선수들이 감격한 나머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잉글랜드 선수들에게 유니폼 교환을 제의했다고 한다.

월드컵에서 처음 맞교환이 이뤄진 것은 1954년 스위스 대회 때부터였다. 1970 멕시코 월드컵에서 당대 최고의 선수였던 펠레와 잉글랜드의 바비 무어가 경기 뒤 유니폼을 교환하는 모습은 지금도 많이 회자된다.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티에리 앙리(프랑스)와 루이스 피구(포르투갈)의 유니폼 맞교환도 마찬가지다.

치열한 경기 후
유니폼 교환 이유

그렇다면 선수들은 치열하게 경기를 펼친 후 왜 서로의 유니폼을 교환할까? 미국 NBC는 선수 간 유니폼 교환은 “두 선수 간 상호 존중의 표시로, 경기장에서 힘든 전투를 치른 뒤 서로를 인정하는 방법으로 유니폼 교환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전에서 득점했던 미국의 매티스는 인터뷰에서 “(유니폼 교환은) 서로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면서 “90분 동안 서로를 죽일 듯이 차고 밀치면서 몸싸움을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면 그냥 축구 동료로 돌아간다”고 했다. 또한 영국 스포츠 교수는 “유니폼 교환 의식은 사회적 연대 강화, 우정 확인, 경제적 파트너십 지속과 같은 문화적 기능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말했다.

교환 꺼리는 대결
유니폼 경쟁 치열해

국가 간 경기에서 유니폼 교환을 꺼리는 곳도 있다. 미국과 멕시코의 A매치 경기는 유니폼을 교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1966년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었는데 한 선수가 아르헨티나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려 하자 잉글랜드 감독이 경기가 너무 거칠었던 탓에 이를 막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인터밀란의 자네티와 마테라치가 아스날의 앙리의 유니폼을 동시에 원했던 적도 있다. 두 팀은 서로 다른 리그에 있었기에 평소 유니폼 교환이 쉽지 않아서 빚어진 일이었다. 결국 자네티가 앙리의 유니폼을 손에 쥐었다. 한편,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하프타임 때 아스날 수비스 산토스가 맨유로 이적한 전 동료 반페르시의 유니폼을 받아 아스날 팬들의 엄청난 질타를 받은 적이 있다.

교환한 유니폼 보관법
중고로 판매하기도

그렇다면 교환한 타 선수의 유니폼을 선수들은 어떻게 보관할까? 대부분의 선수는 자신이 존경하거나 인상 깊었던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한다. 메시는 자신의 SNS에 그동안 받은 유니폼을 정리해둔 공간을 찍어 올린 적이 있다. 하지만 딴마음을 품은 선수들도 있었다. 유명 선수가 경기에 입었던 유니폼은 상당한 값을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관례적으로 유니폼을 교환하기도 하지만 ‘목적’을 갖고 특정 선수의 유니폼을 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보통 축구에서 좋은 의미를 갖는 유니폼 맞교환은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종종 이뤄진다. 여자 축구에서도 가끔 있기는 하지만 유니폼 교환을 꺼리는 곳도 있다. 개별 유니폼도 결국 협회나 구단 예산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유니폼 교환을 남발하다가 정작 자기가 경기에 입고 나갈 유니폼이 없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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