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올랐는데” 김형범 해설위원이 벤투 감독을 평가 절하한 이유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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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이끈 벤투 감독
김형범 벤투 폄하 논란
축구팬들 발끈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역사상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 신화를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이 고국 포르투갈로 돌아갔다. 4년 4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축구 대표팀을 이끌며 한국 축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벤투 감독은 성공적인 결과를 남기고 많은 국내 팬들의 박수갈채 속에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났다.

본래 벤투 감독은 다음 월드컵까지 이끌 의향이 있었으나 지난 9월 월드컵 최종예선 당시까지만 해도 일본에 0-3으로 대패하는 등 여론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축구협회 쪽에서도 4년이라는 시간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었다. 우선 월드컵을 지나 아시안컵까지 1년을 맡고 3년을 연장하는 방식을 제시했지만, 벤투 감독은 4년이라는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자 서로의 견해가 좁혀지지 못하면서 이번 월드컵까지만 대표팀을 이끌기로 결정했다.

불안했던 월드컵
실전에서 증명한 벤투호

2018년 8월, 벤투 감독이 선임 되면서 한국 축구에 이식하고자 했던 축구 철학은 ‘빌드업 축구’였다. 애당초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서 한국 축구는 늘 수비 위주의 역습 축구로 나서 왔지만 축구협회는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세계 축구와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길 원했고 벤투 감독의 철학과 맞아 떨어진 것.

그러나 벤투식 ‘빌드업 축구’는 칭찬과 박수보다는 한국 축구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실제로 강팀과의 평가전을 거치며 수비의 허점이 여실히 노출됐고 긴 시간 동안 갈고 닦은 후방 빌드업에서 실수가 잦아지면서 벤투 감독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월드컵 직전 경기에서도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많은 축구팬들은 월드컵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춘 모습이었다.

우려와 달랐던
벤투호의 경기력

그동안 고집스러운 선수 기용과 빌드업 축구만을 고집해오던 벤투 감독에게 이번 월드컵은 그야말로 최종 시험대였다.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벤투 감독이 극찬받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드디어 펼쳐진 우루과이와의 1차전 경기,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주도적인 경기를 펼치며 안정적인 빌드업과 더불어 적극적인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0-0으로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못 이긴 게 아쉬울 정도의 칭찬받을 경기력이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인 것. 이러한 경기력은 가나와 포르투갈전에도 이어졌다. 그동안 월드컵에 나선 한국 축구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경기력이 나왔고 결국 2010년에 이어 12년 만에 16강 진출까지 성공했다. 4년 동안 뒤돌아있던 벤투 감독에 대한 민심은 월드컵으로 인해 한순간에 뒤바뀌었고 월드컵 직후 ‘벤버지’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히딩크에 버금가는 찬양을 받았다.

김형범 해설위원
벤투 폄하 발언

많은 국민들의 사랑과 박수 속에 벤투 감독이 떠난 이후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김형범 축구 해설위원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축구 분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김형범은 월드컵 4강 경기 분석 막바지쯤 “위험한 얘기인데”라며 “(벤투 감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은) 벤투감독이 이 성적을 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벤투 감독이 성적이 안 좋았으면 벤투 감독에게 향하는 화살이 장난 아니었을 것”이라며 “월드컵 나가기 전부터 벼르고 있던 팬들이 많았다”라고 했다. 이어서 “(그랬던 팬들이) 다 돌변해서 ‘벤버지’라고 하고 있다”며 “인간적으로 벤투를 믿고 지지했던 분들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전에 그렇지 않았던 분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약간 냄비근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우리나라 카타르 월드컵 선수 구성을 두고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라며 ”벤투급과 국내 감독급을 봤을 때…감독이 누구라도 이 정도 축구를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벤투 감독이 업적을 이룬 건 맞지만 4년 동안 빌드업 축구를 만든 엄청난 업적? 난 사실 그렇게 안 본다”라고 전했다.

김병지 발언 이은
김형범의 평가절하

김형범의 이러한 벤투 감독을 향한 평가 절하는 사실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 분명 국내 축구 팬 대부분이 월드컵 직전까지만 해도 벤투 감독을 제대로 신뢰하지 못했고 비판하는 팬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자 한순간에 입장을 변경하며 벤투 감독을 찬양한 것은 맞는 부분이다.

그러나 과정이 어찌 됐든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기력과 결과로 증명했고 월드컵 16강이라는 위대한 업적도 달성한 것만으로 벤투 감독은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역대급 선수진을 데리고 갈고 닦은 ‘빌드업 축구’가 한국 축구에 정착하게 만든 장본인도 벤투 감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형범 위원의 발언은 논란의 소지가 되기 충분했다.

사실 김형범 위원 이전에 김병지 축구협회 부회장도 빌드업 축구에 대한 의문과 선수 기용 고집에 대해 꼬집으며 벤투 감독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한편, 김형범 위원의 발언을 접한 일부 축구 팬들은 “성과를 냈으면 인정해줄 건 해줘야 한다”, “좋은 멤버로 좋은 성적 내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다”, “‘빌드업 축구’ 개념을 심어준 게 벤투 감독인데 이걸 무시하다니”, “잘하는 선수들을 4년간 키운 것도 벤투 감독이다” 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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