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복싱 팬 루니
WBC 링 위에도 올라
파트너에게 KO당하기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 ‘웨인 루니’가 한 복싱 선수로부터 지명을 받아 이목이 집중됐다. 해당 복싱선수가 무패의 WBC 챔피언 타이슨 퓨리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더욱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이는 미국 매체 ‘ESPN’은 지난 13일 “퓨리가 현재 미국에서 D.C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고 있는 루니에 스파링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알려졌다.
퓨리는 최근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이틀 방어전에서 짐바브웨의 데릭 치소라를 10라운드 TKO 승으로 제압했는데, 이로써 그는 34세의 나이에도 WBC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하게 됐다. 그런 그가 왜 축구선수 출신인 루니에게 스파링을 요청한 것인지 알아보자.
15세까지 복싱과
축구를 병행한 루니
루니는 자타공인이 인정하는 ‘복싱광’이다. 15세까지 복싱과 축구를 병행하며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지는데, 실제 자신의 SNS에 마이크 타이슨, 레녹스 루이스, 아미르 칸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찍은 사진을 여러 차례 올리곤 했다.
그런 루니가 퓨리의 경기를 놓칠 일 없을 터. 퓨리와 치소라의 대결을 본 후 “퓨리는 복싱의 전설이다.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며 “해외에서 경기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나라가 아닌 타지에서 타이틀을 지켜낸 것은 물론 복싱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칭찬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퓨리 역시 “루니는 전설이다. 잉글랜드와 맨유에서 뛰던 루니를 보면서 자랐다”고 답했다. 이어 ”루니는 엄청난 복싱 팬이다. 언젠가 그와 스파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루니 듣고 있으며 연락해줘”라고 말해기도 했다.
반면에 과거 루니가 먼저 복싱 대결을 하고 싶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복싱 프로모터인 에디 헌이 한 인터뷰에서 ‘다른 유명인들도 복싱 매치에 참가하고 싶어 하냐’는 질문에 “많이 있다. 그중 웨인 루니도 있는데, 그는 자선 매치에 참가하길 원할 것이다”고 답했다.
또한 루니와 나눴던 이야기를 꺼냈는데, 에디 헌은 “예전에 루니가 리오 퍼디난드와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는 퍼디난드가 복싱 선수로 입문하기 전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루니와 맨유에서 함께 뛰었던 퍼디난드가 축구선수 은퇴 후 2017년 프로 복서로 전향하기 전 일화이다.
가족 모두 복싱에 열광
챔피언 벨트와 등장하기도
루니가 복싱에 깊은 애정을 가진 것은 가족의 영향이 크게 미친듯 보인다. 루니의 아버지 웨인 시니어는 아마추어 복서로 활동했는데, 삼촌은 물론 동생 그레이언 루니도 지역 복싱 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복싱 가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삼촌은 영국이 낳은 세계젹인 복서 ‘리키 해튼’과 함께 복싱을 한 것. 이러한 인연을 통해 루니는 EPL 정규리그가 끝난 뒤 미국으로 복싱 원정응원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 영국 매체 ‘로이터통신’은 “루니가 맨유 동료인 라이언 긱스, 웨스 브라운, 존 오셔 등과 함께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해튼의 세계 타이틀 1차 방어전 응원을 간다”고 전했다.
경기장을 찾은 루니는 경기 관람뿐 아니라 해튼을 위한 특별한 역할을 맡았는데, 해튼의 챔피언 벨트를 링까지 운반하는 역할을 한 것. 이와 관련해 해튼은 기자회견을 통해 “루니에게 경기 당일 챔피언 벨트를 링으로 가져다 달라고 요구했다”며 “다른 맨유 선수들은 원하지 않았지만, 루니는 매우 기뻐하며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루니를 제외한 다른 맨유 선수들이 챔피언 벨트 운반을 거절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다. 해튼이 맨유와 숙명의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의 열혈 팬이기 때문. 루니 역시 해튼의 부탁이 껄끄럽게 느껴졌을 수 있다. 게다가 세계적인 축구 스타 반열에 오른 그가 마다하지 않았던 것은 복싱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맨유 VS 토트넘 경기서
골 세리머니로 복싱 동작
2015년에는 스토크시티에서 활약하고 있던 필 브래즐리와 복싱을 하다 기절하는 영상이 공개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토트넘 훗스퍼와의 경기에서 복싱 동작 후 기절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여 축구 팬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기자회견에서 루니는 “더 이상 복싱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고 말해 축구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것.
이어 루니는 “아내가 말하길, 아들 카이가 학교에서 사람들을 웃기려고 내 복싱 세리머리를 따라하는 것을 봤다고 한다”며 “이제 내가 복싱 세리머니를 다시는 할 일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복싱을 사랑하는 것은 변함없으나, 내가 이런 이슈에 휘말리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