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원짜리까지’ 중국에선 크리스마스이브에 사과 주고받는 이유

흥겨운 캐럴과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 그리고 커다란 트리를 만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요. 올해는 코로나19로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예년 이맘때쯤이면 세계 여러 나라는 흥겨운 크리스마스 축제 분위기에 흠뻑 취해 있었습니다. 이는 중국도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크리스마스 당일이면 백화점이나 마트의 크리스마스 행사로 축제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곤 했습니다. 한편, 중국만이 갖고 있는 다른 나라와 다른 크리스마스 풍경도 존재하는데요. 과연 어떤 점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평안 기원하는 의미로
사과 주고받는 풍습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인들은 크리스마스에 맞춰 각종 이벤트나 모임을 준비하곤 합니다. 쇼핑몰이나 대형 백화점 입구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져 있죠. 중국에서 거의 유일한 열대 기후 지역인 하이난은 전국 각 지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데요. 이렇듯 크리스마스 당일의 풍경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점 없지만 크리스마스이브의 풍경은 조금 다릅니다.

중국인들은 크리스마스 바로 전날 저녁 즉,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를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데요. 중국에서는 이 성탄 전야를 ‘평화로운 밤’이란 의미에서 ‘핑안예(平安夜)’라고 부르며 서로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로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은 핑안예의 발음과 사과의 중국어 발음인 ‘핑궈’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겉면을 장식한 사과를 선물하는데요. 성탄 전야에 사과를 선물로 주고받는 것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중국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풍습입니다.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브에 사과를 주고받는 문화는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후 중국 내부의 풍습으로 정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70년대 말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전에 생산량 부족 등 이유로 먹기 힘들었던 사과를 선물하는 풍속이 생겨났다는 해석이 지배적인데요. 중국의 사과 생산량이 늘어난 것도 한몫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사과의 60% 가까이를 생산하는 최대 사과 생산국이기도 하죠.

700만 원짜리 사과 등장
아이폰 주고받는 풍습도

사과를 주고받는 독특한 풍습 덕분에 중국에서는 매해 성탄절 시즌을 맞이해 상점마다 평안이나 복을 비는 문구를 새겨 넣은 선물용 사과세트를 대량으로 쌓아두고 판매하곤 합니다. 매년 이맘때쯤 마트에 가면 예쁘게 포장된 사과나 선물 박스가 진열된 것을 볼 수 있죠. 심지어 중국 젊은 층 사이에서는 애플 로고에 사과가 그려져 있다는 이유로 아이폰을 선물로 주고받기도 합니다.


앞서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마트에는 700만 원짜리 사과 선물 세트가 등장해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화려하게 장식된 이 선물세트에는 각각 용, 호랑이, 매가 그려진 일본산 사과 3알과 정교한 미니어처 장식품이 함께 들어있었습니다. 고가의 사과 선물세트 등장에 중국 누리꾼들은 “이걸 사는 사람이 있을까”, “아이폰보다도 비싼 가격” 등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죠.

“산타는 중국 못 온다”
크리스마스 퇴출 운동 벌여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종교적인 의미를 가지고 크리스마스를 기리는 것은 탄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축제 분위기가 날로 퇴색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곳곳에서는 전통문화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크리스마스 축제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크리스마스에 종교행사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지면 제재를 받을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전통 중국 문화를 확산하는 행사가 기획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분위기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인근의 도시인 랑팡시는 지난해 공문을 통해 길거리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거나 공연 및 종교활동을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발견 즉시 신고하도록 당부했죠. 중국 다른 도시들도 크리스마스 당일 상점들과 노점상들이 크리스마스 양말이나 산타클로스 인형 등을 파는 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과까지 단속 대상,
중국인들 반발 커져

한편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제재에 중국인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장쑤성의 한 대학도 성탄절 행사를 금지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을 샀죠. 종교행사는 물론, 일반인들이 크리스마스에 거리에 모이는 것 자체를 금지한 것이 화근인데요. 백화점 및 상점에서 성탄 기념 세일을 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크리스마스 금지령’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게다가 단속 대상에 사과를 주고받는 풍습까지 포함됐다는 점에서 더욱 큰 반발을 사고 있는데요. 크리스마스와 딱히 연계된 기념물이 아님에도 사과가 단속물 대상에 올라왔기 때문이죠. 이는 엄연히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후 중국 내부의 풍습으로 정착된 것이지만 이마저도 크리스마스와 연계됐단 이유로 단속 대상에 오르자 대내외적인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