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족, 생쥐족’으로 불려… 중국 청년들의 경악스러운 주거실태

중국은 최근 몇십 년 사이 경제의 초고속 성장을 이뤄낸 나라입니다. 경제규모로는 이미 세계 2위의 대국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데요.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심에서 조금만 외곽으로 벗어나도 허름한 빈민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에서 빈부격차의 그림자를 엿볼 수 있죠. 실제로 중국 내의 많은 저소득층은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대도시인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화려한 외양과 다르게 빈부격차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도시로 손꼽힙니다. 이곳에서 화려한 삶을 영위하는 건 일부에 불과하죠. 대다수는 대도시의 사악한 물가와 집값을 충당하기 위해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오늘은 ‘생쥐족’과 ‘달팽이족’이란 단어까지 파생되고 있는 중국 청년들의 경악스러운 주거실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2~3평 지하방에서
생활하는 ‘생쥐족’

중국 대도시에는 작은 집에서 여러 가족이 거주하거나 방 한 칸을 칸막이로 나눠 여러 명이 생활하는 이른바 ‘달팽이족’이 많습니다. 공간을 최대한 자잘하게 나눠 비좁은 셋방을 다닥다닥 이어 놓은 거주 공간들인데요. 물론 이마저도 지불할 수 없다면 더 비좁은 곳으로 가야 합니다. 사악한 월세로 악명 높은 베이징에는 달팽이족뿐만 아니라 생쥐족이나 개미족으로 불리는 빈민층도 많은데요. 이들은 개미처럼 일하지만 대도시 아파트 지하의 좁은 공간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여 이런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거주하는 곳은 주로 2~3평에 불과한 좁은 지하 공간입니다. 한 몸 간신히 누일 수 있는 비좁은 집이지만 편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몸을 누일 수 있는 마지막 공간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화장실과 욕실은 공용으로 사용하며 난방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부지기수입니다. 침대 하나 간신히 들어가는 비좁은 방에 잡동사니와 옷들이 뒤엉켜있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숨이 막힐 지경이죠.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도시에서 생쥐족이 거주하는 지하방의 월세는 400위안 수준, 우리 돈 7만 원 정도입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은 대부분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일용직 노동자이거나 농민공들인데요. 월평균 소득 약 2,000~3,000위안에 불과한 농민공들에겐 지하방 외에는 달리 선택할 거주 공간이 없습니다. 고향인 허베이성에서 일자를 찾아 베이징으로 온 구야난 씨도 3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 월세로 7만 원을 지출하고 나면 빠듯하다고 밝혔죠.

대학 갓 졸업한 중국 청년
소득의 67% 월세로 지출

이 같은 문제가 나타난 데에는 중국의 낮은 최저임금 수준이 한몫했습니다. 중국 인력자원부가 작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별 최저 임금이 가장 낮은 지역은 우리 돈으로 26만 원밖에 되지 않았는데요. 특히 서비스직의 경우 노동량 대비 가장 적은 월급을 받는 업종으로 이들의 시급은 대부분 20위안 이하, 즉 한 시간에 3,500원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대도시 직장인의 경우 이보다는 높은 월급을 받으며 신입 초봉도 월 급여 4,000~5000원(68만 원~85만 원) 선에서 시작합니다. 작년 중국 취업사이트에서 발표한 도시별 평균 임금에 따르면 베이징은 10670위안(약 181만 원), 상하이는 10015위안(약 170만 원)의 평균 월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하지만 이마저도 중국 대도시의 사악한 월세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입니다.

취업의 기회가 가장 많은 베이징과 상하이만 놓고 봤을 때 두 도시의 평균 월세는 작년 기준 각각 1㎡당 94.2위안, 75.2위안이었습니다. 즉 일반적인 원룸 크기인 30㎡의 방의 한 달 렌트 비용은 베이징 2900위안(49만 원), 상하이가 2300위안(39만 원) 정도 드는 셈인데요. 월세로 반 이상의 월급이 나가다 보니 여러 명이 좁은 집에서 합숙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안전과 위생 문제를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로 대학을 갓 졸업한 베이징 거주자는 소득의 평균 67%를 월세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경제대국 이면에 숨은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

이러한 문제는 중국의 경제적 고속성장의 이면에 극심한 빈부 격차 문제가 존재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내의 많은 저소득층은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죠. 특히 연간 순 소득이 40만 원 이하인 중국의 빈곤층 인구가 무려 1억 2000여 만 명에 이르는 등 중국 경제발전의 명암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빈부 격차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2012년 9,899만 명이었던 빈곤인구 수를 약 600만 명 수준으로 줄였다고 발표했는데요. 중국 당국은 2000년대에 이르러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샤오캉’ 사회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사회 전역에 만연한 빈곤 문제는 여전히 뿌리 뽑기 힘든 사회문제 남아 있습니다.

각 지방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저 임금을 인상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도 강구하고 나섰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푸젠, 칭하이 등 지역은 최저 임금 기준을 높이고 월평균 임금을 8.4% 인상했죠. 하지만 속절없이 오르는 물가 수준에 중국 근로자들의 삶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데요. 당국이 시행 중인 일련의 조치로 중국 사회 내의 빈부격차가 해소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