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면서 가사 노동 ‘돈’으로 환산해달라 요구한 아내, 결국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며 결혼 결실을 맺었지만 성격차이 때문에 또는 불화 때문에 이혼을 택하는 부부들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과거에 비해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옅어지면서 이혼을 택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죠.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웃나라 중국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도 쌍방 책임이 아닌 한쪽의 과실로 인해 이혼하게 될 경우 책임자는 가정 파탄을 일으킨 사유로 인해 상대 배우자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합니다. 금전적인 손해배상의 방식이 바로 위자료죠. 최근 중국에서는 5년 동안의 가사 노동을 위자료로 청구한 사례가 보고돼 화제가 되었는데요. 과연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어땠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가사 노동 금전으로
환산해 줄 것 요구한 아내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결혼하면 아내가 양육과 집안일을 도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경우, 비교적 수입이 적은 사람이 가사 노동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주부의 가사 노동은 종종 평가절하당하기 일쑤였으며 이혼 시 위자료로도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인민법원이 남편에게 결혼 기간 동안 아내가 한 가사 노동에 대해 보상하라고 판결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해당 사건은 중국에서 이혼 시 가사 노동에 대한 보상금 지급을 인정한 역사상 첫 사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사연의 주인공인 두 부부는 2015년 혼인 신고를 하고 자녀 한 명을 나아 키우고 있었습니다. 이후 3년 뒤인 2018년 남편이 먼저 이혼을 신청했으나 아내는 부부의 감정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이혼에 동의하지 않았죠.

하지만 남편의 반복되는 이혼 요구에 아내는 이를 승낙함과 동시에 결혼 생활 동안 자신이 한 집안 일과 육아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는데요. 특히 남편은 결혼 생활 도중 집안 일과 육아에 대해 소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외도 정황까지 추가로 폭로되었죠. 이에 관할 법원은 남편에게 총 5만 위안의 가사 노동에 대한 보상금과 16만 위안 상당의 재산 분할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주부 노동 과소평가한 것”
네티즌들 비난 잇따라

또 법원은 남편이 양육에도 소홀했다는 점을 감안해 아내가 양육을 전담하도록 했으며 남편은 매달 2000위안을 지급하도록 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내의 가사 노동에 대한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한 누리꾼은 “베이징에서 1년 동안 유모를 고용하는 비용만 5만 위안 이상은 든다”라며 전업주부의 노동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죠.


무엇보다 이번 사례가 주부의 가사 노동을 금전적으로 보상하도록 판결한 첫 이혼 소송이었다는 점에 많은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한 누리꾼은 “이후의 이혼 판결에서도 5만 위안이라는 금액이 주부의 노동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우려를 제기했는데요. 일각에서는 가사 노동에 대한 사법적 정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이혼율 급증해

중국은 2002년을 기점으로 이혼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2018년 4분기 중국의 이혼신고 부부는 380만 쌍에 달했죠. 베이징은 48.3%에 해당하는 높은 이혼율을 기록했는데요. 이혼율이 빠르게 높아지는 데에는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집값 이외에도 확대되는 사회적 격차, 육아 비용 부담 등을 부부가 함께 견디지 못해 결국 헤어짐을 택한 것이죠.


이에 중국 정부에서는 최근 몇 년간 급증하는 이혼율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실시하고 나섰습니다. 2017년 일부 지방정부에선 3개월간의 이혼 숙려기간을 도입하기도 했죠. 젊은 부부가 충동적으로 이혼을 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냉정기’를 갖도록 한 것인데요. 실제로 냉정기를 도입한 상하이 장안구에서는 이혼 소송 67건 중 27건이 소송을 취하하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도 했죠. 2018년 장쑤성과 쓰촨성에서 도입한 ‘이혼 고시’라는 시험 제도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렇듯 중국은 몇 년 사이에 급등한 이혼율과 함께 하락하고 있는 혼인율의 영향으로 고민이 깊은 상황입니다. 고령화, 저출산 문제가 심화되고 있지만 젊은 세대에선 되려 비혼을 선언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죠. 특히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아 실업이 늘어나면서 위기를 겪게 된 부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외에도 외출에 제약이 생겨 집에 갇히며 사소한 문제로 시작되는 갈등이 이혼으로 번지는 사례도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