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만에 57층 건물 뚝딱’ 건축 과정 지켜보고 경악했다

중국은 건물의 숫자만큼 공사 속도도 빠르기로 유명합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한 조립식 건물이 늘어나면서 부실 공사 현장들이 속속 적발되고 있죠. 심지어 얼마 전에는 중국의 한 건축회사가 57층짜리 마천루급 건물을 19일 만에 완공시키며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는데요. 어떻게 이런 속도가 가능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최희진 기자

테트리스처럼 시멘트 블록
조립하는 모듈러 건설 인기

중국 건설 업계에서는 테트리스처럼 시멘트 블록을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뼈대를 만들어 놓고 현장에서 패널, 블록형 구조체 등을 테트리스식으로 조립하는 방식인데요. 현장 투입인력들은 재료들을 조립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확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는 공법이죠.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한 속도로 퍼지던 시기 중국 우한에 10일 만에 세워진 응급전문 병원 또한 이 같은 모듈러 공법으로 지어져 이목을 끌었습니다. 우한 내 각각 1000개, 1300개 병상 규모를 갖추고 있는 훠선산 병원과 레이선산 병원이 그 주인공인데요. 급증하는 우한 폐렴 환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난해 1월 23일과 26일 건설에 돌입해 열흘 만에 완공되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테트리스 공법 건축사

중국의 대표적인 테트리스 공법 회사로 ‘브로드 서스테이너블 빌딩’을 꼽을 수 있습니다. 브로드 그룹 산하이며 2009년 3월 설립된 이 회사는 중국 내에 6개의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죠. 진도 9의 강진에도 끄떡없고 낮은 건축 비용에 친환경 건축을 지향하는 회사는 일명 ‘속성 건축’으로 유명한데요. 15층짜리 호텔을 48시간 만에 완공시키는가 하면 30층짜리 건물을 15일 만에 뚝딱 지어 이목을 끌었습니다.

특히 지난 2015년 57층짜리 마천루급 건물을 19일 만에 완공시키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후난성 창사에 얼마 전 건설된 ‘스카이 시티’ 빌딩으로 주택과 오피스 등 총 800가구가 들어가 있는데요. 당초의 목표는 97층이었으나 20층을 올린 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어 1년간 건설 작업이 중단됐습니다.

이후 57층으로 건설 계획이 수정됐고 1년간의 공백 기간이 생기자 건설사는 서둘러 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속성 건축에 돌입했는데요. 57층짜리 건물을 완공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주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63빌딩 정도의 건물을 3주 만에 지은 셈인데요. 건설사는 콘크리트 건조 과정이 필요 없는 조립식 공법으로 공사 기간을 단축했으며 단기간에 완공했지만 건물의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안전성 문제없다는
건설사 입장, 사실일까

해당 건설사는 콘크리트 건조 과정이 필요 없는 조립식 공법을 사용해 건물을 지었으며 규모 9의 강진도 견딜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중국 전역에 속성 건축에 관한 부실 공사 현장이 속속 적발되면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건설사의 입장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는데요.

건축물의 중량은 기초 지반에 변형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로 계속해서 짓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공사 기간의 단축을 위해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는 사례가 증가하며 관련 사고도 잇따랐는데요. 콘크리트와 철근 대신 양철통이나 스티로폼, 목재, 심지어 골판지 등으로 빌딩 벽을 채우는 두부 공정 사례도 보고되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초고층 규모의 건물에는
모듈러 공법 사용 신중해야

아직까지 ‘브로드 서스테이너블 빌딩’ 건설사에서 속성 건축한 건물 중 부실 공사 사례가 적발되거나 건물이 붕괴되는 등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곳곳에서 테트리스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 붕괴 사례가 접수되었는데요. 지난 2015년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쭌이시에서는 9층짜리 아파트의 절반이 쪼개져 무너져 내린 사고가 대표적입니다. 애당초 부실하게 공사한 아파트인 데다 층과 층 사이가 조립식 패널로 만들어져 안전에 취약했던 것으로 전해졌죠.

경제 성장에 힘입어 건축물이 우후죽순 세워지고 있지만 대다수가 무분별하게 지어지거나 부실 공사임이 드러나며 정부 차원에서 철거를 명령하고 있는데요. 철근 대신 대나무를 사용하거나 철근 자체도 매우 가늘어 기준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등 이유로 철거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광둥성의 한 20층짜리 아파트가 건축 도중 철거된 일도 있었는데요. 불법으로 건물을 짓다가 건설 노동자 8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표적 모듈러 건축 업체인 ‘브로드 서스테이너블 빌딩’은 감독 관리를 철저히 해 규모 9의 강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는데요. 모듈러 공법의 선두주자인 영국, 미국 등도 32층 이상의 건물에 해당 공법을 사용한 사례가 없는 만큼, 초고층 규모의 건물에는 모듈러 공법의 사용을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