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한국 화장품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중국은 명실상부한 구매력 최강의 국가로 떠올랐습니다. 백만 달러 이상의 투자자산을 보유한 부유층만 100만 명 이상이라니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들도 중국 눈치를 보죠. 앞서 돌체 앤 가바나는 중국인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를 만들었다가 중화권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자 바로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높은 구매력과 영향력을 자랑하는 중국 부호들이 샤넬이나 프라다 못지않게 선호하는 한국 브랜드가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브랜드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한방 화장품의 선두주자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한국 브랜드는 바로 아모레 퍼시픽의 설화수입니다. 설화수의 모태는 1966년 출시된 ‘ABC 인삼 크림’입니다. 그 후로 여러 번 성분 강화 및 제품 디자인 리뉴얼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죠. 눈 설, 꽃 화, 빼어날 수 자를 쓰는 설화수는 혹독한 겨울 추위에도 기어코 꽃을 피워 내고야 마는 매화의 아름다움을 브랜드의 지향점으로 설정했습니다.

꽃에 비유한 우아한 브랜드 이미지 설정, 한방재료로 이루어진 좋은 성분, 그리고 백화점 위주의 프리미엄 마케팅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설화수는 전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명실공히 국내 한방 화장품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습니다. 한편, 설화수는 중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톱스타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럭셔리한 이미지를 한층 더했죠.

중국 부유층 여성들
타겟팅에 성공한 비결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설화수는 2004년 홍콩을 시작으로 중화권에 진출합니다. 한방 성분의 장점과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중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는데요. 특히 중국인들은 전통적인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서양 브랜드를 모방하지 않고 한방 성분으로 승부를 건 것에 큰 신뢰를 보였습니다. 부유층 여성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설화수는 70%가 넘는 재구매율을 자랑하며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죠.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윤조 에센스와 보습크림으로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0년 G20 정상 회의 기간 중에는 설화수 제품에 청와대 마크를 찍어 각국 영부인용 선물로 증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 나라의 대통령의 영부인이 사용할 정도로 훌륭한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파급력은 더욱 우세해집니다.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한때 면세점에서 설화수 제품을 대량 구매해 중국 현지에서 정가 이상으로 판매하는 ‘보따리장수’ 문제까지 불거졌는데요. 이에 설화수에서는 1인이 면세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을 한정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중국뿐만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설화수를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북한 주민들도 앞다퉈 설화수를 찾아 쓴다고 하는데요. 중국을 통해 장마당으로 퍼져나간 제품을 주로 구매한다고 합니다.

높아진 인기 탓에…
짝퉁 브랜드까지 등장

중국에서 어떤 제품이 인기를 얻게 되면 반드시 꼬리표처럼 따라오는 문제가 있으니 바로 짝퉁입니다. 중국에서 설화수의 다소 높은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되자 중국의 상하이웨이얼야라는 업체는 ‘설련수’라는 누가 봐도 설화수를 따라 한 브랜드를 내놓기에 이르는데요.

이에 아모레 퍼시픽은 설화수의 중문명, 영문명 모두 비슷한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한 해당 업체를 상대로 상하이시의 한 인민 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상하이웨이얼야가 아모레 퍼시픽에 손해배상 50만 위안과 합의금 4만 7천 위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상하이웨이얼야는 브랜드명이 설련수인 것은 눈연꽃 추출물을 함유했기 때문이며 설화수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가격도 포장지도 다르기 때문에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법원은 브랜드명이 중간에 한 글자만 다른 데다 포장지도 유사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아모레 퍼시픽의 손을 들어 주었죠.

사드 이후로 잠시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수출이 주춤하는듯했지만 이제는 서서히 그 타격을 회복하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중국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톱배우 안젤라베이비를 중화권 모델로 발탁하며 매출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데요. 인삼을 시작으로 글로벌 한방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한 설화수가 올해에는 중국에서 어떤 신기록을 세울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