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제시해도 못사’ 집값보다 비싸다는 중국의 주차장 가격

우리나라는 공동주택 입주 시 대부분 아파트에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입주민이라면 자동차 1대까지는 무료로 주차를 할 수 있죠. 2016년 세대 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1대를 넘어서며 신축 아파트는 고급 커뮤니티 시설과 더불어 기존 아파트와 다른 주차장을 내세우며 주목받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와 달리 중국에서는 주택과 주차장 시설물을 별개로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아파트 집값에 주차장이 포함돼 있지 않다 보니 주차장을 이용하려면 따로 구매하거나 주차장을 소유한 개인이나 회사로부터 임대해야 하죠. 최근 중국은 주차장 가격 급상승으로 주차 대란까지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아파트와 주차장은 별도
주차 공간 따로 구매해야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아파트 가격에 주차장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차를 원할 시에는 따로 돈을 지불하고 주차 공간을 사야 하는데요. 나만의 전용 주차 공간이 생긴다는 점은 좋을 수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지난 2018년 베이징 아파트 주차장의 평균 매매가격은 22.95만 위안, 우리 돈으로 3천9백만 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죠.

게다가 중국에서는 일부 투자자들이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 목적으로 주차장을 사들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차장을 임대해 얻는 수익이 꽤 짭짤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9년 낙찰된 베이징의 한 고급 아파트 주차장 한 면은 무려 138만 위안(한화 약 2억 3천만 원)이었는데요. 138만 위안이면 중국 1선 도시에서 집 한 채, 2선 도시에서는 무려 두 채를 사는 것도 가능한 금액이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시세 차익 노린 투기
주차장 가격 폭등 주범

일부 투자자들이 주차장을 무분별하게 사들이는 바람에 일반 입주민들은 살 주차장이 없는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 등 자동차가 많은 도시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그만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죠. 중국에서 주차장이 일반 빌딩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중국 대도시의 모든 주차장이 비싼 건 아닙니다. 하지만 주차장 가격이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은 기정사실이 되었습니다. 중국의 한 부동산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주차장 평균 가격은 2015년 21.61만 위안에서 불과 1년 만에 22.95만 위안으로 오른 것으로 알려졌죠. 베이징 도심의 평균 주차장 가격은 50만 위안이며 이마저도 주인들이 주차장을 팔지 않아서 살 수 없는 입주민들이 수두룩합니다.

자동차 가운데 약 70%
불법 주차 사실 드러나

반면 자동차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주차난으로 골치를 겪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6월 통계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 등록된 차량 대수는 3억 1300만 대였습니다. 58개의 도시에서 약 100만 대 이상의 차가 운행되고 있는 셈이죠. 수도인 베이징을 예로 들면 548만 대의 차량이 등록되어 있는데요. 289대 차량 수용이 가능한 주차장은 정작 6,674곳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2018년 8월 기준 중국 전역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는 총 1억 5900만 대에 달했으며 이들 중 주차장을 소유한 자동차 차주의 수는 5300만 명에 불과했는데요. 운행 중인 자동차 가운데 약 70%는 불법 주차를 해오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에서는 신축 건물 건축 시 법규상 주차장 건립을 필수로 강제하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관련 법규가 제정되어 있지 않아 주차장 비중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죠.

입체 주차장까지 등장
주차난에 대한 조치는

일부 중국 지역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축 건물 구입 시 주차장을 무료로 지원하는 새로운 형식의 분양 형태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에서 나서 주차장 건설 확대 계획을 밝히기도 했죠. 무엇보다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기계식 주차 시설이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2016년 베이징에는 소규모 공간에 최대 16대를 주차할 수 있는 수직 순환식 입체주차장이 세워져 이목을 끌었습니다.

2010년 이후 중국 기계식 주차설비 시장은 연평균 20%를 넘는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중국 충칭에는 전체 면적 9802.82㎡에 높이 48.7m에 이르는 스마트 입체 주차장이 만들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죠. 정부는 이 같은 스마트 입체 주차장을 인근 2선 도시에 확대 보급할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를 통해 향후 매년 평균 약 5000억 위안(약 85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는 동시에 주차 대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에서 주차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중국 내 주차장 문제는 심각한 편입니다. 일부 부동산 업자들이 주차장을 비싼 가격에 끼워팔거나 갑작스레 주차 가격을 올리고 있는 탓인데요. 고가의 주차장을 구입하지 못한 상당수 차주가 여전히 불법 형태로 주정차를 반복하고 있는 만큼, 중국 정부의 주차 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절실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