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에 1300만원 호텔’ 올리던 인기 채널이 돌연 폐쇄된 이유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의 데일리 액티브 유저는 4억 명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음악에 맞춰 댄스 영상을 올리는 게 주 콘텐츠인 한국과 달리 중국판 틱톡에는 유머, 공포, 모험 등 다양한 카테고리들이 넘쳐나죠. 특히 얼마 전 ‘과소비’ 관련 동영상이 올라오며 더우인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과소비 채널들이 최근 속속 영상을 삭제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과연 무슨 이유 때문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1박에 1300만 원’ 호텔

체험기 업로드하며 인기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1인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개인의 일상이나 취미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는 방송들 가운데 최근 중국 더우인에서 인기를 끈 동영상이 바로 ‘재력 과시’ 콘텐츠인데요. 서민들의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해당 영상들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주며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과소비 영상을 주로 업로드하는 채널들은 ‘1박에 1300만 원짜리 호텔 스위트룸에서 자보기’, ‘출산 후 관리로 3억 원 쓰기’ 등 주제의 영상을 경쟁적으로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관련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널인 ‘빅로고(大LOGO)’는 앞서 중국 휴양지인 하이난성 싼야시의 한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한 끼에 4000위안(약 68만 원) 어치를 주문하는 동영상을 웨이보에 올려 폭발적인 조회 수를 올리기도 했죠.

‘상대적 박탈감 자극’
중국 정부 공개적 비난

왕홍들이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영상을 업로드하는 이유는 폭발적인 조회 수를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회 수가 올라가면 그만큼 광고 등으로 수입이 늘어나고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다시 과소비 동영상을 제작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채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관련 동영상들이 속속 삭제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일부 중국 왕홍들이 과도한 소비 동영상을 웨이보 등에 올려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에 인기 채널인 ‘빅로고(大LOGO)’를 비롯한 여러 채널들이 관련 동영상들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왕홍들이 조회 수 올리기에 치중한 나머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발표했죠.

중국 경제발전의 명암
심각한 빈부격차 수준

실제로 중국은 국민 10만 명 당 1명이 ‘슈퍼리치’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매해 신흥 부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가 발표한 ‘2017년 재산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는 1만 4310명으로 전체 인구 기준 10만 명 당 1명이 슈퍼리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질적인 증가 추세를 보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가 많은 국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죠.

경제규모로는 이미 세계 2위의 대국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여러 문제들이 산재해 있는데요. 특히 중국 대도시인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화려한 외양과 다르게 빈부격차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도시로 손꼽힙니다. 이곳에서 화려한 삶을 영위하는 건 일부에 불과하죠. 실제로 중국 내의 많은 저소득층은 극심한 빈곤을 겪고 있는데요. 연간 순 소득이 40만 원 이하인 중국의 빈곤층 인구가 무려 1억 2000여 만 명에 이르는 등 중국 경제발전의 명암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당국은 빈부 격차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해 2012년 9,899만 명이었던 빈곤인구 수를 약 600만 명 수준으로 줄였다고 발표했는데요. 각 지방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저 임금을 인상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도 강구하고 나섰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푸젠, 칭하이 등 지역은 최저 임금 기준을 높이고 월평균 임금을 8.4% 인상했죠. 하지만 속절없이 오르는 물가 수준과 중국 사회 전역에 만연한 빈곤 문제는 여전히 뿌리 뽑기 힘든 사회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 부추기는
영상 콘텐츠 속속 삭제돼

특히 최근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직업군이 속속 등장하면서 빈부격차가 더욱 고착화돼 중국 사회 전반을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중국 내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에 대한 사회 폭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어 나왔죠. 이에 시진핑 국가 주석은 드디어 칼을 빼들기 시작했고 재벌 2세들이 출연해 돈 자랑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과소비 콘텐츠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왕홍들이 관련 동영상을 일제히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재력을 과시하는 영상 콘텐츠를 주로 업로드했던 채널 ‘빅로고(大LOGO)’도 얼마 전 웨이보에 “이성적으로 소비하고 건강한 소비 계획을 세우자”라는 글을 게시하는 등 중국 정부의 뜻에 동참하는 태도를 취했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의 이러한 강제적 조치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네티즌은 “재벌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 뭐가 나쁜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죠. 또 다른 네티즌은 “빈부 격차는 왕홍 때문에 생긴 게 아니며 정부는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지 과소비 동영상을 단속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당국의 과도한 개입을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