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워런 버핏과 식사 한 끼에 6억 냈던 중국 기업인의 현재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치 투자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런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권은 매년 수십억 원 대에 거래될 정도로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더해지며 낙찰가격이 치솟고 있죠. 버핏과의 점심 식사를 희망하는 중국 기업가들의 수요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경매를 통해 워런 버핏과 점심 식사를 함께 했던 중국 기업가들의 근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수십억 원에 거래되는
워런 버핏과의 식사권

주식의 신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는 매년 경매를 통해 수십억 원에 거래되는 고가의 ‘상품’입니다. 식사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 만으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버핏은 2000년부터 매년 자신과 점심 식사를 하면서 질문을 할 수 있는 이벤트 참가권을 경매에 붙여왔죠. 낙찰자는 뉴욕 맨해튼의 식당에서 그와 함께 식사를 하며 향후 투자처 등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점심 식사에 동행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7명.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는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더해지며 낙찰가격이 치솟았는데요. 지난 2019년 기준 행사의 가격은 400만 달러(약 47억 원)를 넘어섰으며 20회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3,420만 달러가 모금되어 샌프란시스코 빈민 구제 단체 글라이드 재단에 전액 전달되었습니다.

식사권 경매에 낙찰된
최초의 중국인 기업가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이 경매를 통해 버핏과 식사한 사람 중 아시아인은 총 5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3명은 중국인이며 최초의 인물은 2006년 경매에 참가한 부부가오(步步高) 그룹 돤융핑(段永平) 회장이었는데요. 당시 그는 61만 100달러에 낙찰되어 중국인으로는 처음 워런 버핏과 점심 식사를 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돤융핑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전자 회사 부부가오를 설립한 중국 유명 기업가입니다. 주식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왕이(网易)에 투자해 50배가 넘는 수익을 얻는 등 버핏의 가치투자이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그와의 점심 식사 경매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죠. 버핏과의 식사 후에도 오포, 비보 등 중국의 유명 스마트폰 브랜드에 공동 창업주로 참여하며 성공신화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그가 공동 창업자로 키운 오포와 비보 모두 2017년을 기준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이뤘습니다. 같은 해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오포와 비보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1억 4700만 대를 팔아 화웨이(7660만 대), 애플(4490만 대), 샤오미(4150만 대)를 크게 따돌렸습니다. 한편, 언론 노출을 상당히 꺼려 ‘은둔하는 백만장자’로 불리는 돤융핑 회장은 현재 미국으로 이민한 후 투자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버핏과 식사했으나…
사업 난항 겪은 기업가

워런 버핏과 식사 자리를 가진 모든 기업가들이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닙니다. 2008년 경매에 참가한 중국 사모펀드 대부 자오단양(赵丹阳)이 대표적인데요. 그는 211만 100달러를 투자하여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에 응했습니다. 당시 낙찰가 최고가를 경신하며 많은 화제가 되었으나 이후 사업이 난항을 겪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죠.

텐션오락(天神娱乐)의 전 오너인 주예(朱晔)도 2015년 워런 버핏과의 식사권 경매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은 인물입니다.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전문 투자가인 주예는 2015년 234만 5678달러에 ‘버핏과의 점심’ 식사권을 낙찰받았는데요.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계속 진행했지만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했고 실적도 하락세를 거듭했습니다. 급기야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2018년 증권법 위반으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현재는 모든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사 자리에 동석했던
중국 부호 3위의 인물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2006년 돤융핑의 식사 자리에 동석한 7명 중 한 명이 현재 젊은 중국 부호로 유명한 기업가 중 한 명이라는 점입니다. 그는 바로 창업 6년 만에 고객 수 기준으로 알리바바를 제치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핀둬둬’의 창업주 황정(黄峥)인데요. 당시 돤융핑과 워런 버핏의 식사 자리에 함께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되었죠.

지난해 핀둬둬의 매출액은 595억 위안(약 10조 12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으며 연간 활성 이용자 수는 7억 8840만 명으로 알리바바를 제치고 중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황정 회장의 자산규모는 527억 달러로 텐센트의 마화텅, 알리바바의 마윈에 이은 중국 부호 3위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돤융핑은 핀둬둬 탄생 후에도 멘토로서 황정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