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난다’ 중국판 베벌리 힐스라 불리는 부촌의 실제 모습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남부의 고급 주거 도시 베벌리 힐스는 많은 이들에게 ‘부촌’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부호들의 저택이 많기로도 유명한 동네이기 때문인데요. 신흥 부자들이 대거 탄생하고 있는 중국에도 부촌들이 많이 생겨나는 추세입니다. 과연 ‘중국판 베벌리 힐스’라고 불리는 동네의 실제 모습은 어떨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중국 재벌들이
거주하는 동네

경제적 초고 성장을 이룩한 중국에서는 매해 신흥 부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2017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는 1만 4310명으로 전체 인구 기준 10만 명 당 1명이 슈퍼리치인 것으로 나타났죠. 실질적인 증가 추세를 보면 앞으로 10년 뒤 중국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초고액 순자산 보유자가 많은 국가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압구정이나 논현동, 한남동처럼 중국도 부자들이 모여사는 부촌이 있기 마련인데요. 베이징이나 상하이, 선전, 난징 등 대도시에는 연예인이나 사업가 등 재벌들이 밀집 거주하는 부자 동네들이 있습니다. 이곳들은 모두 주거환경과 교통망이 탁월한 데다 각종 편의, 문화 시설이 완비되면서 더욱 많은 신흥 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죠.

베이징, 상하이의
유명 부촌 실 모습

야윈춘, 팡좡, 왕푸징 등 베이징의 여러 부촌들 중에서도 차오양구는 주로 글로벌 기업의 고급 관리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유명합니다. 궈마오를 중심으로 대사관을 둘러싸고 있는 이 지역은 글로벌 기업의 본사 유치와 사무공간 제공을 위한 상업 지구로 개발되면서 부자들이 모여사는 장소가 됐는데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이곳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죠.

상하이 구베이도 대표적인 부유층 집단 거주 지역 중 하나입니다. 상하이 최초의 고급 주택단지로 홍콩과 대만 자본이 이곳에 아파트를 짓기 시작하면서 개발이 이뤄졌는데요. 홍차오 국제공항과도 가까워 초기에는 다국적 기업의 대표와 임원들이 주로 거주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구베이의 상업적 잠재력을 파악한 중국의 건설사들이 이곳에 대규모 호화주택을 지으면서 구베이는 중국에서 가장 국제적인 부촌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푸둥 루자쭈이 지역도 상하이 사람들이 공인하는 부촌 중 하나입니다. 1990년대 중, 후반기 코카콜라, 지멘스 등 다국적 기업들이 푸둥에 둥지를 틀면서 황푸 강변의 루자쭈이도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졌는데요. 중국 언론 차이푸에 따르면 세계 500대 기업 중 26개 기업의 총재와 고위급 임원들이 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중국 1위 부촌
장쑤성 화시촌

한편, 중국 부촌 하면 장쑤성에 위치한 화시촌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중국 최고 부자 마을로 통하는 화시촌은 경제 규모만 17조 원에 달하는 등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절묘하게 결합해 부를 끌어들인 마을로 유명해졌는데요. ‘사회주의 신농촌’의 성공 모델로 꼽히며 중국 전역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거듭났습니다. 이곳에 줄지어 선 줄지어 선 유럽식 저택들은 모두 마을에서 주민들에게 무료로 분배해 준 것으로 세계 언론의 관심을 모았죠.

이곳 저택들은 400㎡~600㎡의 큰 규모를 자랑하며 주차장엔 고급차들이 즐비해있습니다. 주민들의 평균 연간 소득은 20만 위안(약 3491만 원)에 이르는 등 중국인 평균의 10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화시촌이 이 같은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건 개혁 개방의 기점인 1978년 마을 주민 1천여 명이 전 재산을 한데 모아 마을 공동 기업인 화시 그룹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연 매출 9조 원을 훌쩍 넘기면서 주민들은 기여도와 능력에 맞춰 배당과 인센티브를 지급받는 등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결합된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죠.

파산 위기에 놓인
중국 최고 부촌 근황

이렇듯 중국 최고 부자 마을로 부러움을 샀던 화시촌은 최근 뜻밖의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화시촌 주민들이 공동 운영하는 화시 그룹의 주력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가운데 이웃 마을을 편입시켜 부동산 개발에 의존하다 보니 부채가 계속해서 불어난 것인데요. 30억 위안을 들여 쏟아부은 화시촌의 랜드마크 룽시궈지호텔도 몇 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죠.

화시 그룹의 부채는 2016년 300억 위안을 넘은 뒤 현재 500억 위안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에 지난 2월 화시촌에는 새벽부터 마을 주민 수백 명이 투자한 주식의 배당금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연출되었는데요. 화시촌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게다가 모든 주민들이 화시 그룹 주식을 공동 소유하다 보니 개인의 부채도 집체의 부채로 이전돼 경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수익의 20%를 주민들에게 나눠 주면서 제대로 된 재정 관리가 이뤄지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는데요. 일각에서는 화시촌의 파산 위기가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일례로, 중국의 주택 가격 거품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