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방송하더니… 살인사건 소문난 집이 5억에 팔렸습니다”

현재 중국 소비시장에서 ‘왕홍’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은 연예인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더우인, 웨이보 등 주요 SNS를 통해 마케팅을 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내죠. 제품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매개체 작용을 톡톡히 하는 덕에 ‘왕홍경제’라는 용어까지 생겨났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더우인, 콰이서우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인지도를 쌓은 후 신뢰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판매할 제품을 소개하곤 합니다. 이렇듯 왕홍 파워가 막강한 중국에서는 얼마 전 흉가로 소문난 한 주택이 라이브 방송 1회 만에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 화제가 되었는데요. 과연 무슨 일일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구매자 나타나지 않자
라이브 방송 통해 홍보

지난해 12월 알리바바 산하의 알리 경매 사이트에 ‘흉가 체험’ 라이브 방송인 모집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고 소문난 흉가에서 24시간을 보내면서 성공적으로 라이브 방송을 마치면 1분에 1위안(170원)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해당 흉가는 내부 인테리어와 가구, 각종 가전제품까지 갖춰진 풀 옵션의 고급 아파트였습니다. 하지만 2년 전 해당 아파트에서 불미스러운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좀처럼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왕홍 파워를 이용한 라이브 방송은 해당 주택을 판매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수단인 셈이었죠.

흉가 체험 라이브 방송의 모집 요건은 흉가에서 24시간을 보내면서 라이브 방송으로 주택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과학을 믿고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신론자라는 조건도 추가됐죠. 24시간 동안 흉가 체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1440위안의 일당을 가져갈 수 있다는 조건에 많은 지원자가 몰리며 백여 명이 응모했습니다.

사망사고 발생한 흉가
모두가 기피하는 대상

중국에서도 자살이나 살인, 사고사 등 사망사고가 발생한 흉가는 모두가 기피하는 대상입니다. ‘귀신의 집’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매물은 인근의 일반 다른 아파트나 주택에 비해 약 20~30% 저렴한 시세에 매입할 수 있는데요. 이는 중국인들에게 흉가 매입이 부정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흉가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풍수지리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난 2010년 홍콩의 한 부동산 임대업자는 9평짜리 아파트를 당시 시세보다 30%나 싼 1억 4천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전에 살던 세입자 중 두 명이나 자살한 사실이 주변에 알려졌기 때문이죠. 최근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위치한 17평 아파트도 같은 층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이유로 시세에서 22.6% 할인된 가격인 890만 홍콩 달러 정도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흉가 팔려 나가 화제

이렇듯 인근 주택 시세보다 최소 20% 정도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한 흉가가 라이브 방송이 진행된 다음 날 283만 위안(약 4억 9000만 원)에 팔려나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당초의 감정가 205만 위안(3억 6000만 원)보다 오히려 1억 3000만 원 높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죠. 이는 중국 경제에서 왕홍이나 라이브 방송의 파워가 얼마나 큰지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라이브 방송 모집 공고도 이튿날 집이 팔린 뒤 곧바로 알리 경매 사이트에서 사라졌습니다. 중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58 안쥐커’의 관계자는 “아무도 구매하지 않아 방치된 주택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 거래까지 성사시켰다”라며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를 설명했죠.

해당 성공 사례가 알려지자 이와 비슷한 흉가 체험 라이브 방송이 중국 동영상 플랫폼에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중국 부동산 전문가는 “주택은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모은 돈으로 구매하는 만큼 매매 과정이 오락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는데요. 생방송에서 ‘흉가’라는 민감한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등 부동산 관련 부서의 제재를 받을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