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못 가자 ‘직항기’까지 띄워 명품 싹쓸이 중인 모습

중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각별하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이들은 자국 면세점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데요. 중국인 소비자들의 못 말리는 명품 사랑 때문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스가 화물 직항편까지 운영해 명품을 공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과연 무슨 일일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최희진 기자

면세품 가득 채운
화물 직항편 운행

중국 내 명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경제력 상승과 함께 성장한 신흥 부호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해외 명품에 대한 구매력과 인식이 갖춰졌기 때문인데요. 부호뿐만 아니라 중산층들도 명품 소비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 패턴 또한 달라지고 있습니다. 명품 구매가 더 이상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닌 필수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죠.

명품 소비가 계속해서 증가하자 올해 4월부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가 급기야 싱가포르발 하이난행 화물 직항편을 운행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7번 운항하는 이 화물기에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포함한 면세점용 명품으로 빼곡히 실리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해외 럭셔리 핸드백과 시계 등 명품을 중국으로 빠르게 공수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명품 업계에선 중국 본토에 1100억 달러 이상의 잠재 사치품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해외 쇼핑이 여의치 않아 사실상 돈이 묶여 있는 셈인데요. 차이냐오의 화물 직항편 운항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 제품을 발 빠르게 공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죠. 이로써 명품 사랑이 강한 중국 소비자들이 파리나 런던 등 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자국 면세점으로 몰려들어 명품을 쓸어 담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중국 명품의 성지
휴양의 섬 ‘하이난’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하이난 면세점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하이난은 발길이 닿는 곳 어디서나 야자수를 볼 수 있는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동양의 하와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전까지 해도 하이난은 관광지로만 유명한 곳으로 명품 시장에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자국 내 면세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하이난은 중국 명품의 성지로 떠오르기 시작했죠.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글로벌 면세점 시장은 크게 위축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는 크게 늘어 작년 한 해 중국 내 명품 매출은 2019년 대비 45% 증가한 약 58조 3천억 원에 이르렀죠. 특히 하이난에는 고급 핸드백, 화장품 등 명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밀려들면서 지난해 하이난 면세점 매출은 300억 위안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매출 성장세에는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면세 규제 완화 정책이 크게 한몫했습니다. 지난해 중국 정부는 내국인 대상 연간 명품 구매 한도를 1인당 10만 위안으로 3배 늘리고 단일 제품 구매 제한이었던 8000위안의 기준도 없앴죠. 여기에 자국민이 하이난을 다녀온 뒤 6개월간 온라인 면세점을 통해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 하이난 면세점에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했습니다.

하이난 면세점 매출
전년 대비 50% 증가

이렇듯 면세 규제가 대폭 완화되자 코로나19로 억눌린 중국인의 소비 심리가 하이난에서 폭발했습니다. 면세 한도가 늘어난 지난해 7월부터 8월 중순까지 하이난 면세점 4곳의 매출은 50억 위안을 돌파하며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올해 1분기 안에 하이난에 면세점 3개가 추가로 개장하면 면세점 개수가 총 10개로 확대되기도 했죠.

중국 면세점 기업 CDFG는 작년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상반기 매출 28억 5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습니다. 루이비통 등을 소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올해 1분기 아시아 매출의 절반가량은 중국에서 나왔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돼 중국이 2025년까지 이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었습니다.

반면 지난해 롯데면세점이나 신라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약 16조 원으로 전년보다 35% 이상 감소했습니다. 코로나로 한국 면세점 매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 포함 외국 관광객 수가 대폭 줄었기 때문인데요. 국내 면세점 관계자들은 하이난 면세점 매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한국 면세점을 찾는 유커들의 발길이 끊길까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