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이딴데 썼냐’ 세금 297억으로 만들었다는 동상, 결국엔

중국의 초대형 건축물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기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중국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각 지방 정부에서 난립한 초대형 동상들이 수두룩하죠. 몇 년 전 중국 징저우시에는 세금 297억으로 만든 거대 조각상이 등장해 논란이 되었는데요. 국민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일었던 동상은 현재 어떻게 되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284억 들인 동상
이전 사업 추진돼

2016년 만들어진 57m짜리 초대형 관우 조각상은 중국 지방 정부의 대표적인 혈세 낭비로 지적돼온 동상 중 하나입니다. 이는 삼국지의 주요 무대 중 한 곳인 징저우시에서 삼국지 영웅 관우를 기념하고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적으로 1억 7000만 위안(약 297억 원)을 들여 세운 것이죠. 하지만 세계 최대 규모로 주목을 받았던 이 조각상은 4년 동안 관광수입이 1300만 위안으로 기대에 크게 못 미친 데다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까지 받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했습니다.

이에 중국 당국은 징저우시 지방 정부의 부채가 급증하는 데다 무분별한 초대형 관광 건축물 건립이 지역 특색을 없애고 있다며 관우 청동 조각상에 시정을 요구한 바 있는데요. 급기야 예산 낭비 논란이 일자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는 논의 끝에 해당 초대형 관우 조각상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이 결정된 직후 이전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논란이 재차 불거졌습니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초대형 동상을 해체해 옮기는 데만 4000만 위안(약 70억)이 들어갈 것이란 예측이 나왔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부지 조성비 등 부대 비용을 합치면 당초 건립비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며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라는 반응까지 흘러나왔죠. 한편, 관우 조각상의 이전 방안과 구체적 이전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허난성에 위치한
염제황제 조각상

높이 106m를 자랑하는 염제황제 조각상도 대표적인 혈세 낭비로 지적돼온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허난성 정저우시 황허풍경명승구에 설치된 이 조각상은 눈 길이 3m에 코 길이가 8m나 되는 거대 동상인데요. 조각상의 높이는 무려 106m로, 35층 건물에 맞먹는 높이를 자랑합니다. 광장 위의 기념 은 제사의식을 거행하는 곳으로 총 높이가 12m이며 총면적은 8,649 평방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스케일로 화제를 모았죠.

염제황제 조각상은 건립에 총공사비가 1억 8000만 위안(약 315억 원)이 투자되며 2006년 완공돼 사람들에게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조각상 개방을 앞두고 혈세 낭비라는 비난을 받았는데요. 당시 인터넷 포털사이트 소후가 누리꾼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52.9%가 “거액을 인민의 복지에 사용하지 않고 쓸데없는 데 사용한다”라며 반대 의사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 후난성의
마오쩌둥 동상

중국 후난성 창사시는 중국 혁명 지도자 마오쩌둥의 ‘정치적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 2013년 중국에서 가장 큰 마오쩌둥 청년 조각상을 건설돼 화제를 모았는데요. 창사시 최고의 경관지역 쥐즈저우의 광장에 마련된 마오쩌둥의 조각상 높이는 32m로, 1925년 당사의 젊은 마오쩌둥 모습을 재현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1925년은 마오쩌둥이 32세 때로 농민조직 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을 시기였습니다. 창사시 정부는 고향으로 돌아와 농민운동에 힘쓰던 마오쩌둥의 젊은 모습을 기리기 위해 조각상 건립을 기획했는데요. 해당 조각상은 철근 콘크리트로 몸통을 만든 뒤 외부에는 화강암 석재를 사용해 완성했으며 건립과 동시에 창사시의 관광명소로 떠올랐습니다.

앞서 중국 허난성 통쉬현에는 중국 기계 제조업체 리싱그룹의 쑨칭신 회장이 약 5억 3,800만 원을 들여 높이 36m의 금박 마오쩌둥 동상을 만들다 불법 건축물 논란에 휩싸이며 중도 철거된 바 있습니다.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무책임한 조치로 거액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죠.

이같이 경쟁적으로 동상을 난립하면서 세금을 축낸 탓에 당국으로부터 철거 명령이 내려진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무분별하게 조각상을 건설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중국 정부는 일부 제한책을 발표하고 나섰습니다. 높이 30m 이상, 너비 45m의 조형물 건설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중국 내 무분별한 조각상 건축이 근절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