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지진도 아니다’ 중국 79층 건물이 휘청 거린 이유

중국은 어마어마한 높이를 자랑하는 초고층 건물과 보기만 해도 아찔한 유리 전망대 등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최근 해당 구조물에 있어 사건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에 휩싸였죠. 특히 지난 18일에 중국의 75층 초고층 빌딩 ‘SEG 플라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휘청이면서 수천 명 인파가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요. 과연 무슨 이유였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주은혜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랜드마크’로 유명한 SEG 플라자 빌딩이 지난 18일 오후 1시 50분쯤 갑자기 크게 흔들리더니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과 같은 휘청임을 보였습니다. 이에 수천 명 인파는 혼비백산하며 대피했고 큰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 건물은 총 75층으로 중국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이며 높이가 미국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과 비슷해 중국의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으로 불러져왔습니다.

당시 해당 초고층 건물은 아무런 외부 충격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눈에 보일 정도로 좌우로 크게 흔들렸습니다. 이 흔들림 현상은 약 1시간 동안이나 관찰됐습니다. 다행히도 건물 내부에 있던 약 1만 5천여 명의 사람들이 밖으로 빠르게 피신하여 사상자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날 오후 6시까지 빌딩 인근 교통이 통제되는 불편이 발생했습니다.

한편, 응급관리국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인근 지역에서 지진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시속 27km의 바람이 불었다는 기상 관측 결과가 나오면서 작은 힘으로 큰 진동이 일어나는 ‘공진 현상’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아직 건물의 진동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며 건물 구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첫 사건 발생 이틀 뒤인 지난 20일, 고층 건물이 또다시 흔들리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경악을 안겨주었습니다. 한 차례 흔들림 이후 외부인 출입은 통제되어 있었으나 일부 상인들은 건물에 제한적으로 출입을 하던 상황이어서 또다시 긴급 대피하는 사태가 생겼습니다. 결국 해당 건물은 현재 폐쇄 중으로 전면 출입을 금지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SEG 플라자 빌딩은 1997년에 완공된 높이 355.8m를 자랑하는 초고층 건물입니다. 해당 건물을 건축할 당시 2.7일마다 한 층씩 올라가는 엄청난 속도의 공사 진행을 보여주며 ‘선전 속도’를 상징하는 건물이 되었는데요.

현재 1~9층은 용산전자상가와 비슷한 전자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12층 이상은 각종 기업 사무실이 들어서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과거 시공 상황에 대해 기록한 20년 전 논문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SEG 플라자 빌딩은 설계 도면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시작됐던 것입니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논문에 “기초 공사 완료 후 시공업체 선정 과정에서 완성된 도면을 제공할 수 없었다”라며 “기반 공사에 이미 5000만 위안(85억 원) 이상 투입돼 공사가 중단되면 재무 부담이 커져 어쩔 수 없이 공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총 높이 355m인 75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을 짓는데 도면이 수시로 바뀌면서 안정적인 시공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당시에도 이미 진동 현상이 관측되어 지은 구조물을 변경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1999년 9월 30일 안테나 부분 시공이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지상에서 안테나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이 목격됐고 신중국 건립 50주년 국경일 연휴였던 10월 1일, 건설사와 설계사가 비상소집돼 상단 26미터를 절단하고 13미터 높이로 안테나를 축소했습니다.

지난 18일 건물 흔들림 사건 영상을 보면 건물 맨 위층에서 심하게 흔들리는 ‘굴뚝’ 모양의 흰 기둥 2개가 바로 ‘안테나’입니다. 중화권 매체인 봉황망은 “논문이 알려지면서 빌딩의 흔들림이 건물 기초 시공 문제와 연관됐을 것이란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