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30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한 장

중국의 평균적인 경제 수준이 올라가고 그 과정에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신이 가진 돈이나 명예를 자랑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반면 경제 사정이 넉넉지 못한 이들은 수억 원짜리 슈퍼카나 명품 백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사치 욕구를 충족하고 있는데요. 가짜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며 부자인 척 연기하는 중국 젊은 층의 소름 돋는 현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강은미 기자

가짜 인증샷 찍는
신종 계모임 생겨

중국 SNS인 웨이보에는 허세와 자랑이 가득한 사진들이 넘쳐납니다.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멋진 요리를 먹고 값비싼 명품을 착용하고 외제차를 타는 등 호화롭고 여유로워 보이는 일상들이 가득하죠. 반면 경제 형편이 안 돼 고가의 명품이나 슈퍼카를 살 수 없는 이들은 고가의 물건을 대여한 뒤 가짜 인증샷을 찍는 방식으로 과시 욕구를 충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웨이보에는 상하이 ‘규수 클럽’의 이용 후기가 올라와 논란이 되었습니다. 가입비 500위안(약 8만 7000원)을 내면 들어갈 수 있는 이 규수 클럽은 상류층 여성들의 사교 모임을 표방하고 있죠. 하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실제로는 여러 명의 멤버가 돈을 모은 뒤 가짜 인증샷을 찍는 계모임에 불과했는데요. 예컨대 각각 100위안 정도를 내고 슈퍼카나 호텔 스위트룸에서 사진만 찍고 헤어지는 식이었습니다.

이들은 상하이의 고급 호텔 스위트룸을 빌려 40명이 숙박비를 나눠 낸 다음 순차적으로 시간을 정해 인증샷을 찍기도 하는데요. 1인당 일정 금액을 내고 애프터눈 티 세트를 시킨 후 느긋하게 차를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곤 합니다. 실제로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는 것이 주 목적인 것이죠.

슈퍼카, 명품 백 등
대여 서비스도 인기

‘사지는 못 할지언정 렌트를 해서라도 나의 가치를 남에게 보여주겠다’라는 중국 젊은 층의 심리는 샤넬이나 구찌 등 명품 핸드백을 대여하거나 수억 원대의 슈퍼카를 빌려타는 등 모습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항저우나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서는 람보르기니, 페라리, 마세라티 등 대당 가격이 억대가 훌쩍 넘는 슈퍼카를 대여하는 서비스가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들은 1만 위안(171만 원) 가량의 보증금도 기꺼이 지불하며 슈퍼카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슈퍼카뿐만 아니라 명품 핸드백이나 의류들을 빌리는 등 다양한 아이템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하루 10위안 우리 돈으로 1700원 정도면 명품 백을 빌릴 수 있으며 월 대여의 방식으로 한 달 내내 빌려 쓸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물론 누구나 10위안만 내면 명품 백을 빌릴 수 있는 건 아니며 이용자들은 대여하기 전 가방 시장가격의 30~50%가 되는 보증금을 지불해야 하죠. 이 같은 명품 백 대여 서비스는 수입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인 25세 전후의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재벌과 교제하려
상류층으로 포장

심지어 슈퍼카를 대여하지 않고 100위안(1만 6000원) 정도만 내면 슈퍼카 앞에서 ‘사진만’ 찍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명품 대여 계모임에 가입한 이들은 단체 메시지방을 통해 일정 금액을 지불한 뒤 명품 백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주목적으로 활동하는데요.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인들의 체면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남들은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대외 의식 때문에 명품 선호 사상이나 부를 과시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죠. 이들 중 일부 회원들은 자신을 상류층으로 포장한 뒤 재벌이나 사업가 남성과 교제하려는 목적으로 가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중국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부 과시 문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평균적인 경제 수준이 올라가고 그 과정에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재력 수준을 자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한 병에 수천만 원이 넘는 마오타이주 수십 병을 쏟아 놓고 찍은 사진에 수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는 것만 봐도 과시 풍조가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죠.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네티즌들은 “보는 내가 다 수치스럽다”, “자존감이 박살 나버린 사람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이런 현상이 낭비이고 체면치레일 뿐이라는 비난이 이어졌죠. 일각에서는 이런 문화가 중국 내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빈부격차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잇따랐는데요. 이에 따라 중국 정부도 ‘돈 자랑’에 수백 위안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단속에 나섰지만 정작 효과는 미미한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