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엘리트’들이 한국 버리고 중국으로 향하는 건…

지난해 9월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첨단 기술 정보를 중국에 유출한 카이스트 교수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해당 교수는 연구비와 급여 등 각종 편의를 받으며 첨단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았죠. 이 돈의 출처가 중국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의 일환으로 추정되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천인계획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과학기술 엘리트들을

끌어들이는 ‘천인계획’

근 몇 년래 중국이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바로 ‘반도체 굴기’입니다반도체 없이는 기술 패권을 이루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데요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국가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21조 원을 투자하며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중국은 뒤처진 반도체 기술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위해 해외 우수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죠.

중국 정부의 고급 인재 유치 정책은 1990년대 ‘백인계획’이 시초인 것으로 풀이됩니다당시 중국과학원은 해외에서 귀국한 과학자에게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의 500배가 넘는 파격적인 금액을 제시했습니다이후 중국은 2008년 천인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인재 유치에 나섰는데요. 당시 중국은 10년 이내에 세계적인 수준의 과학자 2000명을 영입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불과 7년 만에 중국은 당초 계획의 3배인 6000명의 해외 고급 인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중국의 천인계획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분야는 바이오에너지 환경, 정보통신반도체기초과학 등 다양했습니다. 천인계획에 뽑히면 일정의 생활보조금은 물론 자녀교육 지원 등에 대한 혜택이 주어지며 100만~500만 위안(약 1억 7500만~8억 7000만 원) 가량의 연구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노골적인 인력 빼가기

국내 기술 유출 우려도

특히 중국 IT 기업들이 반도체휴대폰 등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고급 인력을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날로 뚜렷해지고 있습니다이에 따라 국내 첨단 기술의 유출을 시도하는 산업스파이 사건이 적발되며 논란이 되기도 했죠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국내 연구인력을 영입하기 위해 1년 연봉의 9배를 3년 동안 보장해 준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며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작년 6월 ‘40년 삼성맨’으로 LCD 사업부장을 지냈던 지냈던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중국 반도체 기업의 경영진으로 합류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논란이 되었는데요.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직접적인 반도체 기술 유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전직 삼성 최고경영자의 중국 기업 합류 자체가 국내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죠. 

천인계획을 둘러싸고 핵심기술 유출 문제가 불거진 건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19년 1월 미국 하버드대 화학 및 화학생물학 부장인 찰스 리버 교수가 천인계획을 통해 중국 우한공대에 기술을 빼돌린 사실이 발각돼 연방검찰에 체포되었죠. 찰스 리버 교수는 매달 5만 달러(약 5500만 원)의 급여와 중국 거주비로 연간 100만 위안(약 1억 7500만 원)을 받고 우한공대와 공동연구 계약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인력 유출 방지

어려움 존재하는 이유

중국 기업들이 해외 우수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가장 큰 무기는 파격적인 연봉과 혜택입니다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고연봉과 거주비교육비 등 파격 대우를 내걸고 한국의 우수 인력을 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고급 인력을 대상으로 이전 회사의 기밀 정보를 요구하거나 기술 갈취를 시도하는 경우도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연구비 제공을 빌미로 해외 우수 과학자들의 연구 윤리 부정을 부추기고 기술 도둑질도 서슴지 않는 산업 스파이로 이용하는 것이죠. 게다가 경쟁이 치열하고 변화가 빠른 중국 IT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부당한 계약 및 해고도 만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특히 반도체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로 중국 업체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해외 인력을 고용한 뒤 필요한 기술만 빼내고 버린다는 소문은 이제 기정사실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그럼에도 개발자들의 입장에서 기존 연봉의 5~9배를 제시하는 중국 기업 측의 파격적 조건은 여전히 거부하기 힘든 유혹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최근 들어 개발자들에 대한 근무복지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선 경쟁이 치열하고 정년보장도 어려워 중국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들이는 실정이죠국내 기업들의 개발자들에 대한 충분한 대우와 근무 환경 개선무엇보다도 중국 IT 기업들의 인력 유출에 대한 실태 정보 전달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