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복권 당첨자들이 수령할 때 복면 쓰고 가는 이유 봤더니…

일확천금의 꿈을 실현하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복권입니다복권은 이른바 ‘불황형 상품’으로 경기가 하강할 때 잘 팔리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상반기 복권 판매량이 2조 6,000억 원대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복권을 향한 수요자들의 마음을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중국 내 복권 열풍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심합니다. 2010년대 이후로 중국의 복권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죠.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른 실업난 가중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복권 구입 열풍이 불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중국의 복권 문화는 우리나라와는 어떻게 달랐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철저한 변장 통해

신분 감추려 노력

앞서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장위안이 중국의 복권 문화에 대해 설명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중국 복권 당첨자의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중국에는 복권 1등에 당첨되면 TV에 나오는 사람도 있는데 사진을 다 찍어야 한다”라며 “신분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가면을 쓰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중국 복권 당첨자들의 사진을 보면 철저한 변장을 통해 신분을 감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전통 오페라에 쓰이는 가면부터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등 신상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죠. 거액인 만큼 자신의 이름을 비롯한 얼굴이 공개되는 것을 막고자 손오공이나 스파이더맨 등 가면을 쓰고 당첨금을 타가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2014년 중국 스포츠복권 당첨액 사상 최고 금액인 4억 9700만 위안(약 868억 원) 당첨자가 미키마우스 코스튬을 착용한 채 수령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는 스포츠복권 사상 최고액이자 중국 복권 역사상 3번째로 큰 액수였는데요. 남성은 신분과 얼굴이 노출되는 것을 꺼렸으며 인터뷰 내내 말을 아끼는 등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다양한 복권 종류 존재

스포츠 복권 인기 높아

또 다른 점이라면 다양한 복권 종류입니다스크래치 복권쌍색구, 칠락채 등 다양한 복권 중에서도 중국은 스포츠 복권 시장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큽니다지난해 9월 중국 복권 판매액은 작년 동기 대비 49억 1600만 위안 늘어난 418억 4400만 위안으로 13.3%의 성장률을 보였는데요그중 스포츠 복권은 동기 대비 47억 300만 위안 늘어난 240억 1900만 위안으로 24.3% 성장했습니다.

스포츠 복권 시장이 과열되면서 중국에서는 월드컵 승부 예측 도박에 큰돈을 걸었던 사람들이 잇따라 자살을 기도하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중국 정부가 공인한 스포츠 복권은 4년 만에 한 번 열리는 월드컵 때마다 큰 인기를 끄는데요스포츠 복권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8년 월드컵 개막일인 14일을 전후한 1주 사이 스포츠 복권 전체 매출 가운데 약 90%가 월드컵 관련 복권이었습니다.

거세지는 스포츠 복권 열풍 때문에 큰돈을 잃자 빚을 갚지 않고 자취를 감춘다든지 집까지 팔아버리는 사례도 잇따랐습니다. 게다가 불법 사이트를 통해 큰돈을 걸었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데요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 당국은 올림픽 때 온라인 스포츠 복권 판매를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장시성 난징 경찰은 월드컵 기간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투신자살하지 마시라고 호소했을 정도죠.

중국 빈부격차 심화

복권 판매액도 급증

중국에서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일확천금을 바라는 서민들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 재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복권 판매액은 전년 대비 8.1% 늘어난 4,266억 6,900만 위안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수도인 베이징의 한 해 재정수입에 육박한 수치죠. 지난 2019년에도 422,503억 위안의 매출을 올리는 등 복권 판매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커져만 가는 당첨금도 식을 줄 모르는 복권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늘어가는 복권 중독자 문제도 중국 내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죠앞서 베이징사범대학교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복권을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중국인 2억 명 가운데 중독 문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7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1000명 중 35명은 복권 중독에 빠져있는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빈부격차 심화가 현재는 복권 구매 등 표면적 변화로 나타나는 수준이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중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사회 불안 요소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커진 복권 시장의 규모만큼 과도한 복권 열기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 문제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