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산 아파트에 나도 모르는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직장을 찾아 매년 수십만 명의 젊은이가 대도시로 이주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월세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면서 임대인과 세입자 사이의 갈등도 늘고 있죠. 월세 연체나 머무는 동안 집을 쓰레기장 만들고 퇴실하는 등 진상 세입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집주인들도 많습니다. 얼마 전에는 5년 전 구입한 아파트에 주인이 모르는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던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과연 무슨 일일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한정미 기자

주인 모르는 사이에

3년이나 불법 거주

지난 4월 중국 후난성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방문했다가 자신도 모르는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는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여성의 모친이 2016년 지인을 통해 소개받아 그의 명의로 등기한 아파트였는데요. 이미 등기 이전을 완료한 상태였으나 여성의 직장과 거주지가 해당 아파트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5년 동안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성이 해당 아파트를 빈 집으로 비워둔 사이 일면식도 없는 세입자가 3년 동안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습니다. 세입자는 아파트를 임차할 당시 전 주인으로부터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계약을 완료한 상태라고 주장했는데요. 확인 결과 계약서에는 계약 기간이나 월세 등 세부 내용이 있었으나 실제 주인이 아닌 전 주인의 서명이 버젓이 적혀 있었습니다.

8개의 원룸으로

불법 개조되까지

황당한 상황에 말문을 잃은 집주인 여성은 곧장 세입자와 함께 부동산 중개소를 찾았습니다. 사건 조사 결과 전 주인이 해당 아파트를 팔자마자 집값이 크게 오르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초 80만 위안에 아파트를 팔았으나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자 임대 수익을 노리고 세입자를 들인 것으로 확인되었죠.

하지만 전 주인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집이었기에 세입자를 들여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심지어 집 주인이 없는 동안 해당 아파트를 8개의 원룸 형태로 개조해 불법 임대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수년 동안 임대료를 받으면서 정작 아파트 관리비는 일체 지불하지 않아 4년 동안 미납 상태였습니다.

중국에서도 집주인 몰래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 점유에 해당합니다. 이에 중국 법률 전문가는 “그동안 불법적으로 세입자에게 임대 수익을 얻었던 전 주인은 불법 수익 금액을 환원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는데요. “모르게 불법 개조한 아파트 내부 시설도 원래 모습으로 공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년 치 월세 지불했는데

거리로 쫓겨난 세입자들

보통 전세금을 집주인에게 맡겨두고 다른 비용 없이 집을 빌려 쓰는 개념인 전세 제도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부동산 제도입니다중국에서는 렌트를 해 매달 월세를 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직접 계약하지 않고 부동산 임대 관리 회사가 세입자에게 1년 치 월세를 한꺼번에 받아 집주인에게 매월 임대료를 주는 임대 방식이 성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임대관리 회사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자 1년 치 월세를 미리 지불한 세입자들이 거리로 나앉을 처지가 됐습니다. 부도를 맞은 기업에는 뉴욕 증시에 상장까지 한 중국의 대형 임대 아파트 관리 업체도 포함되었죠. 문제는 이런 사태 때문에 애꿎은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임대 아파트 관리 업체인 ‘딴커’ 이용자였던 한 여성은 방세를 일시불로 미리 냈는데도 쫓겨날 판이다라고 호소했습니다. 40만 가구 이상의 중국인들이 1년 치 월세를 미리 내고도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인 것인데요. 집주인이 예고 없이 들이닥쳐 개인 소지품을 내다 버리거나 전기와 수도를 끊는 바람에 세입자 중에서는 칼을 들고 집주인과 대치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졸지에 거리로 내몰린 세입자들은 당장 갈 곳이 없어 패스트푸드점을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부동산 임대관리 회사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임대 사업을 장려하던 중국 정부도 역풍을 맞게 되었죠. 현재 중국 전역에는 170개가 넘는 임대 아파트 관리 업체들이 경영 위기에 놓인 상황인데요. 중국 정부는 집 주인들이 세입자를 쫓아내기 위해 강제로 전기나 수도를 끊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긴급 공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