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중국판 폭스바겐의 실체

아무리 혁신적이고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갖춘 제품이라 할지라도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면 어쩐지 구매를 망설이게 되곤 합니다. 중국산 제품은 저렴한 대신 품질이 안 좋거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죠.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도 이러한 인식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극강의 가성비를 내세우며 한국에서 연 3천 대 판매 목표를 내세운 중국차 켄보600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실제 차량을 구매한 이들의 시승 후기는 어땠을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이한율 기자

 

궁극의 가성비 자랑하는

수입 1호 중국차 ‘켄보’

켄보 600은 지난 2017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 수입된 최초의 중국산 승용차로 이목을 끌었습니다. 판매 가격은 모던 1990만 원, 럭셔리 2099만 원으로 경쟁 차종 대비 700만 원에서 최대 1600만 원까지 저렴한 가성비를 자랑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국산 중형 SUV 수준의 크기임에도 소형 SUV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특징이었죠. 현재는 출시 4년 만에 중고차 가격이 600만 원대까지 떨어지며 월 10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켄보 600은 중국 완성차 브랜드 북기은상기차의 수출전략 차종입니다. 환쑤 S6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모델로 사상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은 중국차라는 데에 출시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죠중국 내에서는 나름대로 럭셔리를 지향하는 모델인 만큼 나름 준수한 디자인에 극강의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으로 화제몰이를 했습니다.

 
 

품질 결함 발견돼…

켄보600 시승 후기

켄보 600은 지난 2016년 중국 자동차 안전도 평가의 충돌시험 평가에서 총 54.8점으로 최고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중국 자동차 수입업체인 중한자동차에 따르면 이는 현대차 투싼 및 ix25, 폭스바겐 투란 등과 동등한 수준입니다. 외관 디자인도 나름 준수하다는 평가가 잇따랐습니다. 차량 뒷부분에서는 폭스바겐 티구안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차용해 ‘중국판 폭스바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죠.

무엇보다 싼타페와 비슷한 크기의 중형 SUV로 차량 공간이 넓다는 점에서 호평을 얻었습니다. 오히려 동급인 싼타페와 비교해 봐도 2열 레그룸과 헤드룸 모두 넉넉하다는 평이 잇따랐죠. 중한자동차 관계자는 “모든 시트를 폈을 때에도 트렁크에 골프백 네 개를 실을 수 있다”라며 “이는 대형 SUV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디자인과 적재 공간 등에서 호평을 얻었으나 켄보600 또한 여타 중국차처럼 품질 문제를 피해 갈 수 없었습니다. 특히 시승 시 미흡함이 느껴진다는 평이 많았는데요. 부드러움이 장기인 CVT인데도 정차할 때마다 울컥이는 바람에 운전하는 내내 괴로웠다는 후기가 잇따랐습니다. 아무리 가속 페달을 밟아도 2~3초가 다 지나야 브레이크가 풀리며 뒤늦게 출발하는 점도 단점으로 거론됐죠.

 
 

작년 한해 판매량

한 자릿수에 그쳐

켄보 600을 생산하는 북기은상은 북경기차가 모터사이클 전문 기업인 은상기차와 함께 세운 합자회사로 지난 2010년 설립됐습니다. 북기상은상은 켄보600 한국 출시 당시 가성비를 최대 강점으로 연 3천 대 판매 목표를 내세웠는데요. 실제로 시장 진출 초기 연간 수백 대를 판매했으나 지난 2020년에는 한 자릿수 판매에 그쳤습니다.

여기에는 중국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급의 국산 차량보다 1000만 원 가까이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품질 면에서 아쉬운 점이 존재하는 데다가 AS 망까지 부족해 소비자들이 꺼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크기 외에는 차별성이 그다지 없어 비슷한 가격대의 더 나은 대안이 많았다는 점도 저조한 판매량의 이유로 지목됐습니다.

 
 

중국차 꾸준히 수입

저조한 판매량 기록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차가 꾸준히 수입됐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였습니다. 시장 진출 초기에는 가성비를 무기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성공했으나 품질 문제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하락했죠. 국내 시장에서 중국차 판매는 2018년 684, 2019년 900, 2020년 482대 등으로 연간 1000대도 못 미치는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18개 중국 완성차 업체의 자동차가 판매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국내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이라 할지라도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정적이라면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어려운데요과연 중국산 신차들이 샤오미처럼 혁신을 이뤄낼지 아니면 또 다른 실패 사례가 될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