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여배우까지…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원정 출산 떠나는 이유

최근 중국인들 사이에서 해외 시민권을 얻기 위해 출산 직전 미국으로 떠나는 ‘원정 출산’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미국 땅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고 있죠. 미국에서 출산했다면 부모의 국적에 상관없이 아이는 미국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어 이를 노린 원정 출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중국인들이 너도나도 원정 출산을 떠나는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YOWOOtrip|최희진 기자

유명 여배우 장쯔이
원정 출산으로 논란

원정 출산 논란이 불거진 배우는 ‘와호장룡'(2000), ‘무사'(2001), ‘일대종사'(2013) 등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작품들에 출연하며 중화권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오른 장쯔이입니다. 지난 2019년 중국 언론들은 장쯔이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머물며 둘째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당시 눈길을 끌었던 건 억 소리 나는 장쯔이의 원정 출산 비용이었습니다.

장쯔이가 출산을 기다리며 머물렀다고 알려진 캘리포니아 어바인 호그메모리얼병원은 시설이나 의사들의 실력, 비용 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병원의 출산비용은 자연분만 1만 3500달러(약 1527만 원), 제왕절개 1만 7500만 달러(약 1980만 원)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여기에 입원비 등을 추가하면 비용은 더욱 올라가죠.

장쯔이는 앞서 2015년 중국 가수 겸 프로듀서인 왕펑과 결혼에 골인해 그해 12월 첫째를 출산했습니다. 당시에도 장쯔이는 미국으로 가 아이를 출산해 논란이 된 바 있죠. 평소 공식 석상에서 중국인임이 자랑스럽다고 발언해온 장쯔이였기에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게다가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내에서 미국산 제품을 보이콧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던 시기라 장쯔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셌습니다.

홍콩, 사이판, 미국서
원정 출산 크게 증가

최근 중국에서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해외로 건너 가 아이를 낳는 원정 출산 붐이 일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임신 사실을 속이고 비자 신청을 해서 들어오는 관광단이 기승을 부려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한해 3만 3000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원정 출산은 이중 중국인이 1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아기의 미국 시민권 자동 획득을 위해 미국에서 출산을 하려는 중국 여성들을 모집해 원정 출산 투어를 전문으로 해 온 캘리포니아주의 한 중국 여성이 법정에서 10개월 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무려 500명이 넘는 중국 여성들을 미국으로 들여와 아이를 낳게 했으며 아파트 단지까지 구해놓고 체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었죠.

한편, 중국인들의 원정 출산은 한때 홍콩을 대상으로 크게 유행했다가 홍콩 정부가 2013년 중국인 임신부의 원정 출산을 금지하면서 붐이 사그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출산을 앞둔 중국인 임신부들이 사이판을 찾아 아이를 낳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는데요. 미국령인 사이판에서 아기를 낳으면 미국 국적을 받는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 원정 출산을 시도하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에서도 중국인
원정 출산 사례 급증

캐나다에서도 부모의 국적에 관계없이 현지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시민권이 주어집니다. 원정 출산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중국 부유층의 타깃이 되곤 하죠. 특히 화교 인구가 많은 캐나다 리치먼드 시는 중국인 산모의 원정 출산이 성행하는 도시로 이곳에서 아이를 낳은 비거주자 산모는 대부분 중국인으로 집계되었는데요. 브리티시컬럼비아 보건 당국은 병원 내 비거주자 산모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가 주소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정부가 조사한 결과 리치먼드 시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하면서 출산과 신생아 등록 등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무려 26곳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죠. 전국적인 통계는 없지만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리치먼드 병원의 경우 2017∼2018 회계연도에 비거주자 산모가 낳은 신생아는 474명으로 직전 회계연도보다 23.8%나 급증했다. 이는 전체 신생아의 22.1%를 차지하는 큰 비중이었죠.

고통 없는 출산 위해…
원정 출산 택하는 이유

중국 부유층 여성들이 원정 출산에 숱한 돈과 시간을 쓰는 것은 태어나는 아기에게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 시민권을 받게 하려는 목적이 가장 큽니다. 하지만 이 같은 아메리칸드림 못지않게 고통 없는 출산을 위해 원정 출산을 택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에서는 전통적인 사상의 영향 때문에 출산의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는 데다 아기에게 해가 될까 봐 진통제마저 기피해 산모의 고통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각국의 이민제도 강화로 중국인들의 원정 출산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중국인들의 원정 출산이 급증하면서 미국이나 캐나다 등 나라들이 시민권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 2019년 미국 당국은 방문 비자를 신청하는 해외 임산부를 상대로 의도를 파악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자녀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 등 대책 마련이 근본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원정 출산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