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에 이름이… “중국에서 관리비 납부 미루면 이렇게 됩니다”




중국에서는 주민과 관리 회사 간의 관리비를 둘러싼 분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우리나라와는 관리비의 개념이 달라 관리 업무에 대해 의견 대립이 자주 일어나고 심지어는 관리비 납부에 관한 법정 다툼도 종종 볼 수 있는데요관리비를 미납한 주민들의 이름을 아파트 입구에 적어 놓는 곳도 있습니다어떻게 된 사연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내 관리비 분쟁과
관련된 여러 사례들

중국의 관리비 다툼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중국의 관리비 시스템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의 관리비와 같은 개념은 중국에서 물업비로 부릅니다. 물업비는 크게 네 가지로 구성되는데 관리비, 청소비 및 녹화 관리비, 사무비용과 직원 임금, 법정 세금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구별 전기세, 수도세 등이 모두 관리비에 포함되는데 비해 중국은 이를 관리비와 별도로 부과하기 때문에 관리비에 대한 저항이 심합니다.




중국의 아파트 관리비 미납 사례가 많아지다 보니 그에 따른 분쟁의 사례도 자연히 많아졌는데요가장 대표적인 것은 아파트 입구에 관리비를 미납한 주민들의 이름을 적어놓는 것입니다사진을 보면 마치 학창 시절에 떠든 사람 이름을 적어놓은 듯한 모습인데요아무래도 관리비 지불한 만큼의 서비스를 못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기납부자와 미납자 간의 다름을 표현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외에도 주민과 관리 회사 간의 관리비 관련 분쟁은 복도에 세워둔 전동차 분실주차난화단 관리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납니다랴오닝성 선양시의 한 아파트에선 몇 년간 계속되는 관리비 분쟁으로 인해 관리 회사가 여러 번 교체되고 관리사무소가 돌연 폐업하여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내몽골 자치구의 린허 구는 관리비 분쟁이 끊이지 않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비 분쟁 인민 중재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구성한 지 14개월 만에 1천300여 건의 분쟁을 중재하기도 했죠한 달에 평균 100여 건을 중재한 셈입니다이로써 분쟁사건의 90%는 중재로 해결되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또 다른 분쟁의 사례로 시민 장 씨는 아파트 관리 회사가 주민 동의를 받지 않고 바뀐 것을 이유로 관리비 납부를 거부했는데요그러다 열쇠를 집 안에 둔 채 외출했다가 관리원의 도움을 얻어 밀린 관리비를 한꺼번에 납부해야 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입주자가 아닌 건설사에서
관리 업체 정하는 시스템

중국의 입주자들이 아파트 관리비에 불만을 가지는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아파트 관리 업체 선정에 관련된 것인데요. 우리나라가 주택관리 회사를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정하는 데에 반해 중국은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보통 건설회사의 자회사가 맡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 소비자 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아파트 주민 중 관리 회사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75%를 상회하고 주택관리비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려 92.9%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관리비에 불만을 가진 아파트 주민들은 주택 주 위원회를 결성하여 주택관리 회사의 변경을 요구하고 관리비 납부를 거부하는 등 집단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그러던 2003 9월 아파트 주민들이 자치 운동이 법적으로 인정받아 물업관리조례라는 법률이 새로 통과되었습니다해당 조례 세칙에서 주택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다면 주택관리 회사의 교체를 인정했죠언뜻 합리적으로 보이나 해당 법률에선 관리비를 체납한 주택 주의 권리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요문제는 현재 주택관리 회사에 불만이 있는 대다수 주민들은 관리비를 체납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법 규정에 따라 주택관리 회사를 교체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베이징에 주택관리 회사 교체 목적의 주택 주 위원회 240여 개 중 목표를 달성한 곳이 4곳이라는 사실도 이를 방증합니다실제로 성공한 사례 중 한 곳도 주택 주 위원회 결성에 2선거 비용만 70만 위안 (1억 원)이라는 시간과 비용이 들었습니다이 때문에 많은 입주민들이 합법적인 주택관리 회사 교체보다 관리비 납부 거부와 같은 비합법적인 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택주 자치운동으로 각성할
중국 도시민의 권리 의식

계획경제 시기 중국의 도시민들은 근무하는 곳에서 거의 무상으로 제공해 주는 복지주택에 살았습니다. 이후에 개혁개방 정책이 본격화돼 시장을 통한 주택 구입이 가능해진 다음에도 이 관행은 계속 이어졌고 그 때문에 1990년대 중반까지 중국의 주택시장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침체기에 있었습니다. 그 후 1998년 말이 돼서야 중국 당국은 주택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근무지를 통한 복지주택 공급을 전면 금지하였습니다.



과거 주택이 분배되던 시기 거주지는 주민에 대한 당국의 이데올로기 교육장이자 경제적사회적 통제가 관철됐던 이념적 장소였습니다하지만 지금은 주택이라는 사유재산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뒤얽히는 자본주의적 산물로 변모했죠.


이 과정에서 이 같은 주택주 자치운동은 사유재산에 대한 도시민의 각성 및 권리의식의 제고를 가져왔습니다. 중국의 사회학자들이 주택주 자치운동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죠일부 학자는 중국 시민사회의 새로운 맹아를 여기서 찾기도 할 정도로 주목하고 있는데요과연 중국의 주택주 자치운동이 어떤 식으로 중국 사회를 흔들어 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