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못땄어?” 올림픽 끝난 ‘중국선수’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 올림픽이 폐막 하였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누구라도 나라를 대표한다는 부담감과 개인의 성적 압박에 따른 긴장감이 상당한데요그 중 중국 선수들은 그 긴장감이 유독 큰 것 같습니다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이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을 반애국주의자라고 비판하기 때문인데요. 대체 어떤 상황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은메달 따고도 사과하고
비난 받는 중국 탁구 국가대표

한국에서 양궁이란 종목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 있죠. 중국에선 탁구가 한국의 양궁과 비슷한 종목입니다. 탁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중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금메달 32개 중 28개를 쓸어갈 정도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는데요.

그래서 탁구 종목에서 금메달은 이미 따놓은 당상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지난달 26일 도쿄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중국은 일본에 패하여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선수로 뛴 중국의 류시원(30) 선수는 제가 팀을 망쳤다모두에게 미안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는데요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에 머문 것에 자책하며 눈물로 사과까지 했습니다.

더구나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 만큼이나 반일감정이 큰 중국이 일본에 패한 것을 두고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국가에 먹칠을 했다” “배신자” 심지어는 반애국자라는 공격을 서슴지 않았습니다거기에 결승에서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한 일본의 미즈타니 준 선수에게도 죽어라” “꺼져버려” 등의 악플을 남기기도 했죠.

금메달 따고도 누리꾼들로부터
나이키 관련 비난 받는 양첸 선수

중국의 이러한 과도한 민족주의적 성향은 비단 탁구 종목에 그치지 않았는데요. 대만과의 결승에서 패해 은메달을 딴 배드민턴 남자 복식팀 루이천, 리진후이 역시 누리꾼들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깨어있는 것 맞냐”라며 “전혀 노력하지 않았다”라고 적기도 했는데요. 단순히 금메달을 못 딴 것 뿐만 아니라 패배한 상대가 중국과 사이가 껄끄러운 대만이었던 것이 그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한 지점이었습니다.

금메달을 딴 사격의 양첸 선수도 비난받은 적이 있는데요그녀는 과거 그녀의 웨이보에 나이키 신발 컬렉션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나이키는 신장 자치 구산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혀 중국 내 불매 운동이 일기도 한 브랜드입니다한 누리꾼은 “중국 선수로서 나이키 보이콧에 앞장서야 하지 않느냐?”라고 댓글 공격을 서슴치 않았고 양첸은 이후 해당 포스팅을 삭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SNS에서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선수도 있는데요. 23살의 왕루야오 사격 선수입니다. 그녀는 여자 10m 공기 소총 사격 예선에서 탈락하고 “여러분 죄송합니다. 저 쫄았던 거 인정합니다. 3년 후에 다시 만나요”라는 글과 함께 본인의 파자마 입은 사진을 웨이보 계정에 업로드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자기 사진을 찍어 올린 것과 ‘쫄았다’라는 문구가 국가대표 선수가 사용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온라인 상의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민족주의
교육받은 2030 소분홍세대

메달을 놓고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 간에 경쟁하는 올림픽에서 패배를 아쉬워하는 건 중국만이 아니라 동서를 막론하고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축구와 야구 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자 비난의 소리가 있었는데요. 다만 중국의 분노는 여 타 국가에 비해 유난히 두드러지는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조나단 해시드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수는 이른바 리틀 핑크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온라인에서 필요 이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리틀 핑크는 중국에서 소분홍 세대라 불리며 중화 애국주의 교육을 받은 2030세대의 과잉 민족주의자를 가리킵니다이들은 고학력자가 많고 한류에도 익숙하며 국가와 민족에 과도한 팬덤 성향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한 아시아 센터 소장은 그들에게 올림픽 메달 순위는 국가의 자존심이자 실시간 국가 순위라고 말하며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 돼야 한다”라고 믿기 때문에 메달을 놓치는 건 반역 행위나 마찬가지라 지적했습니다조나단 교수는 민족주의 정서 악용은 통제도 내리기도 어렵다”라며 중화 패권을 위해 애국주의를 이용했지만 분노가 커지면 오히려 통제가 더 어려울 것이라 우려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