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3시간’ 청소년들 게임 못하게 막은 중국의 현재 모습

한때 우리나라의 청소년 셧다운제가 뜨거운 감자였죠.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규제라며 폐지 목소리가 끊이지 않자 정부는 결국 셧다운제를 폐지하기로 했는데요. 이런 움직임 가운데 중국 정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력한 게임 규제를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게임 규제 후 청소년들의 방과 후는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을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기존 주당 13시간에서
3시간으로 크게 줄어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NPPA)이 9월부터 미성년자 게이머의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간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새 규제에 따르면, 18세 미만 게이머는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법정 공휴일에만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딱 1시간 게임을 할 수 있는데요. 모두 합쳐도 한 주에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에 불과합니다. 기존에 주당 최대 13시간 반 동안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셧다운제에서 더 줄인 셈입니다.

이번 제재는 중국 정부가 연예인 팬 문화, 사교육 등 젊은 세대에 해롭다고 여기는 활동들을 단속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는데요. 중국 당국은 어린이의 절반 이상이 근시이고, 온라인 게임이 교육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게임 규제의 배경을 알렸습니다. 또한 규제 발표 한 달 전 중국 관영 언론을 통해 “정신적 아편이 수천억 가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규제를 예고하기도 했죠.

밖으로 나와 노는 아이들 보며
어른들 “옛날 생각난다”

새로운 게임 규제는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요. 규제 후 첫 주간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에 초등학생들이 밖에서 모여 노는 모습들을 올렸습니다. 초등학생들은 온라인 게임 대신 장난감 총을 들고 서바이벌 게임을 하거나, 마작 등의 보드게임,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토요일 낮에 초등학생들이 모여서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찍어 올리며 “여전히 무슨 게임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즐거워 보인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게임보다는 야외 활동하는 게 건강에 좋다”라며 옹호하는 반응과 “청소년의 권리 침해다”라며 비판하는 반응으로 나뉘었습니다. 한편 아이들이 바깥 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난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게임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아이들은 공놀이하고 총싸움하고 놀이터에서 술래잡기를 하며 놀았죠. 비슷한 모습의 중국 아이들을 보면서 네티즌들은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취지와 달리 접속자 몰려
게임 서버 다운

이러한 고강도 게임 규제는 게임 이용을 줄이고 중독을 막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최근 취지와 달리 접속자가 몰리는 현상이 일어났는데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게임 규제를 시행하고 맞은 첫 주말, 중국 내 유명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에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붕괴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현지 매체들은 미성년자 게임 허용 시간에 수요가 몰린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또한 보호자의 인적정보를 이용하는 ‘편법’을 통한 접속을 가려내는 과정에서 서버 과부하가 발생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중국 게임 업계에서는 이번 현상과 관련해 중국의 게임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본래 목적과 다른 현상이 나타난 만큼 당국이 관련 정책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죠. 전문가는 “앞으로는 모든 종류의 소규모 게임, 인디 게임 등을 포함해 보다 세련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새로운 규제 정책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습니다.

미성년 게임 소비 미미하지만
외국 기업, e스포츠 등 타격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벌어진 고강도 정부 개입에 전 세계 게임 시장은 들썩였는데요. 다만 중국 게임사의 타격은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의 주요 이용층이 청소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 인기 게임인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나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 등의 직접적인 매출 타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의 규제 강화 전부터 자체적으로 청소년의 이용 시간 및 결제와 관련된 제한을 두고 있었고, 주 연령층도 3~40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 게임 업계는 국내 게임사들과 긴밀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텐센트가 적극적인 규제에 나서 중국 시장 진출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넥슨의 경우 지난해 텐센트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일정이 미성년자 방지 시스템의 보완을 목적으로 무기한 연기돼 있는 상황이죠. 한편 중국 게임 업계는 “이번 조치로 미성년자들이 취미 혹은 직업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데 제한을 받을 수 있다”라며 e스포츠 산업의 타격을 예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