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식낭비 금지법’에 학생이 남긴 잔반 본 교장의 다음 행동

‘수다날’, 학창 시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수요일은 다 먹는 날’의 줄임말로, 늘어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음식을 남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건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중국 어느 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남긴 음식을 처리하는 교장의 방식이 알려져 화제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장의 방식에 경악’
돌아가서 잔반을 먹는 학생도

중국 후난성 용저우 시내의 한 중고등학교 급식실 영상이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남긴 음식을 처리하는 남자의 모습 때문인데요. 영상 속 50대 남자 왕용신(王永新)은 용저우 현 중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장으로, 그는 학생들의 급식 잔반을 직접 먹어 치우는 방식으로 반찬 줄이기 운동을 실천했습니다.

영상 속 교장은 점심시간 동안 잔반 처리 쓰레기통 쪽으로 잔반이 담긴 급식판을 들고 오는 학생들을 차례로 줄을 세운 뒤 학생들이 남긴 음식을 젓가락질 해 모두 먹었습니다. 그 뒤 교장은 학생들에게 “먹을 만큼 담아 가고 남기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하며 잔반 줄이기 운동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잔반이 없는 급식판을 든 학생들만 급식실 외부로 나갈 수 있었죠.

교장의 이 같은 행동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상당수 학생들은 음식물 쓰레기통 앞에 선 그가 잔반을 처리하는 방식에 경악했는데요. 일부 학생들은 교장의 이 같은 행동이 계속되자 급식판을 들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가 잔반을 먹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생생한 교훈 vs 비위생적
교장, ‘내 자식 같은 학생들’

왕 교장은 인터뷰에서 이번 학기부터 영상 속 음식뿐만 아니라 매일 세 끼를 급식 잔반으로 먹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학생들에게 음식을 낭비하는 것은 잘못된 일임을 알려주기 위해 이런 일을 자처했다고 의도를 알렸습니다. 어린 시절 집안이 가난해 자주 배가 고팠고 음식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속마음을 밝히기도 했죠.

왕 교장의 행동을 두고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는데요. 일부는 교장의 행동이 모범을 보인 좋은 사례라며 중국 사회에 만연한 음식 낭비 문화를 바로잡을 만한 훌륭하고 생생한 교훈이라고 칭찬했습니다. 반면 일부는 쇼처럼 불편해 보인다며 학생들이 먹고 싶지 않은 것을 강요하는 불편한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코로나를 전염시킬 수 있다며 위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도 있었죠.

이에 왕 교장은 학교 식당의 음식은 모두 같은 주방에서 조리된 것이고 모든 학생과 교사가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며 해명했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모두 내 자식과 똑같기 때문에 그들이 남긴 음식을 먹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고 덧붙였는데요. 최근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급식실 직원에게 음식을 조금씩만 달라고 요청하는 등 음식 낭비가 줄고 있다고 전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죠.

잔반에 벌금 부과하고
먹방 금지하는 중국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중국 정부에서 지시한 잔반 처리 운동이 본격화된 이후 진행됐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정부 지침에 일선 학교 교장까지 나서 학생들의 잔반을 직접 먹어 처리해야 하는 삭막한 중국 내부의 분위기가 입증됐다며 지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교장의 행위가 비자발적 행위일 수도 있다는 짐작도 나오고 있죠.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집중해왔는데요. 중국은 지난 4월 통과된 ‘음식낭비금지법’에 따라 음식 쓰레기를 과도하게 배출하는 식당과 주문한 음식을 많이 남기는 손님에게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에서 폭식을 유발하는 먹방 형태의 라이브 스트리밍 쇼를 금지하기도 했죠.

이미 더우인, 콰이서우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대위왕'(大胃王·대식가)이란 검색어가 사라졌고 유명 먹방 계정도 사라진 지 오래인데요. 관영 중국중앙TV 역시 먹방의 문제점을 질타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외식업계에는 손님 수보다 1인분을 적게 시키자는 뜻의 일명 ‘n-1’ 운동이 계속되고 있죠.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네티즌들이 왕 교장의 행보에 주목하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