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회사 파산 위기’보며 전문가들이 입모아 한 말

최근 부쩍 오른 집값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죠.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풀린 유동성과 저금리, 재택근무와 텔레워크 장기화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요. 중국의 경우 대형 부동산 회사가 파산 위기에 놓이며 부동산 시장에 큰 파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점 커지는 부채 규모에
줄줄이 신용 등급 강등

중국 2위의 거대 부동산 개발 회사인 에버그랜드(헝다그룹)가 3000억 달러(약 350조 8000억 원)가 넘는 천문학적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파산 위기에 처했는데요. 이에 국제 신용 평가 회사들이 줄줄이 에버그랜드의 신용 등급을 강등했습니다. 미국 신용 평가 회사 피치는 에버그랜드의 신용 평가 등급을 CCC+에서 CC로 2단계 강등했고, 무디스는 신용 등급을 ‘Caa1’에서 ‘Ca’로 내렸습니다. 이들은 “향후 6~12개월에 걸쳐 대량의 채무 상환 기한이 도래해 디폴트 리스크가 상승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파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헝다그룹의 주가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겠죠. 피치가 신용 등급을 CCC+에서 CC로 강등시키면서 시장 불안을 자극한 영향을 받았는데요. 신용 등급을 발표한 다음날 헝다 주가가 11% 폭락하며 201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다가오는 21일 은행 두 곳에 갚아야 할 대출 이자 지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죠. 선전 증시는 이에 일시적인 거래 정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중국의 경제 정책

1996년 설립된 헝다는 지방 정부로부터 개발 용지를 매입해 각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며 급성장했습니다. 작년 주택 판매 면적 기준으로는 중국 2위를 차지하게 됐죠. 이에 회사는 장쑤성에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모방한 리조트를 개발하고 축구클럽 운영과 전기차 개발, 미네랄워터를 판매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헝다 몰락의 주요인으로 꼽았습니다.

헝다가 파산 위기까지 처하게 된 배경엔 중국의 경제 정책도 있었습니다. 헝다와 같은 중국 부동산 기업들은 부동산 경기 호황 속에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 사업을 확장해왔는데요. 2017년 중국 정부의 부채축소(디레버리징) 정책으로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됐죠. 노무라는 최근 투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신용 시장 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전염의 위기’ 조성하는
에버그랜드

에버그랜드의 파산 위기는 부채가 많은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로 전염되고 있는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인 크레디스위스 및 시티뱅크는 판타지아 등 과다한 부채를 지고 있는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 회사들의 채권을 인수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신문은 만약 헝다가 흔들리면 셩징은행을 통해 중국 금융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헝다의 달러 채는 중국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도 흔들고 있습니다. 신문은 프랑스 아문디와 스위스 UBS그룹 등 세계 운용사들이 헝다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사태가 악화되면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는데요. 게다가 중국 정부가 주택 가격 상승의 원흉으로 부동산 회사를 지목해 규제의 칼끝을 겨누고 있어 투자자들은 서둘러 매도하고 있습니다.

‘공동부유론’과
부동산 재산세 도입 가능성

중국 당국은 지난 20일 헝다그룹 고위 간부들을 예약 면담 형식으로 불러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해 부채 위험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라고 주문한 바 있는데요. 이처럼 중국 정부는 모두가 부유해야 한다는 목표 ‘공동부유론’에 따라 부동산 시장을 공략 중입니다. 부동산 기업 대출 상한선을 12.5~40%로 제한하고 부동산 개발자금 조달과 분양 가격 책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등 부동산 거래 압박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죠.

특히 다주택자와 투기 업체들을 계층 간 빈부격차의 주 요인으로 지목하며 ‘부동산 보유세’ 적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몇 전문가들은 주택 투자 수익률이 조달 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보유세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며 특정 시장에 타격을 입히는 것에 의문을 표했는데요.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하룻밤 사이 부를 해진 천으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라며 현 상황을 표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