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천명’ 중국 유학생들에게 미국 정부가 일제히 내린 지침

코로나 상황 때문에 주춤했다지만, 여전히 외국인 유학생은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인 유학생의 수가 압도적이죠. 유학생들이 자주 가는 미국 대학 내 중국인 학생 수는 전체 유학생 수의 35%로, 여전히 부동의 1위입니다. 이렇게 인기 많은 미국이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새로운 조치를 취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스파이 막는다’
과학 기술 전공 입국 거부

13일 미국 정부의 행정 명령에 따라 약 5천 명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무더기로 비자를 취소당했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정부는 민감한 기술 등을 빼내려는 중국 스파이를 막는다며 미국에서 특정 과학 기술을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입국을 제한했는데요. 현재 바이든 행정부도 이 행정 명령을 고수하면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비자 발급이 거부된 중국 학생들은 대부분 전자공학, 컴퓨터, 기계공학, 재료공학, 생물학 등 과학기술 전공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미국은 중국 인민 해방군이나 군사 현대화에 공헌하는 대학에 소속된 사람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차단하고 있는데요. 일부 학생은 베이징공과대, 베이징 항공우주대 등 자신의 출신 대학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 비자 발급을 거절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유학 온 중국 학생과 연구원들이 의학, 컴퓨터 등 민감한 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리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미 국무부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이들은 종종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민 해방군의 미래 군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용되고 있다”라고 분석하며 조치에 대한 의도를 밝혔습니다.

중국, 부당한 억압이다
미국, 일부 민감한 분야만

일각에서는 이 행정 명령이 미중 관계를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합니다. AP 통신은 코로나19 기원을 비롯해 홍콩 및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사태, 남중국해를 비롯한 분쟁 지역 문제 등을 놓고 양국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러한 미중 갈등에 학생들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죠.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악습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한 “미 당국은 각종 핑계로 중국인 유학생을 억압해서는 안 된다”라며 “중국인 유학생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두 나라 간 인문 교류와 교육 협력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다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을 대부분 정상화했다는 입장인데요. 미국 외교부는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지난 5월부터 본격화했으며, 6월 가장 보편적인 유학생 비자인 F-1 비자를 발급받은 중국인이 3만 3천여 명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민감한 분야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격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덧붙였습니다.

장기전 예상…
승소 가능성은 적어

“이건 국적 차별 정책이에요. 내 연구는 중단되었다고요.” 입국 거부 당한 한 중국인 유학생이 인터뷰에서 전한 말입니다. 이렇게 입국 거부 당한 유학생들 중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유학생들도 적지 않은데요. 최소 1100명이 동참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은 6개월에서 몇 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장기전이 될 수 있고, 소송 비용도 최고 100만 달러(약 11억 4600만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법 전문가들은 자국 학생들의 이번 소송이 승소할 가능성은 적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매년 3000~5000명의 중국 유학생이 기술 유출 방지 명령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로 정치적 중요도가 적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