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칸에 14억 넘어” 강남 부자들이 요즘 투자하는 장소의 정체

부자들은 강남에 아파트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죠. 말 그대로 ‘억’소리가 나는 부유층 주거구역의 부동산은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최근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의 한 도시에서도 특정 매물이 세계 최고가에 팔려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싼 집값에
더 비싼 주차장 값

비싼 집값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홍콩의 한 부유층 주거구역 내 주차공간이 세계 최고가에 팔려 화제입니다. 5일 UPI 통신에 따르면, 주차 공간 한 칸이 13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는데요. 주차 공간 규모는 12.49㎡로 1㎡당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 셈입니다.

기존 세계 최고가 역시 홍콩의 주차장인데요. ‘더 센터’ 빌딩의 지하 1층 주차장 한 칸이 760만 홍콩달러(약 11억3천만원)에 거래된 것이 그 기록입니다. ‘더 센터’ 빌딩은 홍콩 금융 중심가에 위치한 빌딩으로, 세계 부동산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인 51억5천만 달러(약 6조원)에 매각되어 화제가 되었죠. 할리우드 영화 ‘배트맨: 다크 나이트’의 배경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홍콩은 대부분의 아파트에 지하 주차장이 없어, 자가용 차량을 소유한 주민은 매월 임차료를 내고 인근 주차장을 빌려 사용하는데요. 홍콩 도심인 센트럴 지역은 주차장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주차장이 ‘금값’에 거래되죠. ‘더 센터’ 빌딩의 경우도 사무실 공간이 120만 제곱피트(약 3만3천평)에 달하지만, 주차장은 402칸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홍콩 주차장들은 신분 과시를 원하는 중국 본토 출신 부호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수요
뒤늦게 집값 잡는 정부

홍콩은 11년째 세계 최고의 집값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도시개혁연구소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부동산 중간값은 가계 소득 중간값의 20.7배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뉴욕이 5.4배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높은 수치입니다.

홍콩의 집값 버블 계기는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홍콩을 반환받은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주택 건설용 토지를 공급했죠. 그러나 홍콩은 그해 말 아시아 외환위기를 맞았고, 부동산 시세가 3분의 2가량 폭락했습니다. 이후 홍콩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2008년까지 토지 공급을 제한해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가 회복되고 주택 수요가 올라갔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주지 못하면서 결국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홍콩 정부는 뒤늦게 집값 잡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토지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인공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주택 담보 대출 제한도 완화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집값 폭등과 빈부격차 확대가 심각하여, 이러한 문제가 2019년 당시 시위의 배경 요인이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죠.

투자 대상은
주차장이 아닌 부동산 회사

천정부지로 치솟는 홍콩의 주차장 값에 눈독을 들이는 건 부자들뿐만이 아닙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직접 비싼 주차장을 사들이는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는데요. 바로 저런 홍콩 주차장들을 갖고 있는 `부동산 회사`에 투자하는 방법입니다. 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리츠(REITs) 방식을 통해 관련 상품에 투자하고 있죠.

홍콩에서 차를 구입하려면, 그전에 법적으로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부터 확보해야 하는데요. 주차장을 마련해 놓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차는 몰고 다닐 수가 없는 거죠. 이를 이용하여 리츠 회사는 차량 주인들에게 주차 공간을 대여해 주고 임대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